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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과 전쟁 벌이는 정부

박상기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박상기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연 신년간담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방침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28일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법무부가 특별법 제정을 건의했지만 정부안을 확정하진 않았다.
 

박상기 “특별법 만들어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할 것”
헌법소원 다툴 우려 … 청와대선 “확정 안됐다” 혼선

박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거래소 폐쇄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특별법 제정에) 부처 간 이견이 없고 입법 중간 단계로 부작용을 없애기 위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암호화폐 거래가 투기·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해외 언론에 ‘김치 프리미엄(외국에 비해 한국에서 암호화폐가 더 비싼 값에 거래되는 현상)’이란 표현이 등장한 것도 한국의 거래가 비정상적이란 평가가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거래소 폐쇄를 공식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BTC) 가격은 이날 정오 2100만원에서 1시간30분 만에 1740만원으로 18% 급락했다. 오후 들어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청와대와 관계부처들이 엇박자를 내면서다. 박 장관 발표 직후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회 4차 산업혁명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 장관의 발언은 부처 간 조율된 것으로 서로 협의하면서 일하고 있다”고 힘을 보탰다. 그러나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박 장관의 발언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각 부처의 논의와 조율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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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청와대와도 조율을 거쳤다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등에서도 논의가 됐을 텐데,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1900만~2000만원 사이를 오갔다. 법무부는 오후 6시가 넘어 대변인실 명의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특별법은 추후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자연히 박 장관과 청와대 간의 혼선이 시장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무법인 세종의 암호화폐 태스크포스(TF)팀 조정희(43) 변호사는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는 헌법의 기본 가치인 시장경제와 사유재산권을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헌법소원이나 행정소송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의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조치가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고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9월 암호화폐 거래소를 전면 폐쇄했지만 장외시장을 통한 거래는 다시 늘어나고 있다. 거래소 폐쇄 이후 급락했던 암호화폐 가격도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암호화폐 거래소 전면 폐지를 위한 특례법을 제정하려면 먼저 이 거래의 위법적 요소가 뭔지 명확히 해야 하는데 사적 거래와 자본주의 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 법률적 근거를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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