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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입찰 꼼짝마” 비리 콕 집는 학교급식 조달시스템

지난해 5월 식자재 납품업체 A사 사무실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직원들이 예고 없이 들이닥쳤다. 학교급식 납품 입찰을 따내려고 유령업체 여러 곳 명의로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에 중복 입찰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aT 측은 A사 내부 컴퓨터와 서류파일에서 위장 업체 명의의 공인인증서, 배송·계약 서류 등을 무더기로 찾아냈다. 가짜 명의로의 입찰에 함께 참여해 낙찰 확률을 높인 뒤, 낙찰 후엔 다른 업체에 납품을 의뢰하고 이익을 나눠 갖는 전형적 수법이었다.
 
학교급식 납품 비리는 곧 부실 식자재 공급으로 이어진다. A사의 경우도 이윤을 나눠 먹기 위해 원가를 최소화했다. 실제 식자재 마련에 쓴 비용이 정상 낙찰 업체의 절반 수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해영 aT 유통이사는 “지능형 입찰관제 시스템으로 점검한 결과 10곳이 비슷한 유형의 불공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1년간 eaT시스템 이용 제한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급식을 시행 중인 학교는 1만1698곳이다. 이 중 88%(1만305곳)의 학교가 eaT시스템을 이용해 식자재를 납품받는다. 과거에는 급식 납품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부정한 계약이 많았고, 학생이 먹는 식사의 질이 사회 문제가 됐다.
 
2010년 도입된 비대면 입찰·계약 시스템인 eaT는 사전심사를 거쳐 적정 자격을 보유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등록 신청업체 1만2797곳 중 68%가량인 8673곳만 참여 승인을 받았다.
 
물론 전자 입찰 시스템 도입으로 부정 관행이 다 뿌리뽑힌 건 아니다. A사처럼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한 불공정행위가 여전히 벌어진다. aT가 2016년 도입한 지능형 입찰관제시스템은 컴퓨터 고유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분석해 불공정행위 업체를 자동으로 분류해낸다.
 
aT는 올해부터 그동안 턱없이 부족했던 학교급식 현장 점검 인력을 보완·강화할 계획이다. 조 이사는 “다음달 사이버거래소 산하에 급식지원부를 별도 신설해 납품업체 관리를 체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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