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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과서 30종 편집해 나만의 교과서 만든 학생들

수학교과서 30여 종 모아 편집해 자신만의 교과서 만든 경원고 학생들. [사진 경원고]

수학교과서 30여 종 모아 편집해 자신만의 교과서 만든 경원고 학생들. [사진 경원고]

"이 문제는 우리 학교에서 쓰는 교과서에 나온 건데, 다른 교과서에서 소개한 풀잇법을 적용하면 더 쉽게 해결돼요."
 

'수학의 마무리는 교과서로'
대구 경원고 자율동아리 학생들
100쪽짜리 나만의 교과서 만들어
직접 만든 교재로 후배들 가르쳐

16일 오후 대구 달서구 경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80명이 4개 반에 나눠 앉아 3학년 학생들에게 수학 수업을 듣고 있었다. 화, 목마다 이뤄지는 선배의 수학 교실이다. 하지만 단순한 멘티, 멘토 관계로 진행되는 수업은 아니다. 후배들은 고3 학생 9명이 특별제작한 교과서로 수업을 듣는다. 8개월간 선배들이 30여 종 56권의 교과서를 모아 직접 편집해 만든 교재다. 
30여 종의 교과서를 편집해 새 교과서를 만든 경원고 학생들 [사진 경원고]

30여 종의 교과서를 편집해 새 교과서를 만든 경원고 학생들 [사진 경원고]

이날 수업을 들은 2학년 홍석준(17) 군은 "보통 학교에서 하나의 교과서를 채택해 사용하는데 선배들이 직접 만든 교과서는 시중에 나온 교과서의 다양한 개념이 들어있어서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또 직접 강의까지 들으니 선배들이 교과서를 새로 만들면서 익힌 문제풀이 노하우까지 전수받을 수 있어서 알찼다"고 말했다.  
 
경원고 전병민(35) 수학교사와 고3 학생 9명이 속한 자율동아리 '수학의 마무리는 교과서로(이하 수마교)'는 지난해 4월부터 수1·수2·미분과적분 등 고 2때부터 배우는 수학 교과서를 한데 모았다. 이후 8개월 동안 편집해 100쪽짜리 새 교과서를 제작했다. 전 교사는 "고3 담임을 두 번 하면서 대입 논술문제가 대학 전공서적 등 어려운 책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교과서에서 나온다는 걸 알게 됐다. 학생들에게 말했더니 수학심화반 학생 35명 중 9명이 선뜻 우리만의 교과서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경원고 학생들이 새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경원고]

경원고 학생들이 새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경원고]

학생들은 전 교사와 함께 수마교 자율동아리를 구성해 마음을 모았다. 자율동아리는 보통 학교 시간표에 짜인 클럽활동 때 하는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와 달리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무언가 성취하기 위해 교사를 섭외하고 자신들만의 창작물을 만들어가는 동아리다. 대구교육청에서는 자율동아리 중 우수동아리를 선정해 지원하는데, 수마교는 교과서 구매비 100만원을 받았다. 
 
 경원고 학생들이 새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경원고]

경원고 학생들이 새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경원고]

9명의 동아리 학생들은 우선 세 분야로 파트를 나눴다. 각 교과서에 나오는 정의를 한데 모으는 '개념', 우수한 문제를 선정하는 '문제', 대입 논술 시험에 나올 법한 고난이도 문제를 모은 '논술' 분야다. 그다음 수1, 수2 등 교과별로 분야를 나눴다. 정현우(18) 군은 "각자 제일 자신 없는 파트로 담당을 정했다. 교과서를 만들면서 수학 실력도 늘리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다들 바빴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만나서 제작 과정을 점검하고 모르는 문제를 의논했다. 교과서가 완성되고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대구교육연수원 학술발표회에서 이들은 특별한 교과서를 소개했고 큰 박수를 받았다. 
대구 경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든 교과서. [사진 경원고]

대구 경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든 교과서. [사진 경원고]

수마교 학생들은 올해부터 고2 후배들에게 이 교재로 강의에 나선다. 정 군은 "우리가 만든 교재로 직접 가르쳐보면서 기존에 알고 있었던 개념 중 또 잘못된 건 없었는지 등을 점검할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맡은 파트는 이제 절대 틀리지 않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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