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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끼치는 영국 석탄구름” … 유럽이 27년 머리 맞대 해결

미세먼지의 습격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한·중이 대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18일 중국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에서 열린 제22차 한·중 환경협력공동위원회에서다.
 

성공사례 통해 본 대기오염 외교
1960년대 북유럽 산성비 이슈화
석탄 등 오염원 줄일 의정서 채택

한·중 환경공동위 미세먼지 논의
“정치적 이유로 협력 후퇴는 안 돼”

권세중 외교부 기후변화환경외교국장과 샤오지 중국 환경보호부 국제합작사 부사장이 수석대표로 나선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미세먼지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중 때 한·중 정상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공동으로 협력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상 간 합의 뒤 처음 열리는 실무협의에서 한국 측은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관심과 우려’를 전달했고, 중국 측은 대기오염 문제에서 양국의 장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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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외교 협의 한두 번으로 당장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뾰족한 해법이 나오는 건 불가능하다.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국민들로선 답답할 수밖에 없다. 17일 국회 미세먼지특별위원회에서 “과학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중국의 대책을 촉구하라”(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 것도 이런 국민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는 풀 수 없는 ‘초국경(transboundary) 이슈’라는 게 문제다. 오래 걸리더라도 외교적 해법으로 풀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여러 나라가 얽혀 있는 대기오염 문제 해결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유럽의 ‘월경성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 물질에 관한 협약(CLRTAP)’도 하루아침에 성사되지 않았다. 1960~70년대 북유럽에선 산성비가 큰 이슈가 됐다.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숲이 사라지고 호수의 물고기가 급격히 감소했다. 범인은 영국과 서독으로부터 나오는 석탄 물질로 지목됐다. 북유럽에서 영국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은 이미 뿌리 깊었다. 노르웨이의 유명 극작가 헨리크 입센이 1867년에 내놓은 극시 ‘브랜드’에 이미 “영국의 소름 끼치는 석탄 구름이 몰려와 온 나라를 뒤덮고”라는 구절이 나온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이 국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197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도로 관계국 11개국이 공동 모니터링 연구를 시작했다. 이를 토대로 협력 방안이 구체화하기 시작했고, 단계적 접근을 통해 79년 CLRTAP가 체결됐다. 이후에도 99년까지 8차에 걸쳐 각국이 준수해야 할 내용을 자발적 사항과 의무 사항 등으로 나눠 구체적으로 명시한 의정서를 채택했다. 지금은 유럽 전역과 미국 등 51개국이 가입해 있다.
 
성공 모델이라는 CLRTAP도 확고한 ‘약속 이행의 틀’을 완성하기까지 27년이나 걸렸다. 하지만 한·중은 아직 이런 협력의 첫발조차 제대로 떼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정확한 사실관계 확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요한 게 ‘공동 모니터링’이다.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근거로 대책을 만들자고 하면 다른 한쪽이 수용하기 힘들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세먼지 문제는 누가 잘못했다고 책임을 지우고 비난하거나, 잘못한 쪽이 무엇을 내놓으라는 식의 접근으로는 풀 수 없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문제에서 한·중은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 ‘운명 공동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북아에도 한·중·일 및 북한·러시아·몽골 등 6개국이 회원국인 ‘동북아환경협력계획(NEASPEC)’이란 틀이 있다. 이를 기반으로 ‘동북아 청정 대기 파트너십(NEACAP)’을 추진 중인데, 실질적 협력기구로 만드는 것이 과제다.
 
국제법 전문가인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오래 걸리더라도 자꾸 만나서 신뢰를 쌓고, 한번 약속한 저감 이행 조치는 어떤 정치적 이유로든 후퇴시키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양국 모두에 이득이 되는 ‘윈윈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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