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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쓴소리 없었던 공개 경제장관회의

박진석 경제부 기자

박진석 경제부 기자

“최저임금 인상이 대통령 신년사에 첫 번째로 언급된 중요 사안이니 소회나 해야 할 일 등을 논의해볼까요.”
 
지난 11일 오전 10시 경제관계장관회의(경장) 자리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졌다. 모두발언 이외에는 철저히 비공개 원칙을 고수했던 경장이 한 시간 가까이나 공개로 진행됐다. 회의를 주재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안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이왕이면 공개로 진행하자”고 화답하면서다.
 
기자들의 기대감은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9명의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최저임금 인상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부작용에 대한 언론 지적에 대해 성토했기 때문이다.
 
“분배 정의와 사회통합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과제”(김영록 장관), “최소한의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 월 157만원은 최소한의 수준인 만큼 언론 등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최저임금 인상의 큰 혜택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돌아간다”(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가계소득의 70%가 임금에서 나오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은 소비 증대로 이어질 것”(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등의 유사한 발언이 줄을 이었다.
 
아쉬웠다. 당위론적인 수준의 발언들을 비공개 원칙을 깨면서까지 시시콜콜 알려야 했을까. 그것도 부족했던지 기재부는 이날 오후 장관들의 발언을 꼼꼼하게 수록한 별도의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더 아쉬웠던 건 이 날 회의에서 정책에 대한 쓴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지나치게 큰 인상 폭으로 인해 아파트 경비원 같은 약자들의 실직 등 후폭풍이 속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다양성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의 장관이라면 한, 두 명 정도는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보완책 마련을 얘기했어야 온당하지 않을까.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해서 “언론이 역지사지해야 한다”(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고 비판하는 장관은 과연 스스로 역지사지하고 있는 걸까.
 
박근혜 정부의 실패 원인으로 지목되는 게 다른 목소리를 수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최소한 이 날 경장 발언 내용만 놓고 보면 박근혜 정부와의 차별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앞으로 공개 경장을 한다면 보다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박진석 경제부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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