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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못주는 영세업자 명단 공개한다는 정부

정부가 최저임금을 위반한 사업주의 명단을 일반에 공개하고, 신용제재까지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비롯한 업계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이은 사실상의 경제적 사형선고”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 “사실상 경제적 사형선고”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15일 밝혔다. 고용부는 “사업주가 최저임금을 반드시 준수하도록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개정 이유를 댔다. 명단공개 대상에 오르면 공공과 민간 취업알선기관에 명단이 제공돼 3년 동안 게시되고 구인활동이 제한된다. 성명과 상호, 주소, 사업자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한국신용정보원에 제공되고, 7년간 신용관리 대상자로 등재된다. 김왕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명단공개나 신용제재를 통해 임금체불을 가볍게 여기는 사업주가 산업현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는 얘기다. 이미 국회에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지급능력이다. 고용부가 지난 한 해 동안 미용실, 주유소와 같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10명 중 8명이 최저임금을 위반하거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다. 80%가 범법자라는 얘기다. 고용부의 방침대로라면 이들은 명단 공개와 함께 신용불량자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 
 
최저임금 위반 땐 신용제재 … 영세 자영업자 80% 범법자 될 판 
 
신용불량으로 낙인찍히면 대출 등 금융서비스에 제약을 받는다. 임대료나 인건비 등 운영상 어려움을 겪어도 대출로 충당할 수 없게 된다. 수중에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을 정도의 현금을 갖고 있어야 장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신용불량의 나락으로 떨어지면 다른 직장을 구하기도 힘들다. 재기나 진로 수정의 문마저 닫힐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사실상 ‘경제적 사형선고를 내리는 셈’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업자는 “한 달 꼬박 일해야 알바비 주고 나면 200만원 안팎의 돈을 쥐는데 최저임금이 확 올라 어떻게 꾸려갈지 걱정이었다”며 “그런데 신용불량 낙인까지 새긴다면 어떻게 장사하냐”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80%를 범법자로 만들어 놓고, 이젠 그들을 공개 망신 주고, 신용제재까지 가하겠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라며 “우리 사회의 ‘을’인 영세 상공인의 기를 살리지는 못할망정 희망마저 꺾는 정책을 우후죽순 내놔 안타깝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고용부는 “법 위반자 모두를 공개하거나 제재하는 것은 아니다”며 “3년 이내에 최저임금을 위반해 한두 차례가량 벌금형 등 유죄로 확정된 사람의 명단을 공개하고, 신용제재를 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못 주는 사업장(미달률)의 70%가 1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 몰려 있다. 정부의 공언대로 강력하게 단속하면 이들은 꼼짝없이 적발된다는 얘기다. 법적 처벌은 물론 신용제재 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실제로 고용부가 이날 공개한 고액 상습 체불 업주 199명의 명단과 신용제재 대상 326명 중 90% 이상이 영세 상공인이다. 명단 공개 대상 가운데 30인 미만 사업장을 운영하는 업주가 90.5%를 차지한다. 신용제재 대상자도 30인 미만 업주가 92.3%에 달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정부가 올해 3조원이 넘게 마련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대상이다. 이날 명단이 공개된 체불사업주는 3년간 평균 9912만원 체불해 1년에 3304만원 정도를 체불했다. 신용제재 대상자는 1년 평균 2610만원을 체불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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