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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韓日국민, 서로의 분노·피로감 이해해야"기미야 도쿄대교수


위안부합의문제로 일본국민들 한국에 피로감
합의의 일본 총리 사과 부분은 외면하지 말았으면
북핵문제에서 한국과 일본은 입장이 비슷, 협력 필요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한국 언론들은 위안부합의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과 태도에 치중해 보도하는데, 일본 국민들의 생각도 함께 전해줄 필요가 있다. 맞다, 틀렸다, 시비를 가리자는 게 아니다. 일본의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한국 국민들도 알게 되면 이후의 관계 구축에 대해 보다 의미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일관계 전문가인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학교 교수는 16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호감을 가진 일본 국민들도 위안부합의 문제로 ‘한국은 역사 이야기만 나오면 일본을 비난하는구나’ 피로감을 느끼게 됐다"며 이와 같이 지적했다.

기미야 교수는 이어 이러한 일본 국민들의 심정이 한국 국민의 일본에 대한 분노와 함께 향후 한일관계 전반에 보이지 않는 장애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한 기미야 교수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에서 공부했다. 한국인들과 민주화 등 한국의 격동기를 함께 보내며 박정희 시대를 연구한 그는 일본의 대표적인 한일관계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8년은 위안부합의 후속조치 발표로 더욱 고조된 한일간의 갈등, 북한의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 의사로 물꼬를 튼 남북대화의 진전 등으로 숨가쁘게 시작됐다. 기미야 교수를 찾아가 한일관계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일간 갈등을 고조시킨 위안부합의부터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정부의 후속조치 발표 후 아베 신조 총리까지 나서서 “한국의 새 방침 절대 수용 못 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보나?

"사실 한국 정부의 후속조치는 일본 정부로선당장 대답해야 하는 내용이 아니다. 따라서 일본 정부가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도 아베 총리까지 나선 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노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합의에 대해 ‘양보했다’는 의식이 강하다. 즉 보수 성향인 지지층의 반대도 무릅쓰고 위안부합의를 타결했는데 이를 재검토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나온 것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서 위안부합의의 재검토 움직임이 있을 때부터 현재까지 ‘골 포스트를 움직일 수 없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를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의지가 약해진 것으로 볼 수 있나?

" 아베정권뿐만 아니라 문재인정부도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일본과 한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시하고 다음은 중국과의 관계다. 특히 아베 정부는 미일관계, 중일관계만 잘 하면 한일관계는 그렇게까지 나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따라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것보다 가만히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일본 국민들은 어떤가?

"이 부분은 좀 비관적으로 생각된다. 상황에 따라 굴곡이 있기는 했지만, '많이 발전했고 훌륭한 문화가 있다'며 한국에 호감을 느끼는 일본 국민들이 많았다. 하지만 위안부문제로 ‘일본이 아무리 해도 한국은 소용이 없구나, ‘한국은 약속을 안 지키는구나’ 등의 피로감이 생긴 것을 피부로 느낀다. 이는 한국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대변했던 이들에게서도 나타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해 혐한론이 나오는 등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2012년이 쇼크였다면, 이번에는 일본 국민들의 의식 속에 한국에 대한 피로감이 서서히 스며들고 있는 것 같은 현상이다. 이러한 일본 국민들의 생각이 맞다, 정당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한일관계에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따라서 이러한 일본 국민들의 심정을 한국 국민들도 아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 언론들은 일본 정부의 입장과 태도만 보도한다. 사실 한일간의 왕래도 많고 북핵문제도 공조해야하는만큼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한일관계의 개선을 위해선 한국, 일본정부는 이러한 여론을 잘 파악해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다."

- 2015년 위안부합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2015년 한일 위안부합의에 대해 한국에서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한국인에게 위안부합의가 왜 잘못됐냐고 물어보면 두 가지 답이 돌아온다. 하나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상의가 없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일본이 전혀 사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합의문을 보면 ‘아베 내각총리대신은 일본국 내각총리대신으로서 다시 한번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갖고 상처 입은 분들에게 마음으로부터 깊은 사죄를 표명한다’, ‘위안부 문제는 군의 관여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이런 관점에서 일본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명시돼 있다. 위안부합의와 관련된 한국 내 절차에 대해 잘못됐다고는 할 수는 있지만 합의 내용도 부정할 필요가 있냐는 생각이 든다. 한국 여론이 일본 정부의 사과 부분을 외면한 부분이 있다."

-한국 정부가 태스크포스 보고서 후 후속조치를 발표했지만 일본은 계속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위안부문제는 결국 어떻게 해결될 것으로 보는가?

"한국 정부가 후속조치에서 재협상은 요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일본 정부가 화해치유재단에 낸 10억엔 등과 관련해선 일본과 협의해나가겠다고 했다. 이후의 반응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아시아여성기금 다음에 2015년 위안부합의가 이뤄져 앞으로 한국이 만족할만한 더 진전된 위안부문제 협의가 가능할지 모른다는 기대도 나오는데, 이번 일로 일본에서 다시 그런 분위기(또 합의하자)가 만들어질수 있을까 조금 의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일관계는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나?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지만 한일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관계임은 틀림없다. 특히 북핵문제에 있어 한국의 입장과 가장 가까운 것은 일본이다. 한국과 일본이 북한 핵미사일의 직접적 위협을 똑같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핵미사일의 표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미군기지가 있는 한국과 일본이지만 북한에게 그다지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같다. 또 북한은 핵문제에 있어 남북이나 북일간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북미간의 문제라고 내세우기 때문에 사실상 한국도 일본도 북핵문제를 다루는 당사자가 되기 어렵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혼자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한국과 일본은 서로 협력해야하고, 이는 한일관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뒤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이뤄지는 등 남북관계 진전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일본에서 경계한다는 보도도 있다

"남북대화만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지 않고, 또 북한의 핵미사일개발도, 결국 시간 벌기에 불과하다하더라도, 늦출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한미일 공조가 무너진다는 우려도 갖고 있지만 북핵문제로 고조돼있는 긴장을 푸는 역할을 해주는 남북대화를 일부러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남북대화를 시작한 북한의 의도를 한마디로 하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북제재에 따른 어려움이 그 배경에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물론 있지만 제재로 외교적 입지가 더 좁아진 북한이 한미일간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외교적으로 타개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본다."

-한국에선 북핵문제에 일본이 과하게 반응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물론 아베 정부가 북핵 위기를 이용해 국내 위기 의식을 고조시켜 자신의 정치 기반을 공고하게 한 측면은 있다. 하지만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이 영공을 통과하는 등 일본 국민에게는 북핵 위기가 처음으로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위협이 됐다. 이 문제 역시 일본 국민의 입장에서도 봐줄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yun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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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