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배우 게리 올드만이 영국 전 총리 윈스턴 처칠 역으로 골든글로브 드라마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다키스트 아워'(감독 조 라이트) 한 장면. [사진=UPI코리아]](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1/22/a20229da-824b-4541-bbe0-2cf37b2dd4d2.jpg)
영국 배우 게리 올드만이 영국 전 총리 윈스턴 처칠 역으로 골든글로브 드라마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다키스트 아워'(감독 조 라이트) 한 장면. [사진=UPI코리아]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패브리케이터 바네사 리(1969년생). '다키스트 아워'에서 윈스턴 처칠로 변신한 게리 올드만에게 "예술작품"이라 극찬받은 특수 의상 '팻 수트'를 담당했다. [사진=바네사 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1/22/a2cb425c-ae32-4895-a6a6-3453efb780b1.jpg)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패브리케이터 바네사 리(1969년생). '다키스트 아워'에서 윈스턴 처칠로 변신한 게리 올드만에게 "예술작품"이라 극찬받은 특수 의상 '팻 수트'를 담당했다. [사진=바네사 리]
할리우드 특수의상 제작자 바네사 리
'엑스맨''어벤져스'등 100여 편 참여
올해 개봉할 한국영화 '인랑'도
-새로운 소재도 처음 사용했다던데.
“폼 라텍스와 마이크로비즈를 쓴 건 물론 좀 더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게 만드려는 시도였다. 역시 굉장히 실제처럼 움직였다. 기존의 소파쿠션 폼은 일그러지고 뻣뻣해서 민감한 관객은 '팻수트(몸집이 커보이게 하는 특수의상) 입었네' 생각하게 되고 그럼 몰입에 방해가 된다. 배우도 역할에 녹아들기 힘들고."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패브리케이터 바네사 리(1969년생). '다키스트 아워'에서 윈스턴 처칠로 변신한 게리 올드만에게 "예술작품"이라 극찬받은 특수 의상 '팻 수트'를 담당했다. [사진=바네사 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1/22/689e6634-819c-4183-824c-70708d70beef.jpg)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패브리케이터 바네사 리(1969년생). '다키스트 아워'에서 윈스턴 처칠로 변신한 게리 올드만에게 "예술작품"이라 극찬받은 특수 의상 '팻 수트'를 담당했다. [사진=바네사 리]
“예리하다(웃음). 두 벌의 팻수트가 다르게 제작됐다. 나이트 가운용은 많이 힘들었다. 특수분장이 가슴까지 내려와 수트를 그만큼 잘라야하기 때문에 며칠 밤을 샌 걸로 기억한다. 고민하다 카즈히로에게 ‘안 될 것 같은데?’ 라고 e메일을 보냈더니 답장이 딱 한마디 오더라. “MAKE IT WORK(가능하게 해).” 그래서 한바탕 크게 웃고는 결국 가능하게 했다. 물론 그래서 항상 카즈히로가 날 찾는거겠지만(웃음)."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패브리케이터 바네사 리(1969년생). '다키스트 아워'에서 윈스턴 처칠로 변신한 게리 올드만에게 "예술작품"이라 극찬받은 특수 의상 '팻 수트'를 담당했다. [사진=바네사 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1/22/01f7bbc2-3c1d-4d68-8220-0ef3b8bd87cc.jpg)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패브리케이터 바네사 리(1969년생). '다키스트 아워'에서 윈스턴 처칠로 변신한 게리 올드만에게 "예술작품"이라 극찬받은 특수 의상 '팻 수트'를 담당했다. [사진=바네사 리]
“그런 걸 배려하는 게 연륜의 차이인데, 나도 초창기에는 '화면에 멋지면 된다'는 주의였다. 딸아이가 연기를 전공하면서부터 좀 더 배우의 입장을 배려하게 됐다. 최고의 연기를 끌어낼 수 있고 보기도 좋은 옷을 만드는데 노력을 많이 기울이게 됐다. 하지만 특수의상이 입기 쉽진 않다."

영화 트론 한 장면
“’스타트랙’ 우주복. 양철수세미용 망사로 엮은 천으로 만들었는데 바느질이 정말 힘들었다. 집에 가면 어떻게 들어갔는지 속옷 안에도 철사 가루가 나오고. 너무 힘들어 이 직업을 그만둘 뻔 했는데 미술감독이 자기 평생 이렇게 예쁘게 카메라 받는 수트는 처음이라며 극찬을…(웃음)."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면.
“역시 '다키스트 아워'의 팻수트. 새로 연 스튜디오(지난해 그가 차린 특수의상 제작회사 '슈퍼수트팩토리') 첫 작품이기도 하다. 첫 번째 '토르' 수트도 있다. 그 팔에 붙인 네모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눈이 핑글핑글…. '트론'에 나오는 다프트 펑크의 조명 의상, '스타트랙' 우주복…너무 많다. "

영화 '토르' 한 장면.
-미국에서 ‘바네사’라는 이름을 택한 이유가 있다면.
"그 땐 조니 뎁을 좋아할 때라 당시 조니 뎁 와이프인 바네사 파라디의 이름을 훔친건데(웃음)."
-인종차별이나 장애·언어 등으로 인한 장벽은 어떻게 극복했나.
"물론 여기도 인종차별은 있었지만 장애인 차별은 없던데.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더 많이 배려하고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물어보고 더 많이 웃어주면 되더라."
-올해 개봉할 김지운 감독, 강동원 주연의 한국영화 '인랑'에도 참여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했나. 오시이 마모루의 원작에서 영감을 받거나 차별화한 부분이 있나.
“얼라이언스 스튜디오(미국 특스효과 회사)에서 디자인과 3D스컬핑을 진행했고 저에게는 전체 수트 제작을 해줄 수 있냐고 연락이 왔다. 원래 절친한 곳인데 한국영화라고 특별히 내게 제안을 한 거다. 원래 '인랑' 덕후였던지라 나도 무조건 맡겠다고 했고. 새로운 면도 있어야지만 원작의 느낌도 많이 안고 가야 해서 신경을 많이 썼다. 실루엣은 유지하되 디테일을 많이 넣었다. 게다가 테스트 샷을 보니까 강동원씨가 멋지게 옷맵시를 책임져줘서 아주 보람을 느꼈다."
-패브리케이터로서 흥미로웠던 한국영화라면.
"'인랑'에 기대가 크다. 그 외에 참 좋아했던 영화는 역시 '부산행'! 아직까지도 미국 사람들에게 권장하고 다닌다. 우리 좀비도 너희 못지 않다며."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