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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밥 한번 먹자”고 인사치레만 하는 이유

[중앙포토, 휴머니스트]

[중앙포토, 휴머니스트]

“밥 한번 먹읍시다.” “좋죠, 밥 한번 먹어요.”
 
한국인들이 헤어질 때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이 실제 식사 약속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안녕”이라고 말하기 정 없어 보이니 건네는 ‘인사치레’와 같다. 외국인 중에는 한국인의 이 말을 듣고 일주일 내 연락이 올 줄 알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는 왜 ‘밥 먹자’고 빈말을 할까. 음식 인문학자인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이 밖에도 한국인은 왜 수저 밑에 굳이 냅킨을 까는지, 원샷 문화는 어디서 온 것인지를 사회사적으로 고찰해 설명했다.  
 
주 교수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가난하고 먹을 게 없던 시절에는 ‘밥 먹었느냐’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인사말이었다”고 말했다. 밥을 먹는다는 행위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던 시절 ‘밥 먹자’고 하던 약속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에서 ‘밥 먹었니?’라고 묻는 말이 안부를 묻는 인사처럼 받아들여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주 교수는 설명했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사진 방송화면 캡처]

주 교수에 따르면 술 한 잔을 한 번에 모두 마시는 ‘원샷 문화’는 조선 시대부터 있던 것이다. 조선 시대 선비들은 원샷을 하지 않으면 군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나이 든 분들이 정식 파티를 하면 원샷으로 예절을 표하는 것이라고 주 교수는 전했다.  
 
[사진 휴머니스트]

[사진 휴머니스트]

식당에서 냅킨이 깨끗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수저 밑에 까는 것에 대해 주 교수는 “불행한 자화상”이라고 평했다. 외식이 급격히 증가한 1990년대, 음식점 주인들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을 잘 대접하고 정리할 시간적 여유 없이 빠르게 손님을 받았다. 대충 행주로 닦은 테이블을 본 손님들은 안심이 되지 않고, 전통적인 수저받침을 사용하기는 번거로우니 자발적으로 냅킨을 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설날 한식 상차림. [프리랜서 김정한]

설날 한식 상차림. [프리랜서 김정한]

그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포르노처럼 대중매체를 가득 채운 ‘맛있는 음식들’에 너무 연연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맛있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그것을 어떤 그릇에 내고 어떻게 배치하는 것이 손님에 대한 배려인지, 식사순서를 어떻게 해야 식탁 위 대화가 풍성할지 고민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정, 직장, 학교, 또래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식사방식의 규칙을 만들어보려는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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