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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남북대결이 끝난 뒤 양팀 선수들이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당시 한국이 3-0 완승을 거뒀다. 강릉=임현동 기자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남북대결이 끝난 뒤 양팀 선수들이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당시 한국이 3-0 완승을 거뒀다. 강릉=임현동 기자

 
북한이 2018 평창 겨울 올림픽에 대규모 방문단을 파견하기로 한 가운데,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문제가 수면 위로 다시 등장했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12일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과 개회식 공동 입장 등을 포함해 북한에 여러가지 제안을 해놓았다"고 말했다. 당시 정부는 고위급 회담이 끝난 뒤 3개항의 공동 보도문을 발표했지만, 단일팀 구성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올림픽 전문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이 11일 "오는 20일에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남북 올림픽위원회 및 평창조직위원회 4자 회담에서 회의 안건 중 하나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논의된다. 북한 선수 3~8명이 한국팀에 합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안이 최종 합의에 이를 경우 지난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이어 27년 만에 세 번째 남북단일팀이 출범한다.  
 
남북단일팀이 현실화된다면 남북해빙무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쪽도 있다. 전 세계에 평화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대회 흥행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이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남북대결에서 북한을 꺾었다. 1피리어드에서 박예은의 선제골이 터지자 어깨동무를 하고 기뻐하는 한국선수들(오른쪽). 북한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강릉=임현동 기자]

한국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이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남북대결에서 북한을 꺾었다. 1피리어드에서 박예은의 선제골이 터지자 어깨동무를 하고 기뻐하는 한국선수들(오른쪽). 북한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강릉=임현동 기자]

 
하지만 단일팀 구성까지는 해결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한국(세계 22위)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하는 반면, 북한(25위)은 출전권이 없다. 최종엔트리는 23명인데 만약 북한 선수 3~8명이 가세할 경우 오히려 한국 선수가 탈락하는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은 길게는 10년 이상 실업팀 하나 없는 상황에서 하루 6만원의 국가대표 수당만 받으며 올림픽을 준비했다.
 
지난해 4월6일 강릉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 경기 모습. 강릉=임현동 기자

지난해 4월6일 강릉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 경기 모습. 강릉=임현동 기자

 
IOC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이 올림픽 참가국 동의를 얻어 한국 선수 23명 모두를 보장하고, 북한 선수북한 선수를 추가하는 '23+α' 안을 내놓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 나서는 게임엔트리는 22명뿐이다. 우리 선수 중 뛰지 못하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

 
여자 아이스 하키팀을 이끌고 있는 캐나다 출신 새러 머리 감독. [중앙포토]

여자 아이스 하키팀을 이끌고 있는 캐나다 출신 새러 머리 감독. [중앙포토]

 
격렬한 아이스하키는 체력 소모가 커 골리를 제외한 5명이 번갈아가며 50초 정도 뛰고 교체된다. 대회를 20여일 앞두고 남북 선수들 간 호흡 문제도 미지수다. 새러 머리(30·캐나다) 한국 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지도 논의할 문제다. 머리 감독이 게임엔트리에 북한 선수를 포함하지 않을 땐 되레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정부나 국가정보원에서 엔트리를 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해 6월28일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캐나다 출신 세라 머리 감독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해 6월28일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캐나다 출신 세라 머리 감독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가장 큰 문제는 정작 당사자인 우리 선수들은 공식 채널 통해 어떤 입장도 전달 못 받았다는 점이다. 이날 미국 미네소타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한수진은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전지훈련에서 막 도착해서 처음 듣는 이야기다. 적게는 5년 많게는10년이상 평창올림픽만 바라보고 운동해온 선수들의 노력이 헛되어 지는것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국제아이스하키연맹 여자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북한 선수들이 4월 9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해 4월 국제아이스하키연맹 여자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북한 선수들이 4월 9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언급했지만 강한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당시 중앙일보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단일팀 구성에 반대한다’는 쪽이 95%(1649명 중 1562명)였다. '빙판 위 작은 통일'은 의미 있는 일이고, 현재 IOC의 의지와 분위기를 고려하면 단일팀을 무조건 반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여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북대결을 펼친 북한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빨간 유니폼). [중앙포토]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여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북대결을 펼친 북한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빨간 유니폼). [중앙포토]

 
익명을 요청한 한 아이스하키 관계자는 "자칫 '정치쇼'에 우리 선수들이 피해를 보는 역차별은 막아야 한다. 단일팀이 구성될 경우 주체는 정치인이 아니라 선수들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에서 남북단일팀으로 참가했던 현정화 렛츠런 감독도 "무조건 이렇게 하라는 식의 단일팀은 안 된다. 선수들과 충분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역사에서 단일팀은 1950~60년대 동독과 서독이 6차례 구성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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