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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선영의 IT월드] 넘어지면 터지는 ‘엉덩이 에어백’ 어르신 위한 GPS 운동화 …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 2018 히트상품
지난 9~12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18’에서는 참신한 기능과 디자인으로 경쟁한 제품들이 호평을 받았다. 축구장 33개를 합친 것보다도 더 큰 24만㎡ 규모의 거대한 행사장에는 글로벌 IT 기업들 외에도 크고 작은 기업들의 아이디어 상품들로 넘쳐났다.
 
각종 IT 기술을 접목한 헬스케어 제품들은 최근 몇 년 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최신 가전제품들이 행사장을 채우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평균 수명의 증가라는 사회 현상이 IT업계의 개발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특히 합리적 가격에 미려한 디자인까지 갖춘 헬스케어 제품들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프랑스 스타트업 ‘이 본’은 노인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특수 운동화를 선보였다. 얼핏 평범한 분홍색 운동화로 보이지만 내부에 압력과 중력을 측정하는 센서·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센서를 장착했다. 고령자가 이 신을 신고 걸어가다 넘어지는 등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가족이나 친구에게 바로 알림이 간다. 신발 가격은 150달러(약 16만원)지만 알람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매달 20달러(약 2만1000원)씩 내야 한다.
 
9일(현지시간)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18 개막 무대에 선 ‘헬리트’의 움직이는 에어백 ‘힙에어’. [AF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18 개막 무대에 선 ‘헬리트’의 움직이는 에어백 ‘힙에어’. [AFP=연합뉴스]

또 다른 프랑스 스타트업 ‘헬리트’는 움직이는 에어백인 ‘힙에어’를 내놨다. 속도와 중력을 측정하는 센서가 달린 이 제품은 낙하 동작이 감지되는 순간 0.08초 이내에 벨트 속 에어백이 팽창한다. 경미한 낙상 사고로도 크게 다치는 노인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 부모들을 위한 육아 아이템도 인기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두고 있는 ‘코쿤 캠’이라는 회사는 골프채 모양의 카메라 ‘코쿤 캠’으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곤충의 고치를 뜻하는 ‘코쿤’이라는 제품 이름처럼 신생아의 움직임과 호흡을 상시 관찰해 부모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부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 아기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아마존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150 달러(약 16만원)에 판매되는 이 제품은 집이 넓은 미국에서 특히 유용하다. 외부 접촉에 민감한 아기를 직접 장치를 부착하거나 전자파에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내 몸 지켜주는 헬스케어 스마트 기기
로레알 ‘UV 센서’

로레알 ‘UV 센서’

미라케어의 ‘미라 퍼틸리티’
기기로 간단히 호르몬 상태, 임신 가능성 측정
뉴트로지나의 피부 진단기
스마트폰에 렌즈 장착해 내 피부 상태 측정
로레알 ‘UV 센서’
손톱만한 크기 스티커로 자외선 노출 정도 알려줘
신생아 전용 카메라 ‘코쿤캠’
아기 움직임 실시간 관찰해 수면량·건강 측정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타트업 미라케어가 내놓은 ‘미라 퍼틸리티’는 소변만으로 여성의 호르몬 변화를 측정해 배란 확률 등을 알려준다. 2.6인치 액정이 달린 기기가 소변을 분석해 스마트폰으로 결과를 알려준다. 이와 관련한 전문적인 데이터를 기계가 계속 학습해 정보의 정확성을 갈수록 높여가는 것이 특징이다.
 
고가의 화장품을 사야만 받을 수 있었던 피부 상태 검사를 집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제품도 나왔다. 존슨앤드존슨이 CES 행사장에서 처음 공개한 피부 진단기 ‘스킨360’은 스마트폰에 특수 렌즈를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에서만 쓸 수 있는데 주름과 수분량, 모공 크기를 알려준다. 검사 결과는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16년에 파스 모양의 ‘UV 패치’를 내놓았던 로레알은 2년 만에 크기를 더 많이 줄인 특수 스티커로 주목을 받았다. ‘UV 센서’는 손톱에 작은 스티커 모양의 칩을 붙이면 내가 현재 자외선에 얼마만큼 노출되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NFC(근거리무선통신) 칩이 달려있어서 자외선 노출도를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전송해준다. 알록달록한 디자인 덕분에 얼핏 보면 네일아트 액세서리처럼 보이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CES 전시장에서 쉴새 없이 움직이는 실용적인 로봇들도 ‘신 스틸러’(독특한 개성으로 주연 이상 주목을 받는 조연)였다.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팔다리를 움직이거나 명령어를 잘 알아듣는 것 만으로는 이제 더는 주목을 받을 수 없다. 얼마나 요긴한 기능을 많이 가졌는지, 인간의 역할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용도에 맞는 딱 맞는 맞춤형 로봇들
블루 프로그 로보틱스 ‘버디’

블루 프로그 로보틱스 ‘버디’

블루 프로그 로보틱스 ‘버디’
화상통화·게임·스케줄러 등
여러 기능으로 ‘반려 로봇’ 역할
소니 ‘아이보’
코 안에 달린 카메라가 사람 인식해 각기 다르게 반응
LG전자 로봇
서빙 로봇, 포터 로봇, 쇼핑 카트 로봇 등 3종 출시
 
 
소니의 반려 로봇 ‘아이보’는 최고령 로봇 강아지다. 1999년 처음 나왔던 아이보는 소니의 경영 부진으로 2006년 단종됐다가 지난해 약 10년 만에 부활했다. 당시 소니가 아이보를 단종시키고 수리 서비스도 중단하자 아이보 주인들은 “고장 난 아이보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장례식을 치르기도 했다.
 
