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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1주년 날 연방정부 셧다운 최대 정치적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념일에 20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사태라는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인 2013년 10월 1일 ‘오바마 케어’(국민건강보험법) 예산을 놓고 여ㆍ야가 대치하면서 예산 처리 시한을 넘긴 후 4년 3개월 만이다.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정책인 반(反)이민정책에 민주당이 반발해 정부 예산을 볼모로 잡았다.
 
트럼프 “민주당 기념일에 '셧다운' 선물” 10만 달러 파티 취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내 취임 1주년 기념일에 민주당이 ‘정부 셧다운’이란 좋은 선물을 줬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원래 취임 1주년 기념일을 맞아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내려던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저녁 현지에선 부유층 친구들과 지지자들을 초청해 성대한 축하 파티도 예정돼 있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취임 1주년 파티의 커플당 참가비만 10만 달러(약 1억 1000만원)였다고 한다.
 
하지만 전날 밤 미국 상원에서 하원에서 통과한 4주 시한의 임시지출 예산안이 민주당의 저지로 부결되자 주말여행을 모두 취소했다. 대신 백악관에서 관저와 집무실을 오가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만나 정부 셧다운 사태에 따른 국방 및 국경보안 상황을 점검했다. 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백악관으로 불러 직접 만나고,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공화당 의회 지도부와 예산안 통과 대책을 숙의했다고 한다. 
 
4년 3개월 만의 연방정부 셧다운 ‘감세 효과’ 반감 우려도
연방정부 업무정지로 주말인 토요일 0시부터 전체 공무원의 약 40%에 해당하는 80만명이 일시 해고(무급 휴가)상태에 놓이게 됐다. 국방ㆍ국토안보ㆍ소방ㆍ교통ㆍ보건 등 필수분야 지정 공무원을 제외한 일반직들엔 이날 일제히 출근하지 말라는 업무정지 통지가 갔다. 이들에게 급여를 지급할 예산지원이 중단된 때문이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 홈페이지가 20일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입장은 가능하지만 국립공원 운영하는 시설들은 문을 닫는다"는 긴급 공지를 올렸다.[NPS 홈페이지]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 홈페이지가 20일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입장은 가능하지만 국립공원 운영하는 시설들은 문을 닫는다"는 긴급 공지를 올렸다.[NPS 홈페이지]

월요일인 22일 새벽까지 여야가 임시 지출 연장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교육부는 3934명의 직원 90%가 집에 머물러야 하며, 국방부도 군인 이외 민간인 직원 중 절반은 출근이 정지된다.
 
백악관 직원의 5분의 3인 60%도 일시 해고 대상이다. 나머지 필수 요원도 질서 있게 업무정지를 집행하기 위해 출근할 뿐이다. 다만 국가안보회의(NSC) 전 직원은 필수 요원으로 분류돼 정상 근무한다. 국립공원관리청(NPS)도 직원들이 출근이 정지되기 때문에 일부 국립공원은 완전히 폐쇄되거나 방문객에 대한 안내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긴급 메시지로 공고했다. 국무부는 “연방정부 셧다운에도 해외공관에서 예정된 비자 및 여권발급 업무는 계속된다”고 공지했다. 비자 업무는 신청자의 요금에 기반해 독립 예산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백악관 예산관리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오바마 정부 당시 16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 0.2~0.6%포인트 떨어지고 일자리가 12만개 줄었다고 한다. 이번 셧다운이 22일을 넘겨 현실화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효과(GDP 약 0.3%)를 상쇄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 셧다운 원인은 불법체류 유년입국자(DACA) 구제 법안  
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은 젤로(디저트용 젤리의 상품명)와 협상하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AP=연합]

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은 젤로(디저트용 젤리의 상품명)와 협상하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AP=연합]

민주당이 지금까지 임시 지출 예산 결의안(CR)을 수용해 예산 시한을 연장했던 것과 달리 19일 밤 이를 부결시킨 것은 불법체류 신분의 유년입국자 추방유예(DACA) 문제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오바마 정부때 행정명령으로 도입한 DACA 연장을 거부하며 “의회가 법안으로 해결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도 민주당이 요구하는 DACA 청소년들을 구제하는 법안과 자신의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및 반(反)이민법안의 패키지 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강경한 태도로 돌아섰다. 
 
이에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20일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은 젤로(디저트용 젤리) 와 협상하는 것과 같다”며 입장 변화를 비판했다. 슈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망스러운 건 타협안을 받아들일 것처럼 했다가 태도를 완전히 돌변해 물러서는 협상 방식”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은 우리의 위대한 군과 위험한 남부 국경의 안전보다 불법 이민자들을 더 걱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불법 이민을 억제하지 않고 방치하기 위해 우리 군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도 했다.
 
뉴욕 타임스는 “정치 초보인 트럼프 대통령이 야당과 복잡한 정치적 협상에 서툰 데다가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고문, 국토안보부 장관 출신의 존 켈리 비서실장 등 반(反)이민 강경파들이 타협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간선거 앞두고 기 싸움, 22일 새벽 임시 예산 처리 전망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여ㆍ야가 양보 없는기 싸움을 벌이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이날 트위터에 이같이 의회의 역기능을 종식하는 유일한 해결책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압승이라고 독려했다.
 
그는 “민주당이 쉽게 합의안을 만들 수 있었음에도 셧다운 정치를 연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런 엉망진창을 해결할 힘을 얻기 위해 2018년 선거에서 더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지지층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 측면이 강하다. 2016년 대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였던 팀 케인 상원의원은 “연방정부 셧다운이 공무원들에게 미칠 영향도 중요하지만, 오늘 트럼프 반대 ‘여성들의 행진’에 수많은 연방 공무원들도 참여해 대통령에게 맞설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도 정부 정지 사태란 파국을 피하기 위해 22일 새벽 하원의 4주 임시 지출 연장안 대신 2월 8일까지 3주 연장안 처리에 동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백악관도 이같은 방안을 지지하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22일 새벽 1시 표결을 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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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