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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차보다 연비 15% 높인다 … ‘48V 배터리’의 비밀

[CAR] 마일드 하이브리드 전기차(MHE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존 차량에 48V 배터리 등 빨간 색으로 표시된 70만원어치의 부품만 달면 연비를 15% 높일 수 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존 차량에 48V 배터리 등 빨간 색으로 표시된 70만원어치의 부품만 달면 연비를 15% 높일 수 있다.

최근 ‘가벼운’ 하이브리드가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급부상 중이다. 공식명칭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전기차(MHEV)’다. 전기 모터와 내연기관 두 가지 동력원을 짝 지은 구성은 여느 하이브리드 차량(HEV)과 같다. 그런데 전기모터의 역할이 제한적이다. 일상적인 주행 때 엔진 부담을 덜고, 급가속 땐 엔진을 보조하는 수준에 머문다.
 

정차 땐 시동 끄고 가속 땐 모터로
70만원이면 이산화탄소 10% 줄여
기아차 하반기 스포티지에 첫 적용

HEV는 연비절감 효과가 크다. 하지만 100V 이상의 고압 전력과 별도의 전기모터, 고용량 배터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설계부터 일반 차량과는 다르고 비용도 많이 든다. 반면 MHEV는 시동용 모터를 대신할 ‘벨트구동 통합모터(B-ISG)’로 하이브리드 효과를 낸다. 여기에 48V 배터리와 48V를 12V로 바꿔주는 컨버터만 더하면 된다. 따라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도 쉽게 개조할 수 있다.
 
MHEV가 연료를 아끼는 방식은 HEV와 거의 비슷하다. 정차 땐 시동을 끄고 가속 땐 48V 배터리의 전기 에너지로 모터를 돌려 엔진에 힘을 보탠다. 속도를 줄일 땐 HEV처럼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충전한다. 이 같은 요소가 모여 내는 연비절감 효과는 15% 안팎이다. 다만 HEV와 달리 엔진을 깨우지 않고 전기모터 단독으로 주행할 수는 없다.
 
대신 ‘가성비’가 뛰어나다. 부품업체 델파이에 따르면 MHEV를 적용할 경우 기존 하이브리드 대비 30%의 원가로 70% 수준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르노도 비슷한 자료를 내놨다. HEV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30% 줄이는데 500만원이 드는 반면 MHEV로 7~10% 줄이는데 70만원이면 된다. 특히 연비측정 시험으로 드러나는 결과에 강하다.
 
유럽연합(EU)은 자동차 제조사별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0년 기준 95g/㎞로 못 박은 상태다. 이 수치를 넘어서는 제조사에겐 ‘1g 당 95유로(12만4500원)×판매대수’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자동차 제조사는 마음이 급하다. 디젤은 원가가 비싸고 열풍이 식은 상황. 그렇다고 전 차종을 하이브리드로 전환하기엔 비용부담이 크다. 따라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MHEV는 자동차 제조사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기술이다. 단서가 붙는다. 기존 12V 대신 48V 전력을 써야 한다. 전기모터의 역할을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키워야 하는 까닭이다. 자동차가 쓰는 전력은 전압에 전류를 곱한 결과다. 전압을 높이면 상대적으로 적은 전류로 큰 전력을 만들 수 있다.
 
이 시스템을 장착한 아우디의 신형 A8. [사진 아우디]

이 시스템을 장착한 아우디의 신형 A8. [사진 아우디]

1920년대 자동차 전력은 6V 수준이었다. 1950년대 12V를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60여 년 간 쓰고 있다. 그런데 요즘 자동차 내 전력수요가 빠르게 치솟고 있다. 섀시 관련 전자장비나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 전동화 기술이 늘어서다. 가령 굽잇길에서 스태빌라이저 바를 전기 모터로 비틀어 기울임을 최소화하고, 뒷바퀴를 미세하게 꺾어 매끈한 동선을 그린다. 스티어링도 유압 대신 전기 모터로 힘을 보탠다. 실내에서 쓰는 전자장비 또한 과거보다 훨씬 늘었다. 디지털 계기판과 고성능 오디오, 각종 전동장비가 좋은 예다. 2011년 독일 자동차 제조사 아우디·폴크스바겐·포르셰·다임러(벤츠)·BMW는 부품업체 보쉬·헬라·인피니온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48V 전원 규격 ‘LV148’을 정하기 위해서다.
 
당시엔 양산에 걸림돌이 많았다. 그러나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력제어 기술이 진화하면서 고압으로 갈아탈 기회가 열렸다. 48V를 도입하면 각종 전선의 부피와 무게, 제조원가, 저항 손실도 줄일 수 있다. 더 높이면 좋겠지만 48V는 EU가 규정한 인체에 안전한 전압의 상한선이다. 만약 60V를 쓰면 안전을 위한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한다. 48V 전장 시스템은 디젤 엔진을 대체할 수요도 끌어낼 수 있다. 배기량을 줄이고 터보차저(과급기)로 힘을 키운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과 궁합도 좋다.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MHEV 시대의 개막을 엿볼 기회였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와 델파이·보쉬·콘티넨탈·현대모비스 등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경쟁적으로 48V 홍보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IHS와 스위스 투자회사 UBS는 2025년 신차 가운데 10%가 MHEV일 것으로 전망한다. 일부 제조사는 이미 48V MHEV를 도입했다. 아우디가 지난해 선보인 신형 A8이 좋은 예다. 가솔린과 디젤 전 차종이 48V MHEV다. 그 결과 시속 5~160㎞의 폭넓은 영역에서 수시로 엔진을 최대 40초 동안 끊어 연료를 아낀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부분변경한 S-클래스에 48V 시스템을 넣기 시작했다. 디젤 게이트의 진원지 폴크스바겐도 예외일 수 없다. 최근 출시한 소형 SUV 티록을 시작으로, 차세대 골프도 48V로 거듭날 계획이다. 바다 건너 이야기만은 아니다. 현대모비스도 올해부터 48V 시스템을 공급한다. 기아차가 올 하반기 부분변경해 출시할 스포티지가 첫 수혜자다.
 
 
김기범 객원기자
로드테스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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