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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시대, 전봇대는 금값? KT와 SKT·LGU+ 갈등 커지는 까닭

 
5G 때문에 몸값 비싸진 전봇대ㆍ관로ㆍ케이블
 

5G 주파수는 커버리지 짧아 이들 활용 필요
KT 70% 이상 독점…통신사간 갈등 격화
경쟁사 "공유해야" vs KT "무임승차 안돼"
정부, 6월전까지 3사 합의 끌어낼 계획

관로ㆍ전봇대(전주)ㆍ케이블 같은 ‘필수 설비’가 초고속 통신망인 5G 시대를 맞아 ‘귀한 몸’으로 떠오르고 있다. 5G에 쓰이는 주파수는 네트워크 커버리지가 기존 이동통신 주파수보다 짧아 더 촘촘하게 기지국ㆍ중계기를 구축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게 이들 필수설비이기 때문이다.  
 
5G의 내년 3월 상용화를 앞두고 필수 설비의 70% 이상을 가진 KT와 이를 임대해 쓰는 다른 이동통신사들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SK텔레콤ㆍLG유플러스 등은 투자 효율화를 위해 필수 설비를 더 많이 공유하자는 입장이고, KT 측은 무임 승차를 허용하면 아무도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갈등이 커지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최근 이통 3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통 3사가 필수 설비를 같이 쓸 수 있게 공동으로 투자하자”라는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3사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중복투자 방지를 위해 앞으로 협의한다’는 큰 틀에는 공감했지만 어떤 필수 설비를 함께 쓸지, 사용 대가는 얼마로 할지 등은 논의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필수 설비는 전기통신 사업을 위한 유선망 시설을 뜻한다. 각종 데이터를 전달하는 광케이블, 케이블을 연결하기 위해 땅속에 매설하는 관로, 케이블을 땅 위에 연결하기 위해 지상에 세워둔 전주 등이 이에 속한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5G는 주파수의 직진성이 강하고 도달 거리가 짧은 3.5㎓의 고주파 대역과 27~29㎓의 초고주파 대역을 사용한다. 건물과 같은 장애물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기지국 등을 기존보다 많이 세워야 한다. 또 무선에서 기가급 전송 속도를 내야 하므로 이를 뒷받침할 광케이블도 많아야 한다.
 
문제는 필수 설비를 KT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수설비는 보통 도시가 만들어질 때 함께 설계된다. 과거 국가 기간망 사업자였던 KT는 일찌감치 전국에 유선망을 깔면서 필수설비를 구축했다. 경쟁 사업자들이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도시가 들어선 뒤 새로 설비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았다.  
 
현재 경쟁 사업자들은 부족한 필수 설비를 KT에 돈을 내고 빌려 쓰고 있지만 제한이 많다. 그렇다고 각자 설비 투자에 나서려니 수조 원의 투자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경쟁사들은 KT의 필수설비를 공유해 5G에 대한 과잉 투자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5G 통신비를 내릴 수 있고, 초고속 인터넷 등의 서비스 경쟁을 유발해 소비자 편익이 증가한다는 게 SKT와 LG유플러스의 주장이다. SKT 관계자는 "국가 차원에서 중복 투자를 막고 5G 상용화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KT가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KT는 단호하다. KT 관계자는 “필수설비 전면 개방은 투자를 위축시키고, 통신장비 업계의 경쟁력을 저하하는 부작용이 만만찮다”며 “필수 설비를 쓰겠다면 합리적인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늦어도 3.5㎓ 및 27~29㎓ 대역의 주파수 경매가 진행되는 오는 6월까지 필수 설비에 대한 3사 합의를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필수 설비 공용화를 위한 가이드 라인으로는 크게 3가지 원칙이 거론되고 있다.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원칙적으로 이통3사가 각자 필수 설비를 설치한다. 다만 건물주의 반대 등으로 추가 필수 설비 구축이 어려운 곳, 트래픽이 밀집되지 않는 곳 등은 타 이통사의 설비를 이용한다. 타 이통사의 필수 설비를 이용할 수밖에 없을 때는 그에 대한 적정 대가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필수설비 이용에 대한 적정 대가를 얼마로 할지에 대한 협의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과기정통부는 내다보고 있다. KT가 현재 경쟁사로부터 받는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실무진이 참석하는 회의를 자주 열고, 의견 수렴에 나서는 등 원만한 합의를 끌어내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5G 시장 선점을 놓고 한ㆍ미ㆍ일 경쟁도 치열하다. 2016년 5G 주파수 대역을 일찌감치 결정한 미국은 올해부터 5G 장비 구축을 시작했다. 미 통신사 AT&Tㆍ버라이즌은 올해 연말께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일본도 당초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이를 앞당기기로 했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5G 주파수 할당 계획을 마련하고, 올해 연말 주파수를 할당할 예정이다.  
 
손해용ㆍ강기헌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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