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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도 돈 주고 마시는 시대 온다”

하츠 김성식 대표가 식물을 활용한 공기 정화시스템인 ‘버티걸 에어가든’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벽면에 식물을 길러 공기 중 유해 물질을 정화하고, 습도를 조절해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만든다. [김상선 기자]

하츠 김성식 대표가 식물을 활용한 공기 정화시스템인 ‘버티걸 에어가든’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벽면에 식물을 길러 공기 중 유해 물질을 정화하고, 습도를 조절해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만든다. [김상선 기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외부활동을 삼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실내라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창문을 닫고 지내다 보면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한 각종 세균과 유해가스·먼지·유기화합물·이산화탄소 등이 쌓이면서 아토피·알러지·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실내 공기 속 유해물질과 전쟁을 선언한 기업인이 있다. 주방가전 기업에서 실내 공기 종합 관리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하츠’의 김성식(51) 대표다.
 

후드 업체 ‘하츠’ 김성식 대표
공기 질 관리 시스템 ‘AQM’ 개발
몽골 국립 유치원서 제품 테스트
공기 깨끗해지니 출석률 높아져

벽산 창업주 고 김인득 회장 손자
한때 사회인 야구팀서 투수 활약
“경기 책임지는 역할, 경영자와 비슷”

김 대표는 “매일 들이마시는 공기의 질이 이제 물만큼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공기도 물처럼 돈을 주고 마시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츠는 주방용 후드 시장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다. 후드는 가스레인지 위에 설치해 냄새·연기를 빨아들여 제거해 주는 주방가전제품으로, 거의 모든 가정에 설치돼 있다.
 
김 대표는 “그간 공기를 순화시키는 후드를 제조·판매하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깨끗한 공기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공기의 질(質)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맞춤형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변신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현대인은 생활의 상당 부분을 실내에서 보내기 때문에 실내 공기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진다.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방법. 그러나 요즘 같은 때는 미세먼지 등 외부 오염 물질이 여과 없이 집 안으로 들어온다. 두 번째는 공기청정기 같은 기기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공기청정기는 실내 공기를 재순환해 조금 더 깨끗하게 정도로 한계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게 공기 질 관리 시스템이라 불리는 ‘AQM’(Air Quality Management)이다. 대표적인 기기가 ‘환기형 공기청정기’다. 환기 덕트(공기가 흐르는 통로)에 설치해 나빠진 내부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외부 공기는 필터로 걸러내 실내로 유입시킨다.
 
그는 지난해 말 제품 출시에 앞서 몽골 울란바토르의 국립 유치원 등에 제품을 후원했다. 울란바트로는 황사·미세먼지 때문에 서울보다 공기 환경이 더 나쁘다. 날씨가 춥다 보니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도 더 길다. 환기형 공기청정기를 설치한 유치원에서는 깨끗한 실내 공기를 마시기 위해 아이들이 열심히 나오다 보니 결석률이 급감하는 등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제 한국 학교에선 미세먼지가 심하면 실외 수업·활동을 삼가고 실내수업으로 대체해야 한다”며 “자라나는 어린이·청소년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실내 공기가 항상 쾌적한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는 생각에 제품을 개발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공기청정기 시장은 현재 포화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일반 공기청정기에 비교하면 설치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기존 공기청정기와는 정화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학교·병원·사무실 등에서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덕트가 없는 가정도 창틀에 간단한 장치만 설치하면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츠는 환기형 공기청정기 이외에도 쾌적한 실내 환경과 관련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버티컬 에어가든’은 벽면에 식물 등을 길러 공기 중 유해 물질을 정화한다. 산소를 공급하고 습도를 조절해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만든다. 벽면을 활용하므로 공간상의 문제로 녹지를 가꾸기 어려운 곳에도 설치할 수 있다.
 
스마트 후드 ‘퓨어’는 광센서로 주변의 빛과 열을 감지해 스스로 작동한다. 요리할 때는 후드 기능이, 유해가스를 감지하면 환기 기능이, 평소에는 공기청정 기능이 작동되는 스마트 환기 시스템이다.
 
SK텔레콤과 함께 개발한 ‘스마트 에어 케어 레인지 후드’에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장착했다. 공기 질 측정기인 에어큐브가 주방 내부 공기의 질을 측정하고, 공기가 나쁘면 레인지 후드가 자동으로 작동한다. 위치정보·기상정보·IoT 플랫폼 등을 연계해 고객의 외출과 귀가에 맞춰 스스로 주방 내 적정 공기 품질을 맞춘다.
 
김 대표는 “거창하지만 한국인 나아가 인류의 공기 질을 담보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예컨대 모든 빌딩·아파트 벽면에 버티컬 에어가든을 설치한다면 어떤 미세먼지 저감 대책 보다 효율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야구광이기도 하다. 지금은 어깨 부상 때문에 쉬고 있지만 한 때 벽산의 사회인 야구팀 ‘파이어 스톰’, 하츠의 야구팀 ‘허리케인’에서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김 대표는 “일단 마운드에 올라가면 경기가 잘 안 풀리거나, 우리 선수가 실책을 범하더라도 항상 격려하고 스스로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며 “의연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경영자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벽산그룹 창업주인 고(故) 김인득 회장의 손자이자 김희철 전 벽산건설 회장의 장남이다. 2005년부터 ㈜벽산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2008년 건축자재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하츠를 인수했다.
 
하츠 연혁 및 정보
하츠

하츠

● 1988년 ㈜한강상사로 설립
● 2001년 ㈜하츠로 사명 변경
● 2003년 코스닥 상장
● 2007년 이노비즈(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지정
● 2008년 벽산 계열사 편입
● 2012년 국내 최초 후드 렌털 서비스 도입
● 2016년 국내 최초 공기질 연구소(AQM랩) 설립
● 매출 882억원, 영업이익 44억원(2016년)
● 주력제품: 레인지 후드, 주방용 빌트인 기기, 열교환기, 환기형 공기청정기 등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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