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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가산금리 3%P로 제한 … 실직하면 원금 상환도 유예

1400조원의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짐이다. 미국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싶어도 걸리는 게 가계부채 문제다. 특히 우려할 부분이 취약 대출자의 상환 부담 가중이다.
 

취약 대출자 지원방안 4월 시행
현재 11~27%P 가산금리는 가혹
미국 등 선진국은 5%P 넘지 않아
‘금융권 일괄 인하 부적절’ 지적도

그래서 가계부채 대책의 하나로 정부가 18일 내놓은 것이 이들에 대한 지원 대책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신용회복위원회 등은 이날 ‘취약·연체 차주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약탈 금융’이라고 비난받아 온 연체 가산금리를 오는 4월부터 3%포인트로 낮춘다. 금융회사들은 연체가 발생하면 원래 정한 대출이자에 연체 가산금리를 더한다. 그런데 이 연체 가산금리가 워낙 높다. 이걸 더하고 나면 원래 대출이자의 3배 이상으로 부담이 늘어난다.
 
이주형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연체 가산금리는 금융회사 부담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기보다는 대출받은 사람의 연체 행위에 대한 벌칙의 의미로 부과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곧, 연체 가산금리를 낮춰도 금융회사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의미다.
 
업권별 연체 가산금리 현황

업권별 연체 가산금리 현황

‘3%포인트’란 수치는 여기서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분석한 원가에 근거한다. KDI에 따르면 연체로 인해 금융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의 대부분은 약정 대출금리에 이미 반영돼 있고, 추가 비용은 추심비용과 같은 관리 비용만 있다. 그 수준이 3%포인트 미만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연체금리가 5%포인트를 넘지 않는다.
 
연체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도 낮춘다. 형편이 어려워지면 원금을 천천히 갚아도 되도록 제도를 만들었다. 대상은 주택 가격이 6억원 이하인 1주택 소유자와 대출 금액이 1억원이 넘지 않은 비주택대출 대출자, 전세보증금이 4억원 이하인 전세자금대출자 등이다. 이들이 폐업이나 휴업, 비자발적 실직, 자연재해, 피상속인의 사망, 질병 등의 사유로 빚을 갚기 어렵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면 대출 유형별로 원금 상환을 최대 3년까지 미룰 수 있다. 원금 상환 연기는 최대 2회까지 가능하다.
 
도덕적 해이를 우려한 장치도 도입했다. 질병 보험금을 많이 받았거나 상속·증여재산이 넉넉한 경우처럼 돈을 갚을 수 있다고 평가되면, 이런 조건을 충족해도 원금 상환 유예를 못 받을 수 있다.
 
이미 금융회사마다 원금 상환을 연기하는 프리워크아웃제도가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조건이 제각각이고, 잘 알려지지 않아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부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주니 제도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다음달부터, 증권·보험·카드사·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은 5월부터 도입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은행연합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어 “과도한 연체부담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가정의 해체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이는 차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합심해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고객의 돈으로 수익을 내는 금융사가 고객의 눈물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도덕적 해이를 말하는데 소비자만이 아니라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도 있다”며 “금융회사들이 연체 가산금리를 높게 받으면 되니깐 대출 관리를 잘 하지 않는데 이번 대책을 계기로 금융회사들도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별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연체 가산금리를 3%포인트로 제한한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손종칠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률적으로 3%포인트로 낮추라고 정한 것은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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