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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암호화폐 정부의 투트랙 입장 … 혼선 책임은 물어야

정부가 어제 국무조정실을 통해 암호화폐(일명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법무부 장관의 갑작스러운 거래소 폐쇄 검토 발언과 투자자들의 반발, 청와대의 긴급 진화 등 혼란과 혼선이 빚어지자 이를 정리한 것이다. 거래소 폐쇄와 관련해선 “범정부 차원에서 충분한 협의와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암호화폐 실명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시세조작·자금세탁·탈세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투기 억제’‘기술 육성’ 전략 밝혀
암호화폐 법적 지위 어떻게 할지
관계부처 간 머리 맞대고 연구해야

암호화폐 투기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은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투자자에 대해선 극심한 가격 변동으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자기 책임하에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경고성 당부를 덧붙였다. 암호화폐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담겼다기보다는 지금까지 정부 차원에서 논의됐던 사안들을 정리한 수준이다.
 
정부의 방침은 투기 억제와 기반기술 육성이라는 투트랙 전략이다. 암호화폐 거래의 거품을 빼고 투명성은 높이되 관련 기술과 산업은 키워야 한다는 그간의 지적이 반영돼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은 남아 있다. 정부는 암호화폐가 법정화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법무부가 암호화폐를 ‘유사통화’로 판단해 거래소 폐쇄까지 운운했다가 사달이 난 데에도 이런 인식이 깔려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암호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21세기 금융 및 정보기술(IT) 발전 추세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만만찮았다. 법정통화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미 300만 명이 투자하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을 한사코 외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 발행·유통을 규제하거나 과세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를 유가증권·재화·자산 중 무엇으로 규정할지 등이 결정돼야 한다.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면밀하고 차분하게 연구해야 할 일이다.
 
정부는 앞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부처 간 입장 조율은 국무조정실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검토’ 발언으로 인한 엄청난 혼선과 충격은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법무부 장관은 어떤 연유로 ‘폐쇄’라는 극단적 카드를 던졌나. 지난해 12·28 특별대책에 거래소 폐쇄 방안이 포함돼 있는데 청와대는 왜 ‘조율 안 된 사안’이라고 발을 뺐는가. 이런 혼선 과정을 소상히 밝혀 책임을 물을 부분이 있으면 물어 향후 정책 결정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번 정부 들어 부처와 부처 간, 혹은 청와대와 부처 간 엇박자로 괜한 평지풍파를 일으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만큼은 관련 기관 간 숙의와 조율로 ‘과열 투기 억제’와 ‘관련 기술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솔로몬의 지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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