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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평창청구서’ 준비? 핵·미사일 연구기관 찾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국가과학원을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12일 전했다. 국가과학원은 우리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같은 곳이다. 특히 핵과 미사일 분야의 기술과 재료를 연구하고 이를 국방과학원(국방과학연구소 격)과도 공유한다.
 
당국이 주목하는 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10일) 다음날이자 남북 고위급회담(9일) 이틀 뒤 그가 국가과학원을 찾았다는 점이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의 현지지도는 다음날 언론에 공개한다는 점에서 11일 국가과학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문 대통령이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은 타협할 수 없는 것’이라는 언급에 ‘자신들은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과 동시에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자 김정은은 강한 대북제재가 지속되거나 남북관계가 개선되더라도 핵과 미사일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평양시 북동쪽 외곽의 평남 평성시에 위치한 국가과학원 인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공장으로 추정되는 시설들도 있다. 그래서 김정은이 국가과학원을 현지지도하면서 미사일 개발이나 발사 준비 상황을 챙겨 봤을 수도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는 11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내내 풍계리 핵실험장 서쪽 갱도 입구 주변에서 광차와 인력들이 목격됐고, 파낸 흙을 쌓아둔 흙더미가 현저하게 늘었다”며 “굴착 활동의 속도를 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과 별개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활동은 진행형인 셈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조만간 열릴 남북 군사 당국 회담 등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장 북한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북남 관계가 제대로 개선되자면 미국이 남조선에서 벌려놓은 합동군사연습을 연기할 것이 아니라 완전히 중지하여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북한 노동신문도 전날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조선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를 바란다면 외세와 함께 동족을 반대해 벌이는 온갖 군사적 행동부터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했었다.
 
북한이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고리로 북한 식당 여종업원 송환 문제도 청구서로 내밀 가능성이 있다.
 
◆정부, 북에 15일 평창 회담 제의=정부는 12일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을 15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자고 제의했다.
 
정용수·전수진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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