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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리사 "남북단일팀 추진,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난다"

 
체육계 대모이자 탁구계의 전설, 이에리사 전 의원 [중앙포토]

체육계 대모이자 탁구계의 전설, 이에리사 전 의원 [중앙포토]



여자 아이스하키팀 남북단일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올림픽을 20여일 남겨둔 상황에서 졸속·일방으로 추진된 데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단일팀 반대 글에는 19일 현재 3만명이 훌쩍 넘게 동의했다.
 
단일팀 윤곽은 20일(현지 시간)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열리는 ‘평창 회의’에서 결정된다. 한국 정부는 현재 출전 예정인 대한민국 선수 23명을 전원 출전토록 하고, 북한 선수를 위한 ‘특별 엔트리’ 확대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체육계 대모인 이에리사(64) 전 새누리당 의원은 1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엔트리를 늘리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남북단일팀 추진 과정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해온 ‘공정 사회’에도, 스포츠 정신에도 안 맞는다”고 꼬집었다.  
 
이 전 의원은 1973년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정현숙·박미라 등과 함께 단체전 우승을 거둔 한국 탁구계의 전설이다. 그로부터 18년 후 남북단일팀으로 금메달을 딴 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도 현장을 지켰다. 88올림픽 여자탁구대표팀 감독, 2005년 태릉선수촌장, 2008년 베이징올림픽 총감독 등을 역임한 그는 현재 스포츠재단을 만들어 후진 양성에 힘쓰면서, 바른정당 중앙여성위원장을 맡고 있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당시 이분희(왼쪽)-현정화. [사진 현정화]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당시 이분희(왼쪽)-현정화. [사진 현정화]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코리아팀’을 구성할 땐 어땠나.
그때는 남북 실무협상을 7차례가량 했다. 팀을 만들고서도 한 달간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며 전지훈련을 했다. 같이 자고 먹고 지내는 훈련 기간이 있었기에 어색함을 극복하고 남북 선수들끼리도 인간적으로 친해지며 화학적 결합을 할 수 있었다. 만약 이번에 남북단일팀을 만든다는 명분을 앞세워 이미 뽑힌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가 한명이라도 탈락한다면, 그간 남북단일팀 성사 과정에서도 볼 수 없었던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다. 이미 선수들이 사기도 떨어지고 피해를 많이 봤다.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과정도 없이 이렇게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건 공정사회도 아니고 스포츠정신에도 어긋난다.
 
한국은 IOC 측에 단일팀 엔트리를 늘려달라고 요청할 거라는데.
예상컨대 IOC에서 ‘평화'라는 가치 때문에 남북단일팀 자체를 반대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출전 선수를 늘리는 건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나기 때문에 쉽게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한국팀과 맞붙는 상대 팀 입장에서 생각해도 남북 단일팀에만 특혜를 주는 건 불공정한 일 아닌가. 이미 우리와 조별리그에 편성돼 첫 대결을 펼치는 스위스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최근엔 남북단일팀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는 듯싶다.
1991년과 2018년은 사회 분위기가 현격히 달라졌다. 특히 북핵, 미사일 도발 등으로 북한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더 나빠졌다. 김정은 3대 세습에 대한 젊은이의 인식도 냉소적인 듯싶다. 게다가 91년엔 미국ㆍ중국ㆍ러시아 등 주변 강국과 대한민국의 관계설정이 지금처럼 복잡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남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북은 이날 실무회담을 열고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남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북은 이날 실무회담을 열고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스포츠인에게 올림픽 참가란.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올림픽에서 한번 뛰었다는 건 메달을 따든 아니든, 그 자체로 잊을 수 없는 영광이다. 자신의 꿈이 자칫 국가주의로 인해 좌절되지 않을까, 아마 이런 점 때문에 선수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보인다. 심지어 국무총리가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메달 획득 가능성이 없다'고 말한 건 한 번 더 생채기를 낸 꼴이다. 만약 단일팀으로 참가해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그걸 순순히 받아들일 선수 코치진이 있겠는가.
 
그래도 통일을 위해 불가피한 일 아니었을까.
숙성의 시간과 소통의 활발함이 있었다면 현재 같은 반발은 최소화되지 않았을까 싶다. 스포츠가 정치의 희생양이 된다는 느낌을 현재로썬 받게 된다. 수년간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피땀 흘려온 선수를 위해 대한체육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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