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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은 차가 알아서, 탑승자는 영화 보며 문자 보내고 …

[IT는 지금]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GM은 12일 양산 가능 단계의 자율주행차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GM은 12일 양산 가능 단계의 자율주행차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8’에는 메르세데스-벤츠·포드·닛산·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대거 참가했다. 국내 업체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부스를 열었다. 2000년대 이후 자동차업계는 전자업계 못지 않게 CES에 활발하게 참가하고 있다. 자율주행을 비롯한 자동차 미래 주행 기술 관련 부스는 지난해 대비 23% 늘었다.
 

자율주행 전기차가 부른 공간 혁명
가솔린 엔진 있던 자리에 IT기기
이동하며 회사일 집안일 쉽게 처리
운전자 맥박 감지해 건강 체크도

자율주행차의 시발점은 구글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은 2010년 자율주행 자동차 7대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총 22만4000㎞를 무사고로 주행했다. 당시 자동차 업계는 큰 충격을 받았고, 잇따라 자율주행 기술에 뛰어들었다. 자율주행차는 자율주행 정도에 따라 수준이 나뉜다. 구글 이전에는 크루즈컨트롤 등의 1단계나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을 돕는 2단계(어드밴스드 운전자 보조 시스템, ADAS)에 머물고 있었다.
 
자동차 업체들이 자율주행시스템 개발에 뛰어들면서 2015년 CES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게 된다. 아우디 등은 자동차가 주행의 거의 모든 역할을 하고 필요시 운전자가 개입할 수 있는 3단계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어 테슬라는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을 하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적용했다. BMW는 2017년 하반기부터 자율주행차 40여 대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고, 컴퓨터 부품업체 엔비디아는 딥러닝 기반의 영상인식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내놓았다.
 
올 CES에서는 삼성전자가 마지막 4단계인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 ‘드라이브라인’을 선보였다. 자율주행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기술 전문 기업인 오로라와 함께 2021년 상용화를 목표로 4단계 자율주행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오로라는 구글 자율주행 기술 총책임자였던 크리스 엄슨과 테슬라 오토파일럿 총괄 스털링 앤더슨, 우버 인식기술 개발 담당 드류 배그넬 등이 설립한 기업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는 2030년 쯤이면 교통사고가 2015년보다 9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절감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은 1900억 달러에 달한다. 자율주행 기술은 자동차 공유(카셰어링)와 자율주행 택시의 도입을 더욱 가속화해 자동차 소유를 줄여주고, 그에 따라 주차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돕는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요금이 저렴해지고 원하는 위치로 부를 수 있는 자율주행 택시를 활용해 90만대인 자가용차 가운데 30만대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이같은 효과는 자율주행차의 부가적 가치에 불과하다. 자율주행차의 가장 큰 역할은 자동차가 편의공간으로 바뀌는 것이다. 다임러의 디터 제체 회장은 2015년 “미래에는 자동차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생활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가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을 합성해 만든 인포테인먼트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새로운 편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최근 인포테인먼트는 ‘차량용’이라는 말을 생략한 것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이 핵심을 이룬다.
 
 
뇌파 해독해 자동차 조종하는 기술도
현대차가 CES에서 선보인 차세대 수소 전기차 ‘넥쏘’.

현대차가 CES에서 선보인 차세대 수소 전기차 ‘넥쏘’.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인포테인먼트 시장 규모는 2022년 40조원에 달한다. 2016년부터 연 평균 13.3% 성장한 전망이다. 자동차업체가 CES에 처음 참여한 2005년 당시만 해도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초라했다. 내비게이션에 음악과 동영상을 재생하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포테인먼트는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처럼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자동차에 적용하면서 자동차가 네트워크에 열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운전하면서 즐길 수 없다는 결정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시속 90㎞로 운행하는 중에 5초만 눈을 떼도 360m가 지나가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하다.
 
