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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자 1위’ 김병관 의원 “암호화폐 투자 매력 못느껴…거래소 폐쇄 너무 쉽게 말해”

암호화폐(가상화폐) 열풍과 정부의 강력한 규제 논의, 그에 따른 투자자의 반발로 온라인에선 뜨거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작가, 유 작가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명성을 얻었던 정재승 카이스트(KAIST) 물리학과 교수까지 논쟁에 끼어들었다. 사행성 짙은 투기로 보는 기성세대와 신기술에 대한 투자로 보는 젊은 세대 간의 시각차가 커, 세대 갈등 양상까지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직접 영입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직접 영입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중앙일보는 14일 정보기술(IT) 벤처 창업으로 자수성가한 김병관(45)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견을 들어봤다. 김 의원은 게임업체 넥슨 개발팀장을 시작으로 NHN게임스 대표이사, 웹젠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을 지낸 IT 전문가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직접 영입했다. 그는 지난해 3월 국회의원 재산공개에서 1678억8563만원을 신고해 전체 의원 300명 중 1위를 차지했다.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웹젠의 주식 943만주를 포함해 주식으로만 1417억8658만원(2016년 12월 31일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
 
김 의원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라는) 말을 너무 쉽게 했다”며 “거래소를 폐쇄하는 게 쉽지 않고, 거래소를 폐쇄하는 특별법안이 국회로 넘어오더라도 통과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마치 곧 폐쇄할 것처럼 말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 자체를 범죄시하고 금기시할 것까진 아니다”며 “문제는 비트코인, 가상화폐가 뭔지 모르고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암호화폐 가격이 계속 올라 '투자하면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슈화가 안 돼서 그렇지 일부 화폐는 가치가 0원이 된 게 있다”며 “폭락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와 정부가 적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암호화폐를 어떻게 평가할까. 
 
김 의원은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며 “(국회의원이라는) 공직자 신분 때문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투자해야 할 매력을 별로 못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주변에서 ‘(암호화폐에) 투자해도 되느냐’고 많이 물어본다. 투자를 하기에는 리스크(위험이)가 너무 크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게임을 마약이라고 하는 기사를 보고 정말 업계를 떠나고 싶다고 느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 암호화폐 열풍을 기성세대는 ‘바다 이야기’와 같은 사행성 도박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일부 우려스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일부 다단계와 연계돼서 운영되는 것도 있고 탈세, 불법자금 거래, 외환 송금 등 문제가 있다. 불법적인 문제를 잡아내야 하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거래 자체를 불법으로 봐서는 안 된다. 적절한 정도의 수위 조절은 필요하다. ‘바다 이야기’처럼 거래 자체를 불법으로 하는 건 맞지 않다.
 
유시민 작가는 “암호화폐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했고, 거기에 대해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반박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나.
‘바다 이야기’가 거기서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두 사람이 말하는 게 약간 포인트가 다르다. 유 작가의 경우 암호화폐가 투기판으로 변한 것을 경고한 것이고, 블록체인 자체에 대해선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정재승 교수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하나의 유기적인 결합체로 보고 (유 작가가) 그런 식으로 비판해선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것을 말한 것이라고 본다. 저는 둘 다 어느 정도 맞는 얘기라고 본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병관 의원 페이스북]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병관 의원 페이스북]

청와대와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
암호화폐가 버블인지에 대해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분명한 건 암호화폐가 기존의 화폐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암호화폐가) 화폐처럼 기능하는 건 불가능하다. (암호화폐 가치가)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가치가 0원이 될 수도 있다. 그 위험성에 대해선 많이 말을 안 한다. 정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또 한편으로는 거래소의 문제도 있다. 거래소 운영이 불법인 걸 떠나 거래소가 자동거래를 이용해 (시세를) 조작한다든지 하는 정황이 있었다. 큰 거래소가 거래량 폭주로 거래가 안 되는 일도 있었는데, 일반적인 금융거래소에서 사용자가 폭주한다고 거래가 안 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나. 이걸 그냥 방치하면 안 된다. 국민의 돈을 다루는 거래소이기 때문에 일본이나 미국 정도로 시스템을 통한 규제가 필요하다.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는 주식으로, 부동산으로 돈을 벌지 않느냐. 우리도 자구책이다. 일자리도 없고, 열심히 일해도 집을 마련할 수 없어서 신기술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투자 자체에 대해서 범죄시하고 금기시할 것까진 아니다. 문제는 위험성에 대해서 충분히 알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증권사 같은 경우 각 개인의 투자성향을 확인하고 위험상품에 대해선 투자를 못 하게 막는 등의 제도가 있다. 암호화폐에 대해선 투자자 보호 장치가 없다. 그런 장치를 마련한 뒤 거래를 하게 해야 한다. 20대와 30대 입장에서 보면 예전에 로또가 처음 나왔을 때 로또 광풍이 일었을 때와 비슷한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광풍은 사그라지지 않았나. 이것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본다. 계속 암호화폐 종류는 늘어나는 중이고,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광풍은 사그라들 것이다.
 
암호화폐에 실제 투자해 봤나. IT 분야 전문가인데 호기심이 생기지 않았나.
투자는 안 했다. 계속 보고는 있다. 돈을 벌려고 했으면, 돈 버는 것에 좀 더 관심이 있었으면 모르겠는데 지금 공직에 있는 상황이다. 원래 주식도 그렇고 암호화폐 같은 것에 투자하려면 ‘없어도 되는 돈’으로, ‘투자해서 잃어도 상관없는 돈’으로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만 개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여기에 몰빵(집중투자)하면 개인 생활이 사라진다. 24시간 거래도 가능하니까 더욱 그렇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투자해야 할 매력을 별로 못 느꼈다.
 
너무 리스키한(위험한) 상품이기 때문인가.
그렇다. 리스크가 크다. IMF 외환위기,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버블, 2008년 금융위기를 모두 경험하며 주식시장을 오랫동안 경험했던 사람들은 1~2년 동안 아주 높은 성과를 낸다고 해도 몇 년 안에 폭락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며 투자한다. 암호화폐 광풍이 걱정되는 것은 미래의 폭락 가능성에 대해 많은 사람이 아무런 대비 없이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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