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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한국은행의 근로소득 통계

국내에서 전 국민이 2016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근로소득은 총 얼마일까. 국세청은 소득세를 과세 또는 면세한 소득의 총합이 662조원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국세청·고용노동부 자료 등을 종합해 추계한 임금과 급여가 625조원이라고 밝혔다. 662조원과 625조원, 무려 37조원 차이다.
 

국세청은 세금 신고한 소득만 집계
한은, 신고 안 하는 도우미 등 포함
총액 많아야 하지만 37조원 적어

소득 불평등 차이 나타내는 수치도
양쪽 통계 대입하면 정반대로 나와
행정 자료 활용 제대로 파악해야

둘 중 뭐가 맞을까. 그건 정확히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한국은행 국민계정의 범위가 국세청보다 넓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과세 신고를 하지 않는 사람은 국세청 자료에 잡히지 않는다”며 “국민계정이 더 큰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세금 신고를 하지 않은 가사도우미나 과외교사 소득도 국민계정에는 들어간다. 상식적으론 ‘한은 국민계정 > 국세청 자료’다.
 
2009년엔 국민계정의 임금 및 급여 수치가 국세청 통계보다 5% 많았다. 그런데 격차가 점차 줄다가 2011년 역전되더니 2016년엔 거꾸로 국민계정이 6% 적어졌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낙년 동국대 교수는 19일 발표 예정인 ‘한국의 소득집중도: 업데이트 1933~2016’ 논문에서 이러한 문제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세청 자료는 전수조사이기 때문에 실태에 가깝다”며 “국민계정 수치가 국세청 근로소득보다 6% 적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한은 국민계정 통계가 중요한 건 한국의 소득분배 수준을 분석하는 기본 자료이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지난해 2월 ‘2015년까지의 최상위 소득 비중’ 보고서에서 국민계정 통계를 바탕으로 “임금 최상위 1% 집단이 총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7.4%에서 2015년 8.2%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소득불평등이 최근까지 심화하고 있다는 결론이었다. 분모(전체 소득)는 한은 국민계정, 분자(상위 1% 임금)는 국세청 국세통계연보 자료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김낙년 교수가 이번에 한은 국민계정을 바탕으로 상위 1% 소득집중도를 계산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상위 1%가 근로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7.39%에서 2016년 7.67%로 높아졌다.
 
그런데 분모를 국민계정이 아닌 국세청 소득세 자료를 써서 분석하자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상위 1%의 근로소득 비중은 2010년 7.44%에서 2016년 7.13%로 줄어들었다. 상위 10% 소득 비중 역시 같은 기간 33.88%에서 32.01%로 떨어졌다. 대신 하위 50%가 차지하는 근로소득의 비중은 16.1%에서 19%로 늘어났다.
 
김 교수는 “소득집중도의 분모와 분자를 모두 국세청 자료로 분석한 결과 기존 연구와 반대로 근로소득 불평등이 2010년 이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하위 50% 근로자의 소득이 상위 10%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세청과 한은 국민계정, 둘 중 어느 자료를 더 신뢰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소득불평등이 개선될 수도, 악화될 수도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국민계정 통계가 국세청 수치와 다르지만 틀린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은 국민계정은 국세청 자료와 임금통계, 고용통계 등 기초자료를 종합해 임금·급여를 추계한다. 한은 관계자는 “(두 통계 수치가) 벌어지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국세청 근로소득 증가율이 최근 몇 년간 매우 높게 나오고 있는 것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임금통계·고용통계에 비해 국세청이 집계한 근로소득 증가율이 너무 높아 이를 조정해서 반영했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임금·급여 통계가 국민계정 내 생산·고용통계와 정합성 있게 설명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2011~2016년 국세청 근로소득 연간 증가율은 평균 6.76%인 데 비해 국민계정 임금·급여는 5.01%에 그쳤다. 같은 기간 상위 1%의 근로소득 증가율은 6.16%였다.
 
이러한 통계 불일치를 바로잡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경준(전 통계청장)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한은이 파악한 전체 소득이 국세청 집계보다 작게 나온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며 “한은 통계를 기반으로 정부가 조세·재정 정책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국민계정에) 새로 생긴 신산업을 반영하고 실사·조사 자료와 국세청·건강보험·고용보험 등 행정 자료를 최대한 활용해 소득 파악을 정교화할 것”을 제안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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