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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심석희 독감 걸려 못 온다” … 빙상연맹, 청와대에 거짓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코치로부터 폭행당한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1·한국체대)가 18일 밤 대표팀에 복귀해, 19일 오전 훈련에 참가했다. 그런데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사건 직후 폭행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연맹은 진천선수촌 방문을 위해 일정 조율을 요청해온 청와대 측에도 사실과 다른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2018 시즌 ISU 쇼트트랙 월드컵 출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미디어 데이가 18일 서울 태릉 실내빙상장에서 진행됐다. 여자 대표팀 심석희가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9.18/

2017/2018 시즌 ISU 쇼트트랙 월드컵 출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미디어 데이가 18일 서울 태릉 실내빙상장에서 진행됐다. 여자 대표팀 심석희가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9.18/

심석희는 지난 16일 진천선수촌에서 면담 도중 A코치로부터 폭행당했다. 당시 면담장소에는 둘만 있었다. 심석희는 그 직후 선수촌을 나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다음 날인 1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평창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격려할 예정이었다. 청와대 비서실 측은 방문을 앞두고 연맹에 여자 쇼트트랙팀 주장인 심석희의 참석을 요청했다. 빙상연맹 측은 “심석희가 독감으로 아파서 나오지 못한다”고 둘러댄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문 대통령의 진천선수촌 면담 자리에 심석희와 A코치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일부 취재진과 심석희의 매니지먼트사(갤럭시아SM)가 상황 파악에 나서면서 폭행사건이 외부에 알려졌다. 연맹은 18일 오전에야 A코치를 직무 정지했다. 연맹은 진상을 파악한 뒤 상임이사회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거쳐 A코치에 대한 징계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의 정확한 배경과 원인은 연맹 조사가 끝나야 밝혀질 전망이다. 빙상계에선 “올림픽을 앞두고 심석희의 경기력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으면서 A코치와 마찰이 있었던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A코치는 심석희를 초등학교 5학년 때 발탁해 10년간 가르쳤다. 심석희가 2014 소치올림픽에서 금(계주)·은(1500m)·동(1000m)메달을 딸 때도 함께 했다.
 
최근 A코치가 성적과 관련해 심석희에게 압박감을 많이 줬다는 얘기가 나온다. 후배 최민정(20·성남시청)이 국제대회에서 심석희를 앞지르면서 압박이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7~18시즌 월드컵에서 최민정은 8개의 금메달을 땄고, 심석희는 4개를 땄다.
 
2017/2018 시즌 ISU 쇼트트랙 월드컵 출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미디어 데이가 18일 서울 태릉 실내빙상장에서 진행됐다.  여자 대표팀 심석희, 최민정, 김아랑, 이유빈, 김예진, 노아람 등 선수들이 공개 훈련을 갖고 있다.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9.18/

2017/2018 시즌 ISU 쇼트트랙 월드컵 출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미디어 데이가 18일 서울 태릉 실내빙상장에서 진행됐다. 여자 대표팀 심석희, 최민정, 김아랑, 이유빈, 김예진, 노아람 등 선수들이 공개 훈련을 갖고 있다.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9.18/


 
심석희는 지난 연말 소셜미디어(SNS)에 “남들에게 인정받아야 나의 존재가 가치 있다 생각했어”라는 문구가 담긴 일러스트를 올렸다. 황승현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는 “올림픽을 앞둔 선수가 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는 건, 외부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매우 컸다는 뜻”이라며 “쇼트트랙은 반드시 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 심리적으로 불안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에는 쇼트트랙 대표팀의 폐쇄적 분위기가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쇼트트랙 대표팀 내 폭행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4년에도 여자 선수들이 태릉선수촌 실내빙상장 라커룸에서 코치에게 상습 폭행을 당했다. 2015년에는 한 남자대표 선수가 훈련 도중 후배를 때렸다. 그럼에도 성적을 이유로 이런 상황이 묵인됐다. 연맹은 이런 사건 때마다 외부 자문이나 상담 대신 내부적으로 무마하고 감추기에 급급했다.
 
박소영·김지한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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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