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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법정에 처음 만난 朴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서로 힐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연합뉴스]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연합뉴스]

 
"2013년 5월 어린이날 조금 지난 때였습니다. 국가정보원 전 직원 자녀 데리고 행사를 했었는데, 남재준 원장이 저에게 '대통령께서 국정원장 특활비 일부를 전달해달라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 전화를 한 비서관들이 형편없다면서, '나쁜 놈들이라고 해도 대통령 속이고 나를 농락하는 건 아니겠지'라고 이야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에게 국정원 특활비 일부를 떼어 보내라는 게 대단히 적절하지 못하다는 생각은 본인도 하시고 듣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어색했던 '문고리 3인방' 모인 첫 재판
얼굴 붉어지고·서로 힐끔·천장 보기도

 
남재준 전 국정원장 당시 정책특별보좌관을 지냈던 오모 씨가 증인석에서 특활비 상납이 어떻게 시작했는지를 말하는 동안, 피고인석에 앉은 안봉근 전 비서관은 붉어진 얼굴을 푹 숙인 채 앉아 있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열린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비서관의 재판에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중앙포토]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중앙포토]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이들은 국정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으로 받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 두 사람에 대한 재판이 먼저 시작됐지만 정 전 비서관 사건도 합쳐지면서 세 비서관은 이날 처음으로 법정에서 만났다.
 
오 전 보좌관은 2013년 5월부터 남 전 원장이 퇴임한 2014년 4월까지 국정원 특활비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오 전 보좌관은 "안봉근 비서관이 대통령과 국정원장 간 전화를 연결해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매달 이재만 전 비서관에게 현금 5000만원을 전달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오씨가 "네"라고 답했을 때, 이 전 비서관은 눈을 감고 있었다. 정 전 비서관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때때로 천장을 바라봤다.
 
오 전 보좌관은 남 전 원장으로부터 "비서실장을 보낼테니 특활비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고 종이박스에 5000만원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상자에 5000만원을 다 넣고, 그것을 봉투에 넣고 봉투를 테이핑했다"면서 그렇게 포장을 한 이유는 "창피하다고 생각해서였다"고 털어놓았다.
 "부하가 쓰도록 돼 있는 돈을 상급자가 쓴다는 게 상당히 치사하고 떳떳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창피한 일을 다른 사람까지 공유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 제가 (청와대에) 간다고 생각했는데 비서실장을 보낸다고 해서, 돈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기 위해 종이상자에 넣었다"는 것이 그의 증언이다.
 
이날 처음으로 법정에서 함께 모인 세 비서관은 때때로 서로를 쳐다봤다. 재판이 시작되기 5분 전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이 들어와 피고인석에 각자 변호인을 사이에 두고 앉았고, 재판 시작되기 직전에 들어온 정 전 비서관은 피고인석에 앉을 자리가 없어 방청석을 등진 의자에 앉았다.
 
안봉근(위부터) 전 청와대 비서관,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9일 오후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봉근(위부터) 전 청와대 비서관,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9일 오후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 비서관 모두 특활비 상납에 관여한 혐의를 받지만 비서관별로 시기와 액수가 조금씩 다르다.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매달 5000만~2억원을, 정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은 2016년 9월 2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중간에 끊긴 이유는 2016년 7~8월경 국정농단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9월 안 전 비서관이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에게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요청을 해 정 전 비서관이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비서관에게 "국정원장에게 청와대로 돈을 보내달라고 했는데 돈이 오지 않으니 다시 말씀드려달라"고 말한 것이 이 상납의 시작이라고 봤다. 안 전 비서관은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지시를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 안 전 비서관 변호인은 "오히려 이헌수 전 기조실장이 먼저 전화를 해 '청와대에 뭘 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며 제안해온 것인데 어떻게 뇌물수수·국고손실범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이 전 비서관은 변호인을 통해 "공소장에 주범 격인 박 전 대통령과 어떻게 공모했는지에 대한 기재 없이 어떻게 공범이 성립되는지 의문이다"면서 "뇌물수수가 아니라 준뇌물공여 또는 뇌물전달의 공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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