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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높을 때 성과 내자’ … 검·경·국정원 개편 밀어붙이기

청와대가 14일 권력기관 개편을 올해의 핵심 국정 과제로 선언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권력기관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반헌법적 국정 농단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악순환을 끊겠다”고 밝혔다. 조 수석이 밝힌 권력기관 개혁안은 국가정보원과 검찰의 핵심 수사권을 없애고 경찰이 이를 대신한다는 게 골자다. 지금까지 막강한 음지의 권력 국정원, 최고의 수사 권력 검찰, 일선 현장의 수사기관 경찰이라는 3단계의 구도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대수술이다. 청와대는 국정 농단과 인권 침해 근절을 그 이유로 내걸었다.
 
조 수석은 “31년 전 오늘 스물두 살 청년 박종철이 물고문을 받고 죽임을 당했다”며 “검·경·안기부가 합심해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박종철군이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으로 사망했던 날이 1987년 오늘이다. 조 수석은 이어 “촛불시민 정신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박종철·이한열의 죽음, 2015년 백남기 농민의 죽음과 같이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소중한 생명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수석이 춘추관에서 공식 브리핑에 나선 것은 지난해 5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권위원회의 위상 제고를 지시했다고 밝힌 이후 처음이다. 조 수석은 도표까지 준비해 국정원·검찰·경찰의 개편 전후 조직 변화까지 설명했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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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조 수석의 브리핑에 대해 “국회 사법개혁특위가 구성됨에 따라 그간 단편적으로 나왔던 권력기관 개편안을 한꺼번에 국민에게 알리면서 앞으로 국회에도 이를 설명하겠다는 취지”라고 알렸다.
 
하지만 물밑에선 집권 2년차를 맞이해 국정 농단 파헤치기로 대표되는 ‘과거형 적폐 청산’으론 개혁성 부각이 더 이상 어려운 만큼 권력기관 개편이란 ‘미래형 적폐 청산’을 성과로 보여 줘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를 위해선 국정원법·형사소송법·감사원법·국회법 등 대대적인 법률 손질이 필요해 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조 수석도 “국회가 동의해야 권력기관 개혁이 이뤄진다”며 “이제부터는 국회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여론의 지지가 있을 때 이를 기반으로 권력기관 개편작업을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청와대는 여론의 지지가 받쳐 줄 때 성과를 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지금 여당의 지지율은 50%,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70%를 유지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한 지지 여론도 80%”라며 “야당이 공수처 등을 반대하는 것은 알지만 국민의 마음은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물론 야당 입장도 존중돼야 하지만 6월 지방선거 전까지 여야가 절충하고 타협하면 좋은 방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도 브리핑에서 국민 여론을 언급했다. 그는 “개혁 방안을 이뤄 낼 근본적인 힘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 지지와 관심 없이 권력기관 개혁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채병건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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