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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리도 반한 아우디 콘셉트카 디자인의 비밀은..

아우디 매장에서 포즈를 취한 이문정 디자이너.                         장진영 기자

아우디 매장에서 포즈를 취한 이문정 디자이너. 장진영 기자

 지난해 9월 1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2017 국제자동차전시회(IAAㆍ프랑크푸르트모터쇼)가 개막한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전시장을 찾았다. 주로 독일 자동차 브랜드 부스를 돌아보며 관심을 표하던 그는 아우디에선 전시된 콘셉트카에 직접 타 보기도 했다. 그는“차가 좋다”며 “누가 디자인 했느냐”고 물었다. 주변에서 “루시아”란 답이 나왔으나 안타깝게도 루시아는 그 자리에 없었다.
 

아우디 콘셉트카 '아이콘' 디자이너 이문정씨
국내 대학 출신으로 입사 6개월만에 성과
"한국 입시 뚫었다면 경쟁력, 적극성 중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시장를 아우디 부스에서 시승을 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시장를 아우디 부스에서 시승을 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

 루시아는 취재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하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참이었다. 자리로 돌아온 루시아는 동료들로부터 “메르켈 총리가 차를 무척 마음에 들어했다. 당신을 찾았는데 안타깝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우디의 완전자율주행자동차 콘셉트카인 아이콘의 모습.

아우디의 완전자율주행자동차 콘셉트카인 아이콘의 모습.

루시아는 당시 전시된 아우디의 완전자율주행자동차 콘셉트카인 ‘아이콘(Aicon)’의 외관 디자이너 이문정(30ㆍ여)씨의 영어식 이름이다. 이씨는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국내파다. 석사는 독일의 자동차디자인 명문 포르츠하임에서 땄지만 이른바 세계 유명 자동차 디자인 학교(디트로이트 CCS, 캘리포니아 ACCD, 런던 RCA 등)를 다니진 않았다. 잉골슈타트에 위치한 독일 아우디 본사에는 이씨 외에도 한국 대학을 나온 다른 한국인 디자이너가 있다. 
 
 그러나 이씨가 주목받는 건 입사한지 6개월 남짓 한 시점에서 치러진 메이저 모터쇼에 내놓을 콘셉트카 디자인 사내 경연에서 선발돼서다. 40여명의 쟁쟁한 선배들과 경쟁한 결과였다. 특히나 아이콘은 아우디가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콘셉트카인 만큼 아우디의 미래 디자인을 보여줄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2017 프랑크프르트 모터쇼의 모습.

2017 프랑크프르트 모터쇼의 모습.

 한국 회사로 치자면 막 수습을 뗀 데 불과한 이씨가 어떻게 이런 성과를 거뒀을까. 올초 휴가차 한국을 방문한 이씨는 기자와 만나 “한국 회사보다는 상대적으로 수평적이고 저 뿐 아니라 어린 인턴에게까지 기회를 주는 독일 회사의 분위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인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회사 분위기가 아닌 이씨만의 ‘비결’이 없는지 물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저 멋진 외관 디자인만 고민한 것이 아니라 디자인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스토리를 적절히 구상한 점이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아이콘과 함께 사진을 찍은 이문정씨.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아이콘과 함께 사진을 찍은 이문정씨.

이씨는 “외관 디자인이라고 해서 외관만 생각해선 안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디자인 때는 외부부터 결정하고 내부 디자인으로 옮아가지만 완전자율주행차는 내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과거의 자동차는 내부가 운전하는 공간이지만 자율주행차는 공부하고, 차도 마시고, 라운지도 되고, 사무실도 되는 공간 아닌가”라며 “그래서 사용자가 앉았을 때 공간이 가장 넓어 보일 수 있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6년 내내 하루도 일기를 거르지 않고 썼다는 이씨는 “당시 쓸 내용이 없으면 그림도 그리고 시도 쓰고 했는데 그러면서 늘 이런 저런 스토리를 생각하게 됐고, 선생님도 항상 격려해 주셨다”며 “생각해 보니 당시의 훈련이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아이콘과 함께 사진을 찍은 이문정씨.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아이콘과 함께 사진을 찍은 이문정씨.

 한국 대학 졸업장을 들고 글로벌 대기업에 입사하는 게 어렵진 않았을까. 해외 취업을 꿈꾸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이씨는 “엄청난 경쟁을 뚫어야 하는 한국 입시를 겪은 분들이라면 얼마든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매사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유행처럼 스쳐 지나가는 차가 아니라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차를 만들고 싶다. 언젠가는 내가 디자인한 그런 차가 양산차로 자리매김하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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