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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위반한 영세업자 명단공개해 신불자 만든다

최저임금 위반사업주 명단공개, 신용제재…소상공인 "경제적 사형선고"
 
정부가 최저임금을 위반한 사업주의 명단을 일반에 공개하고, 신용제재까지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비롯한 업계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이은 사실상의 경제적 사형선고"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15일 밝혔다. 고용부는 "사업주가 최저임금을 반드시 준수하도록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댔다.
[최저임금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김왕 근로기준정책관은 "임금은 근로자가 생계를 유지하는 유일한 수단이므로 중대한 범죄"라며 "명단공개나 신용제재를 통해 임금체불을 가볍게 여기는 사업주가 산업현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는 얘기다.
이미 국회에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지불능력이다. 고용부가 지난해 하반기 6개월 동안 미용실, 주유소와 같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10명 중 8명이 최저임금을 위반하거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다. 80%가 범법자라는 얘기다. 고용부의 방침대로라면 이들은 명단 공개와 함께 신용불량자로 등재된다.
신용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낙인찍히면 대출 등 금융서비스에 제약을 받는다. 임대료나 인건비 등 운영상 어려움을 겪어도 대출로 충당할 수 없게 된다. 수중에 임대료와 같은 운영비를 충분히 충당할 수 있을 정도의 현금을 갖고 있어야 장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신용불량의 나락으로 떨어지면 다른 직장 구하기도 힘들다. 재기나 진로 수정의 문마저 닫힐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사실상 '경제적 사형선고를 내리는 셈'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서울 신월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업자는 "잠을 설치면서 한 달 꼬박 일해야 알바비 주고 나면 200만원 안팎의 돈을 손에 쥐는데 최저임금이 16.4%나 올라 어떻게 꾸려갈지 걱정이었다"며 "그런데 신용불량 낙인까지 새긴다면 어떻게 장사하냐"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80%를 범법자로 만들어 놓고 그들을 모두 공개 망신 주고, 신용제재까지 가하겠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라며 "우리 사회의 '을'인 영세 상공인의 기를 살리지는 못할망정 희망마저 꺾는 정책을 우후죽순 내놔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이날 고액 상습 체불사업주 199명의 명단을 일반에 공개하고, 326명에 대해 신용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이날 공개된 명단은 공공과 민간 취업알선기관에도 제공돼 구인활동이 제한된다. 성명과 상호, 주소, 사업자등록번호 등 각종 정보는 한국신용정보원에 제공돼 신용관리 대상자로 등재된다. 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중앙포토]

[중앙포토]

특이한 것은 명단 공개 대상에 오른 사업주의 사업장 규모가 30인 미만이 전체의 90.5%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신용제재 대상자도 30인 미만 사업장이 92.3%에 달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정부가 올해 3조원이 넘게 마련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대상이다. 이날 명단이 공개된 체불사업주는 3년간 평균 9912만원 체불해 1년에 3304만원 정도를 체불했다. 신용제재 대상자는 1년 평균 2610만원을 체불했다.
 
업종별로 명단 공개 대상자는  제조업(39.4%), 건설업(19.7%),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10.1%), 운수·창고 및 통신업(9.6%) 순이었다. 신용제재 대상자는 제조업(37.1%), 건설업(23.9%),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11%), 운수·창고 및 통신업(7.4%)을 하는 사람이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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