자율주행차는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게 해 준다. 자동차가 스스로 운행하면, 운전자는 편안하게 여유를 갖고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벤츠는 2014년 구글의 온도조절기와 연계해 차 안에서 집 온도를 조정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2015년 벤츠가 내놓은 콘셉트카 F015는 인포테인먼트의 완성본을 보여준다. 차량 내에 터치스크린을 곳곳에 설치해 탑승객이 어느 자리에서나 편리하게 자동차를 조작할 수 있고, 탑승자들이 마주 앉아 차 안에서 회의도 할 수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7월 지멘스의 냉장고와 연동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운전자가 차 안에서 냉장고 내용물을 확인하고, 아마존을 통해 부족한 물품을 주문할 수 있게 해준다.
 
인포테인먼트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쉽고 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돕는 인터페이스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음성인식 인공지능(AI)은 차량 내의 조작을 간편하게 할 전망이다. 이번 CES에서 현대자동차는 대화형 음성인식 AI 기술을 선보였다. 운전자의 맥박이 빨라지면 “괜찮아요”라는 질문을 하는 식이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신차에서부터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도 차량에 적용할 대화형 음성인식을 공개했다. 일본 자동차업체 닛산은 한발 더 나아가 뇌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B2V(Brain to Vehicle)’ 기술을 내놓았다. 운전자의 뇌파를 해독해 자동차가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아야겠다고 생각하면, B2V는 운전자가 실제로 행동할 때보다 0.5~2초 정도 더 빨리 브레이크를 건다.
 
 
휘발유 차보다 부품 80% 줄어
도요타가 제시한 ‘콘셉트 아이’. [사진 GM·현대차, UPI=연합뉴스]

도요타가 제시한 ‘콘셉트 아이’. [사진 GM·현대차, UPI=연합뉴스]

자율주행 시스템이 인포테인먼트 기술의 발전을 선도하는 소프트웨어적인 기반이라면 전기차는 하드웨어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물리적 제약을 없앴다면, 전기차는 인포테인먼트 발전의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물론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설치하고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는 공간과 편리성 측면에서 전기차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궁합이 잘 맞는다. 무엇보다도 전기차는 동력 게통에 들어가는 부품 수가 내연기관보다 훨씬 적다. LG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휘발유 엔진보다 최대 80%를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의 자동차 구조를 보면 휘발유나 경유를 쓰는 내연기관이 차 앞의 커다란 공간을 차지한다. 차 아래에 들어가는 변속기가 차지하는 공간도 만만치 않다. 반면 전기차를 굴리기 위한 모터는 크기다 작은데다 변속기도 필요가 없거나 훨씬 구조가 간단하다. 테슬라는 차량 전면의 엔진 공간을 트렁크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첨단 IT 기기들을 전방 측면에 탑재하고 전면 유리창에 영상 디스플레이를 설치하면 자동차는 움직이는 영화관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전기차가 제공하는 넓은 실내 공간은 운전자를 더욱 편안하게 해 준다. 폭스바겐의 아이디크로즈는 중형차임에도 실내공간은 대형차 이상으로 넓다. 린스피드에서 선보인 오아시스는 배터리와 모터를 차량 하부에 배치해 탑승객이 누울 수 있는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이 뿐 아니라 전기차의 모터 소음은 엔진보다 훨씬 적다. 차량 밖의 보행자에게 차량이 접근하고 있다고 알려주거나 운전자에게 자동차가 빠르게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스피커로 엔진 소리를 틀어줘야 할 정도다.
 
최근들어 자동차 산업만큼 기술 진보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머지 않아 거실에서만큼이나 편안하고 사무실만큼이나 편리한 제3의 생활공간으로 변화된 자동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유성민 IT칼럼니스트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및 보안솔루션 전문가. 전기차, 스마트시티 사업 분야를 거쳐 현재 보안 솔루션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저서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위협』과 『미래전쟁』 등의 역서를 냈다. http://blog.naver.com/dracon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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