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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헌안 제출 바람직 안 해 … 여야, 개헌시기부터 합의해야

사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회가 3월까지 개헌안을 발의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직접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6·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면서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사그라들 듯했던 개헌 논의가 되살아났다.
 
현행의 1987년 헌법을 손봐야 한다는 데엔 폭넓은 공감대가 있다.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집권 1년 차에 개헌 의지를 밝혔다는 건 환영할 만하다. 그만큼 의지가 있다는 의미여서다. 이번 발언이 개헌특위를 공전시켜온 여야에 적절한 ‘넛지’(옆구리 찌르기)가 되리라고 본다. 또 장차 정부 논의가 정치권에 자극과 압박이 될 것이다.
 
다만 “정부가 직접 나서겠다”는 것이 정부 주도의 개헌안 마련이나 대통령 발의로까지 이어져선 곤란하다고 본다. 개헌안이 공고되면 60일 이내에 국회에서 의결이 이뤄져야 한다. 현실에선 그러나 집권세력만으론 국회 관문을 넘어설 수 없다. 개헌안 의결을 위해선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자유한국당(117명)이 반대하는 한 불가능한 일이어서다. 이런 정치 구도임에도 청와대와 정부가 독자 개헌안을 내놓는다면 의도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야권에선 “지방선거에서 야당을 반개헌 세력으로 몰아가려는 것”이라고 본다. 여권에서도 “대통령이 발의하면 곧 정쟁”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따라서 청와대는 개헌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
 
대신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막중하다. 이달 29~30일께 의원총회를 열어 자체 개헌안을 확정키로 했다니 반갑다. 개헌 비토권을 가진 한국당도 이참에 개헌 논의에 소극적이란 이미지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당초 개헌에 적극적이었던 한국당이었다.
 
개헌은 지난한 과정이다. 개헌해야 한다는 총론엔 공감해도 각론엔 이견이 많아서다. 권력구조만 하더라도 제왕적 대통령제는 불가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하나 대안에 대해선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4년 중임제를 선호하고, 국회에선 대통령제와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이원집정부제가 경합 중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은 대통령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쟁점에 대해 합의한 후 개헌하자는 건 개헌하지 말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문 대통령의 “기본권·지방분권 등 최소 분모를 찾아내되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 합의를 이뤄낼 수 없다면 다음으로 미루는 방안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조언은 유념할 만하다. 이미 국민 사이에선 30년 전 헌법이다 보니 시대상을 반영 못한다는 호소가 이어져 왔다.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의 정보를 보호받을 기본권조차 명문화되지 않은 ‘아날로그 헌법’으로 불리는 게 그 예다. 정치참여권·생명권·안전권에 대한 요구도 크다.
 
여야는 일단 지방선거를 목표로 협상에 나서 합의가 이뤄진 부분만이라도 개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일 늦어진다면 ‘언제까지 개헌하겠다’는 합의라도 끌어내야 한다. 한국당이 “6월 지방선거 대신 12월 처리하자”고 한 만큼 ‘연대 개헌’도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일각에선 지방선거와 별개로 국민투표를 치를 경우 12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신고리 원전 5, 6호기 공사 재개 여부를 둔 공론화 과정에서 공사 중단에 따른 비용까지 포함하면 1000억원이 넘게 들었다. 여야 합의로 개헌안을 처리할 수 있다면 1200억원은 과한 비용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못지않게 헌법 수정 절차가 까다로운 미국도 시대상을 반영해 ▶여성 참정권(1920년) ▶미국 의회의 회기와 대통령 임기 상속 규정(1933년) ▶대통령의 당선 횟수를 2기로 제한(1951년) ▶18세 이상 선거권 부여(1971년) 등을 추가해왔다. 우리도 개헌 경험을 축적해갈 때가 됐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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