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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판사 80명 사표 움직임 … 김명수 체제 반감 많다”

다음달 이뤄지는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법관들이 대거 사의 움직임을 보여 법원이 술렁이고 있다. 이런 기류는 법원장급 고위 법관부터 일선 판사까지 광범위하게 감지된다. 법원 내부에선 최대 80명까지 사표를 낼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매년 정기인사를 앞두고 30~40명이 사직서를 내왔는데 이번에는 그 두 배가량이 사표를 낼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법관 정기인사는 2월 13일 고등부장(차관급) 이상 인사, 2월 26일 지방부장 이하급 인사가 예정돼 있다. 법관들의 사표 러시 원인으로 정권 교체 후 첫 정기인사라는 상징성, 판사 뒷조사 문건(블랙리스트) 의혹을 둘러싼 법원 내분, 고법 부장 승진 문제 등 크게 3가지가 꼽힌다. 사법 행정을 담당하는 법원행정처의 한 관계자는 16일 “판사들 중에는 ‘김명수(59·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 체제’에 대한 반발로 그만두려는 이도 많다”고 말했다.
 

법원 내부 “사의 표명 예년 두 배”
서초동서만 20여 명 옷 벗을 듯
강형주 중앙지법원장 사의 표명

‘고법부장 승진제 폐지’ 고참들 고민
블랙리스트 파문 겹쳐 내분 기류

중앙일보 취재 결과 실제로 대법원과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법이 모여 있는 서초동에서만 20여 명 이상이 사의를 밝히거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었다. 강형주(59·연수원 13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주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법원 관계자는 “김명수 대법원장보다 기수도 높고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 주는 편이 맞는 게 아니냐는 쪽으로 고민하고 계신 것 같다”고 전했다. 양승태(70·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장이었던 김정만(57·연수원 18기) 제1민사수석부장판사도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서울고법에선 여미숙(52·여) 부장판사 등이 사의를 표명했다. 여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21기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설립 후 첫 여성 수석졸업자 타이틀을 갖고 있다. 유해용(52·연수원 19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이번에 옷을 벗는다. 법원행정처와 대법원 연구관들 중에도 K·L씨 등이 간접적으로 사의를 밝혔다고 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인사는 정권 교체(2017년 5월) 및 ‘김명수 체제’(2017년 9월)가 들어선 후 첫 정기인사다. 법원 내부에선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요직을 차지했던 판사들에 대한 ‘인적 청산’ 작업이 이번 인사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지난해 초부터 불거진 판사 블랙리스트를 비롯한 법원 내분도 사표의 이유 중 하나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기수 중에서도 1, 2등만 하던 판사들이 ‘양승태 패거리, 적폐 판사라는 막말을 더 이상 듣기 싫다’며 사표를 낼 거라고 했다”고 전했다. 승진 여부, 개인사 등도 작용하고 있다. 전임인 양 전 대법원장보다 10기수 이상 차이가 나는 김 대법원장이 수장 자리에 앉으면서 선배 기수 인사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추진하는 ‘고법 부장 승진제 폐지’ 등이 맞물리면서 이번에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하지 못하는 고참 판사들(24기 이상 기수)도 옷을 벗는 분위기다.
 
현일훈·손국희·문현경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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