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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일의원연맹, 도쿄 한복판 ‘위안부 합의’ 충돌

송영길(左), 누카가(右). [연합뉴스]

송영길(左), 누카가(右). [연합뉴스]

“위안부 합의 문제는 당혹스럽다. 국가 대 국가의 약속은 착실히 이행하는 게 국제적인 상식이다.”
 
지난 11일 저녁 일본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위치한 제국호텔 중식당 ‘베이징’.
 
재일대한민국민단(민단) 신년 행사 참석차 도쿄를 찾은 한국의 국회의원단 앞에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73) 의원이 인사말을 시작하자마자 꺼낸 얘기다. 그는 자민당이 정권을 되찾은 직후인 2013년 1월부터 일한의원연맹(한일의원연맹의 일본측 명칭)회장직을 5년간 맡아온 지한파 의원이다.
 
한국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깊고, 온화한 성격으로 유명한 그였지만 한국의 국회의원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위안부 문제부터 꺼낸 것이다. 도쿄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누카가 의원의 인사말은 절반 이상이 위안부 관련 언급이었다고 한다.
 
그는 “주일 한국대사(이수훈 대사)에게서 사전에 설명을 들었을때엔 한국이 합의를 인정하고 이행하는 것으로 이해했는데, 지금 나오는 보도들을 보면 이해할 수가 없다. 역사 문제가 양국관계의 장애가 돼선 안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외교는 단독으로 하는 게 아니라 상호간에 하는 것이며, 서로의 국익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한다.
 
물론 “도쿄는 서울보다 따뜻하다. 여러분들을 따뜻하게 환영하고 싶다” “양국 국민이 더 많이 왕래할 수 있도록 하자”며 훈훈한 말로 마무리하긴 했지만 그의 인삿말은 평소의 ‘누카가 스타일’과는 달리 가시가 많이 돋아있었다.
 
누카가 의원의 인사말이 끝난 뒤 답사엔 나선 건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었다. 그는 “위안부 합의는 불가피하게 조정될 수 밖에 없다”며 시종 한국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나도 변호사 출신이지만, (변론을 할때) 피해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을 경우엔 변호사가 해임되기도 한다”, “지난 합의엔 피해자의 입장이나 국민들의 뜻이 반영돼 있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까지 거론했다고 한다. 송 의원은 12일 도쿄 시내의 식당에서 열린 민단 신년행사에서도 위안부 합의 문제를 또 언급했다.
 
결국 위안부 합의를 둘러싸고 한일의원연맹의 리더급 인사들이 도쿄 한복판에서 일합을 겨룬 셈이다. 과거엔 한일 양국간에 갈등요인이 불거졌다 하더라도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들끼리는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거나,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서로에게 할 말을 다하는 모양새였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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