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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트럼프 정신감정 주장 교수 "김정은과 똑같아,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 정신감정 받아야…김정은과 폭력 성향 비슷"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저격수’ 밴디 리 美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 이메일 인터뷰
“대통령에 걸맞는 의사결정력 의심스러워
대중에게 경고 않고 침묵하면
위험한 정권과 공모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미국 대통령은 최고 권력자다. 외교·무역 등 세계 질서에 큰 영향력을 끼치며, 4년 임기 내내 각국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이슈가 될 정도다. 자국이 보유한 핵 미사일의 발사 권한도 있을 만큼 막강하다.
 
취임 1주년을 맞는 미 45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최근 정신건강을 의심받는 그에게 정신감정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미국인이 있다. 한국계 정신과 전문의인 밴디 리(한국명 이반디)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다.
 
리 교수는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대한 정신과 전문의들의 분석이 담긴 『위험한 도널드 트럼프』를 펴낸데 이어, 지난달에는 자신을 초청한 미 상·하원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상태는 위험하다”라고 주장했다.
 
미국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지지자들은 리 교수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비화를 다룬 『화염과 분노』는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해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밴디 리 미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 [예일대 홈페이지]

지난해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밴디 리 미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 [예일대 홈페이지]

 
리 교수는 18~19일 중앙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는 내 입장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며 “특히 그는 폭력적이라는 점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심리 상태가 상당히 유사하다”고 밝혔다.
 
-당신은 줄곧 “트럼프가 정신 감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근거는 무엇입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쉽게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냅니다. 그의 과거 폭력성을 비춰보면 추후 그가 드러낼 폭력성도 예측할 수 있지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행적을 살펴봅시다. 그는 과격한 성적 표현을 썼고, 지지자들을 폭력적으로 선동하기도 했지요. 핵무기를 내세워 적대국을 조롱한 적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주십시오.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동성, 무모함, 피해망상 등 폭력성과 연관된 특성이 여럿 관찰됐습니다. 대통령 업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예요. 그가 중요한 정보와 조언을 받아들이고 이를 실행할 수 있을지 항상 의심스러웠습니다. 대통령 직위에 걸맞는 의사결정력을 보여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 결정이 초래할 결과를 가늠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떤 점이 두드러졌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에 걸쳐 말할 때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대화 주제를 트는 경향도 보였지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에 따라 언어 능력이 감퇴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치매 가족력, 좋지 않은 식사습관 등을 고려했을 때 정신건강 감퇴로 의심되는 것들에 대해 추가적 조사가 밝혀줄 것이라고 봅니다.”
 
CNN 등 미 언론에 소개됐던 밴디 리 예일대 교수.

CNN 등 미 언론에 소개됐던 밴디 리 예일대 교수.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對北) 입장에도 최근 변화가 심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핵 단추’ 신년사 발언에 대해 그는 “나는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을 갖고 있다”고 응수했지요. 일주일 뒤에는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입장을 바꿨습니다.
“그는 발언을 하거나,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추후 벌어질 결과에 대한 감을 잡지 못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내면에 형성된 강박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그저 순간 순간의 만족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이 행동합니다. 문제는 이런 경향으로 인해 정책과 이념 등에 있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신건강은 비교 가능합니까.
“이들은 매우 폭력적이란 공통점이 있는데, 자신이 직면한 난관을 폭력으로 해결하려고 든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최근 이들은 매우 위험한 수위의 대화를 주고 받았는데, 이는 ‘힘으로 모든 걸 해결한다’는 서로의 공통적인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결과를 낳을 뿐입니다.”
 
지난해 『위험한 도널드 트럼프』를 펴낸 뒤 MSNBC에 출연했던 밴디 리 교수.

지난해 『위험한 도널드 트럼프』를 펴낸 뒤 MSNBC에 출연했던 밴디 리 교수.

 
리 교수는 인터뷰에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미 현지서 ‘한인 2세’로 자란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신 감정의 필요성을 제기한 계기, 그리고 공인(公人)에게 정신 감정이 필요한 이유 등을 들려줬다. 이어 최근 미 의료계 일각에서 “‘골드워터 룰(직접 진단을 하지 않은 채로 공인의 정신을 감정하는 행위를 금지한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자신을 비판한 것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당신은 미국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한인 2세’로서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신건강 감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계기가 있었는지요.
“할아버지의 영향이 컸습니다. 서울대 의대 학장직을 사양하고, 극빈층을 치료한다는 목적으로 평생 의료 봉사를 했던 이근영 박사입니다. 제가 한없이 존경하는 분입니다. 할아버지는 ‘모든 치료에는 사회적 책임이 수반돼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어머니로부터 들은 저는 의대에 진학하기 훨씬 전부터 할아버지를 본받고자 결심했습니다. 의사가 된 뒤로도 항상 사회적 책임의 필요성을 느껴왔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상태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상태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당신의 주장은 미 의학계에서 널리 받아들여집니까. 당신이 골드워터룰을 위반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이 위험을 조장한다’는 내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공감대가 퍼져 있습니다. 다만 윤리적인 측면에서 일부 의사들이 내게 반대 목소리를 내는 건 사실입니다. 이는 그들이 잘못 생각한 것입니다. 정신의학과 의사는 원칙적으로는 골드워터룰을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나는 ‘정신과 의사는 공중(公衆)의 건강 증진에 기여해야 한다’는 미 의학 윤리 원칙을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을 감지하고도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주저한다면 이는 우리가 ‘잠재적 피해자’인 대중에게 ‘경고할 의무’를 저버리는 것입니다. 침묵은 위험한 정권과 공모(共謀)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습니다.”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공인에게 정신건강은 왜 중요합니까.
“미 대통령은 핵 무기 등 위험천만한 것에 대해 결정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군 내의 장교·민간인들은 꼭 정신 감정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군 통수권자(미 대통령)는 정신 감정을 받지 않습니다. 이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밴디 리 교수는=현재 미 예일대 의학법 및 정신의학부 임상교수로 재직 중이며 ‘폭력성’에 대해 세계적인 전문가로 꼽힌다. 하버드대·뉴욕대·예일대 등의 폭력학센터 연구소장을 지냈고, UN·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및 프랑스·아일랜드 정부에 컨설팅을 했다. 미 예일대, 하버드대에서 의학과 정신건강학을 전공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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