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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거래자의 4%가 발행량 97% 보유, 거래·결제 수단 아닌 ‘귀중 자산’에 가까워

“고액 자산가들은 암호화폐에 관심이 크지 않다.”
 

국내 부자들, 암호화폐 투자 외면
금융자산 1~3% 정도는 투자할 만
블록체인·암호화폐 분리해 봐야

김인응 우리은행 테헤란로 금융센터장은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자산을 불리는 것보다 지키는 것을 중시하는 부자들은 자신이 잘 알지 못하거나 이해되지 않는 시장 또는 자산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반면 20·30대 젊은 층이 암호화폐를 투자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앱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비트코인 관련 앱 사용자는 30대가 32.7%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20대 24%, 40대 21%다. 50대 이상은 15%에 그쳤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취업난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큰 젊은 층은 성장의 과실을 누린 기성 세대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며 “이들이 일생에 단 한번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 암울한 현실의 탈출구로 비트코인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점차 주식·부동산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으로 목돈을 벌긴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투자 수익률이 큰 암호화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기술에 비해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고 우려한다. 이달 11일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1750만원까지 급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틀 만에 2000만원 선을 회복했다. 증시에 상장된 암호화폐 관련 주식들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는 3개월 새 주가가 1346% 뛰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 열풍은 1630년대 네덜란드를 휩쓴 튤립 버블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당시 튤립 가격은 한 달 만에 50배 가까이 치솟았다가 튤립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면서 순식간에 수천분의 1까지 폭락했다. 이 센터장은 “비트코인도 군중 심리로 투자자가 몰리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에 자금 유입이 끊어지면 한순간에 거품이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분리해 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은 “암호화폐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은 응용 여지가 많지만 암호화폐가 기존 화폐를 대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11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전체 거래자의 4%가 발행량의 97%를 보유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거래나 결제의 수단이 아니라 ‘귀중 자산(precious asset)’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에 투자하더라도 소액 여유자금에 그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주변의 젊은 후배들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측면에서 전체 금융자산의 1% 정도를 투자하고 공격적인 성향이라도 3%를 넘기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황모 PB도 “직접 돈을 굴려보면 시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지만 손실이 나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여유자금으로 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PB는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기대 수익에 비해 위험도가 너무 높아 투자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외에서도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CNBC는 신용대출 조사업체 렌드EDU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18%가 신용카드로 비트코인을 샀으며 이 가운데 20%가 잔액 부족으로 파산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CNBC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급등락에 따른 스트레스를 방지하기 위해 ▶가격에서 눈을 뗄 것 ▶사서 몇 년 동안 보유할 것 ▶손실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만 투자할 것 등을 제안했다.
 
에델만금융서비스의 창립자 겸 대표인 릭 에델만은 “10년 전 구매한 비트코인을 아직 보유하면서 1달러에서 1000달러로, 200달러에서 1만6000달러로 치솟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며 “급등락을 견디기 어렵다면 아예 처음부터 투자를 포기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그는 “밤새 잠을 설치기보다 남아 있는 인생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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