소니의 영상·음향·로보틱스 기술력을 집대성해서 새로 만든 아이보는 주인의 대화에 반응하며 꼬리를 흔들고 애교를 부린다. 코 안에 카메라가 달려있어서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보인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CES에서 아이보를 직접 불러서 데리고 나왔다.
 
소니는 아이보를 이달부터 일본에서 19만8000엔(약 190만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프랑스 로봇 회사 블루 프로그가 만든 ‘버디’는 집사 역할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빈집을 지키고 정해진 시간에 주인을 깨운다. 요리법도 알려주고 아이들과 게임을 하며 놀아주기도 한다. 가격은 미정이다.
 
LG전자가 선보인 서빙용·운반용·쇼핑 카트 로봇 3종도 주목을 받았다. [LG전자]

LG전자가 선보인 서빙용·운반용·쇼핑 카트 로봇 3종도 주목을 받았다. [LG전자]

지난해 안내와 청소 기능을 갖춘 로봇을 선보였던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서빙용 로봇, 운반용 로봇, 쇼핑 카트 로봇 등을 선보였다.
 
서빙 로봇은 밖으로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선반이 로봇 몸체에 내장되어 있다. 호텔이나 공항 라운지에서 24시간 돌아다니며 손님들에게 서빙할 수 있다. 손님 대신 짐을 들어주는 운반용 로봇은 호텔에서 ‘벨보이’ 역할을 대신해준다.
 
쇼핑 카트 로봇은 카트에 담긴 물품 목록과 가격을 마트에 자동으로 보내 결제 과정을 생략시켜 준다. 최근 유통 업계에서 불고 있는 무인화 바람에는 로봇 도입이 필수불가결하다.
 
키튼플래닛의 ‘브러쉬몬스터’는 증강현실(AR) 기술로 양치질 방법을 교정한다. [사진 키튼플래닛]

키튼플래닛의 ‘브러쉬몬스터’는 증강현실(AR) 기술로 양치질 방법을 교정한다. [사진 키튼플래닛]

눈길 끈 ‘코리아 스타트업’
룩시드랩스의 ‘룩시드VR’

룩시드랩스의 ‘룩시드VR’

룩시드랩스의 ‘룩시드VR’
가상현실(VR) 헤드셋이 뇌파·시선·동공 정보 등 측정해 감정 분석. 
CES2018 VR 분야 ‘최고 혁신상’ 수상
키튼플래닛의 ‘브러쉬몬스터’
센서 달린 IoT칫솔로 아이들 양치질 습관 교정
증강현실(AR) 기능 통해 양치질 하는 모습 실시간 보여줘
이놈들연구소의 ‘시그널’
스마트 시계줄로 손가락만 귀에 대면 통화 가능
‘이놈들연구소’의 스마트밴드 ‘시그널’. [삼성전자]

‘이놈들연구소’의 스마트밴드 ‘시그널’. [삼성전자]

‘한국산’ 스타트업들도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로 출발한 ‘이놈들연구소’는 스마트 시곗줄 ‘시그널’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골전도 기술을 이용해서 손가락을 귀에 대기만 하면 통화할 수 있다. 삼성 갤럭시 기어, 애플 워치 등 스마트 시계 뿐만 아니라 일반 시계에도 연결해 착용할 수 있다. 시그널은 사용자의 손을 매질로 해 진동으로 소리를 전달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주변 사람에게 통화 내용이 들릴 걱정 없이 간편하게 통화를 즐길 수 있다.
 
키튼플래닛의 ‘브러쉬몬스터’는 사물인터넷(IoT) 칫솔이다. 양치하기 싫어하는 어린이들이 타깃 고객이다. 스마트폰 앱을 켜면 화면은 스마트폰은 양치 방법을 알려주는 마법 거울로 변한다. 증강현실(AR) 기능을 활용한 것이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나타나는 칫솔 모양을 따라서 양치를 한다.
 
룩시드랩스의 ‘룩시드VR’은 신생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CES 2018 가상현실(VR) 분야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룩시드VR은 헤드셋을 장착하면 사용자의 뇌파·시선·동공 정보 등을 측정해 스트레스와 선호도, 감정까지 분석할 수 있다. 다음 달 1일부터 선주문을 받을 예정이다.
 
[S BOX] CES 인기 스타 젠슨 황, 각국 CEO 면담 줄이어
젠슨 황

젠슨 황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18 개막 하루 전날인 8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내 한 고급 호텔 지하 1층에는 LG 계열사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LG는 일찌감치 이 호텔 지하 한쪽을 빌려 다른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고 전략을 짜는 회의실로 쓰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CES가 전 세계 난다 긴다 하는 기업들이 다 모이는 곳인 만큼 사업 기회를 타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 호텔 인근에서는 기아자동차·모건 스탠리 등의 관계자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드는 미국 엔비디아의 젠슨 황(사진)은 CES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CEO’ 중 한 명이었다.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사업에 꼭 필요한 부품을 만드는 곳인 만큼 파트너십을 맺고 싶어 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과 만난 황은 CES 기간 중 전시장과 미팅 장소를 수차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는 이번 CES에서 미국 통신사 AT&T와 계약을 맺고 미국 시장 진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계약에 긍정적이던 AT&T가 돌연 태도를 바꾸며 취소했다. “미 정부가 보안 이유로 중국 기업을 배척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하선영 라스베이거스=산업부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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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