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옷으로 본 위상
“군복, 한국선 거부감 줄 수 있어
평창 참가 성사 위해 신경 쓴 듯”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는 “중국 방문 때는 북·중 혈맹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군복을 입었지만 이번엔 민간 교향악단 단장이란 점을 부각하기 위해 사복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 관계자도 “군복을 입고 올 경우 한국 국민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평창올림픽 참가는 반드시 성사돼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일을 그르치지 않게끔 신경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송월은 무릎을 덮는 길이의 남색 롱코트로 차분하고 무난한 옷차림이었지만 Y자 형태로 떨어지는 여우털 목도리로 포인트를 줬다. 박만현 패션 스타일리스트는 “고가의 캐시미어 원단으로 만든 코트로 보인다”며 “정숙하고 가라앉은 느낌을 주기 위한 선택 같다”고 말했다.
옅은 와인색에 지퍼로 완전히 닫은 숄더백을 들고 나왔다. 가죽 앵클부츠에 살색 스타킹을 매치했다. 머리는 지난번처럼 2대 8 가르마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왔다. 어깨 아래로 내려오는 머리는 집게핀으로 고정했다. 최선희 외무성 북미국장 등 국제무대나 대남 협상 등에 나온 북한 여성들의 헤어스타일은 대부분 단발머리였다. 박 스타일리스트는 “현송월은 취향이 매우 확고한 스타일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도 현송월 대우에 각별히 신경 썼다. 사복 요원으로 보이는 마스크를 쓴 남성들이 현송월 일행을 밀착 마크했으며, 일행이 버스로 이동할 때는 앞뒤로 순찰차 여러 대가 붙는 등 국빈급 경호를 방불케 했다.
강릉=전수진·박진호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