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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비 공짜 하루 60억 드는데, 자가용 감소 효과 글쎄 …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15일 수도권에 올겨울 들어 두 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초미세먼지 수치가 나쁨으로 예상되면서 발령된 이 조치로 서울 시내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와 관용차량 2부제가 실시됐다. 또 출·퇴근 시간 서울 시내버스와 지하철이 무료운행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미세먼지에 덮인 인천공항 제2 터미널 계류장. [오종택 기자]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15일 수도권에 올겨울 들어 두 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초미세먼지 수치가 나쁨으로 예상되면서 발령된 이 조치로 서울 시내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와 관용차량 2부제가 실시됐다. 또 출·퇴근 시간 서울 시내버스와 지하철이 무료운행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미세먼지에 덮인 인천공항 제2 터미널 계류장. [오종택 기자]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에 따라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15일 오전 8시 서울 정릉에서 용산구를 오가는 시내버스 110B 버스. 30대 남성이 ‘미세먼지할인’이라는 노란색 글씨가 있는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찍자 요금이 0원으로 찍혔다. 이 남성은 “미세먼지 때문에 서울시내 대중교통 요금이 무료라는 점을 어제 미리 알았다. 월요일 출근길에 힘이 난다”고 말했다.
 

‘서울 대중교통 무료’ 엇갈린 반응

같은 시각 지하철에서는 대중교통 무료이용에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교통카드도 평상시와 찍는 게 동일했고 승객 수도 크게 늘지 않았다. 지하철 안내원은 “무료 승차 절차를 묻는 승객만 간혹 있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3)씨는 “좋기는 한데 버스·지하철을 무료로 한다고 해서 자가용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탈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힘나는 출근길”vs“자가용 줄겠나”
 
출근 시간 무료로 운영되고 있는 지하철 광화문역. [장진영 기자]

출근 시간 무료로 운영되고 있는 지하철 광화문역. [장진영 기자]

서울시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대중교통이 무료로 운행된 첫 날인 15일 그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지하철 이용 승객은 전주 월요일(8일)보다 2.1% 증가하고 시내버스 승객은 0.4% 늘어났다. 새문안로등 서울 시내 주요 14개 지점 교통량을 분석한 결과 출근시간대(오전 6시~9시) 시내 진입 차량이 전주 대비 1.8% 줄었다. 평소보다 대중교통 이용객이 20% 가량 늘어날 것이라던 서울시의 기대와는 차이가 큰 수치다.
 
시민들도 정책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효과에 의문을 드러냈다. 체감에 큰 차이도 없는데 세금으로 수십억원의 교통비를 지원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서초구에 사는 박민정(30)씨는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 대중교통 요금을 서울시가 내주는 것에 대해 고맙다기보다는 왜 내주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인에게는 적은 돈이지만 합치면 엄청나게 많은 세금인데 차라리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거나 환경개선 사업에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무료 이용에 따른 비용 부담액을 하루 최대 6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2016년 상황을 가정할때 비상저감조치 기준을 적용하면 7일로 계산돼 420억원 가량이 든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지방선거를 앞둔 포퓰리즘”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미 예고된 정책”이라며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면 장기적으로 효과가 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민 서울시 대기정책과장은 “노원자원회수시설 가동률을 절반으로 낮추는 등 서울시 산하 12개 대기배출시설 미세먼지 발생량을 15% 절감했다. 대중교통 무료 이용이 자리잡으면 시민들 스스로 차량 2부제에 참여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출퇴근족 “차별 받는 느낌”
 
전문가들은 보다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술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대중교통 무료 정책 도입을 서둘러 체감도가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전 내린 비로 서울의 미세먼지(PM-2.5) 농도는 예보와 달리 ‘나쁨’ 기준인 ㎥당 50㎍(마이크로그램)를 밑돌았다.
 

전문가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부터”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해 7월 제도화된 비상저감 조치가 실제 발령된 것은 이번이 지난달 29일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는 다음날인 30일이 주말이어서 대중교통 무료 이용이나 공용차량 차량 2부제는 시행하지 않았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전날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나쁨’ 기준을 초과하고, 다음날 농도도 ‘나쁨’일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된다.
 
지자체간의 엇박자도 시민들의 불만을 불렀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출근하거나 그 반대인 직장인들이 혼선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하철·버스 요금은 서울 지역에 한해서만 무료로 처리되고 경기도로 이동하면 내야했다. 가령 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서 승차해 인천의 동인천역에서 하차할 경우 기본요금(1250원)을 제외한 환승요금(600원)이 빠져나간다. 반대로 동인천역에서 탔을 경우 환승요금만 무료로 처리된다. 서울 동작구에서 수원시로 출근하는 한 직장인은 “붙어있는 시·도 간에도 다른 정책을 쓰니까 오히려 차별을 받는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날 “버스를 무료로 태우기보다는 친환경 전기버스 도입에 관련 예산을 써야 한다”며 서울시 정책을 비판했다. 경기도는 “수도권 지역에 대중교통 무료운행을 연간 15일 실시한다고 가정했을 때 소요예산이 연 1000억원을 넘어서고 이 중 경기도는 367억 원에 달하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정책”이라고 밝혔다. 김영성 한국외대 대기환경관리과 교수는 “전체 차량 통행을 줄이려는 시도는 맞는 방향이지만 서울 단독으론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수도권 지자체와의 연계,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국가적 대응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상·임선영·이태윤 기자, 수원 =최모란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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