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하이트진로, 오너 측이 1캔당 2원 ‘통행세’ 82억 받게 지원

유리 용기와 맥주용 캔 제조업체인 삼광글라스는 2008년 4월 공급처인 하이트진로로부터 이상한 요구를 받았다. 앞으로 자사가 아니라 자회사인 서영이앤티에 맥주 캔을 공급하라는 요구였다. 하이트진로는 서영이앤티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총수2세 회사에 맥주 캔 납품 혜택
공정위, 경영진·법인 검찰에 고발
3개 사에 과징금도 107억 부과
하이트진로 측 “이미 해소된 일”

이렇게 되면 납품단가가 캔당 2원 정도 비싸지게 되지만 하이트진로는 개의치 않았다. 바로 그 2원의 ‘통행세’를 ‘총수 2세’의 소유인 서영이앤티가 챙기도록 하는 게 하이트진로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하이트진로와 서영이앤티, 삼광글라스에 모두 10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경영진과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고발 대상 경영진은 박태영 하이트진로 경영전략본부장(부사장)과 김인규 사장, 김창규 상무다. 박 부사장의 아버지이자 그룹 총수인 박문덕 회장은 증거 부족으로 고발 대상에서 빠졌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생맥주 기기 납품 업체인 서영이앤티를 박 부사장이 인수한 직후부터 부당 지원을 시작했다. 삼광글라스로부터 개당 100원 정도에 직접 공급받던 캔을 서영이앤티를 통해 102원 정도에 우회 공급받았다. 2012년 말까지 이런 루트를 통해 연평균 4억6000개씩의 캔이 공급됐고, 그때마다 개당 2원씩의 통행세가 꼬박꼬박 서영이앤티에 떨어졌다. 2007년 142억원이던 서영이앤티의 매출 규모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855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에 맥주 캔 우회 거래를 통해 발생한 이익(56억2000만원)은 이 업체 당기순이익의 49.8%에 달했다.
 
2013년부터는 통행세 대상을 캔의 원재료인 알루미늄 코일로 바꾼 뒤 본사를 공급 루트에서 뺐다. 삼광글라스와 알루미늄 코일 납품업체 사이에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는 방식이었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빈 캔 거래는 계열사 간 거래이기 때문에 적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방식을 변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서도 서영이앤티는 1년 1개월간 590억원의 매출액, 8억5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4년 9월부터는 삼광글라스와 납품 업체 간 밀폐 용기 뚜껑 거래 과정에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었다. 지난해 9월까지 이를 통해 서영이앤티는 323억원의 매출액, 18억6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공정위는 삼광글라스가 캔 사업 부문 매출액의 70%를 하이트진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하이트진로의 요구를 모두 수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4년 2월 서영이앤티가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 주식을 전산용품 납품업체인 키미데이타에 고가 매각할 수 있도록 우회 지원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매각 이후 서해인사이트의 생맥주 기기 애프터서비스 업무위탁비를 대폭 인상해주는 등 우회 지원해 정상 가치(14억원)보다 11억원 비싸게 팔았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박 부사장 등의 관여 사실을 숨기기 위해 서해인사이트 주식 고가매각 관련 서류에서 결재란 등을 고의로 삭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봉삼 국장은 “하이트진로는 직거래가 관행이던 빈 캔 등 거래에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어 공정거래 질서를 어지럽혔다”며 “서영이앤티가 밀폐 용기 뚜껑 시장 등 중소기업 시장에 침투하는 바람에 공정 경쟁 기반이 심각하게 훼손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측은 “공정위 지적 내용은 이미 해소된 사항인데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 향후 행정 소송 등을 통해 성실히 소명하고 의혹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진석·하남현 기자 kailas@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