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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_평창] 물회 먹고 경기 보고 1박 2일 18만원 “그뤠잇 평창”

물가 안정 찾는 평창·강릉
평창 겨울올림픽이 역대 최악의 ‘바가지 올림픽’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우려가 걷히고 있다. 치솟던 경기장 인근 숙박비가 내림세로 돌아섰고, 들썩거리던 음식값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열심히 검색하고 발품을 팔면 저렴한 비용에 올림픽 경기와 지역 대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중앙일보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1박2일 투어 프로그램을 직접 짜봤다.

올림픽 ‘짠물 투어’ 미리 해보니
자가용, 경기장 접근 못해 ‘스튜핏’
시외버스 타면 편도 2만원도 안 돼
게스트하우스 6인실 5만원에 숙박
토속음식·해맞이, 경기 체험은 ‘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이 정확히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1988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올림픽. ‘꼭 한 번 현장에 가서 봐야겠다’고 다짐하지만, 금전적 부담이 걸림돌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현지 숙박비와 음식값이 훌쩍 뛰었다는 뉴스에 겁부터 난다. 올림픽 기간 4인 가족이 1박 2일로 현장을 찾아 쇼트트랙 결승전을 보려면 245만원이 든다는 보도도 있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1인당 2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평창올림픽 경기도 보고 현지 대표 음식까지 맛보는 방법. ‘올림픽 직관(직접 관전)’의 일생일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독자를 위해 중앙일보가 발품을 팔았다. 이른바 ‘평창 짠물 투어’. 취재진이 현장을 돌며 1박 2일(2월 13~14일) 여행 일정을 짜봤다.
 
중앙일보 취재진(스포츠부 박린 기자)이 평창올림픽 1박 2일 ‘짠물 투어’를 마친 뒤 모은 영수증을 뿌리면서 환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중앙일보 취재진(스포츠부 박린 기자)이 평창올림픽 1박 2일 ‘짠물 투어’를 마친 뒤 모은 영수증을 뿌리면서 환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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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보러 자가용 몰고 간다면 그냥 “스튜핏!” 입장권이 있으면 대회 중 영동고속도로에 한해 톨게이트비 면제다. 하지만 기름값은. 경기장 주변은 통제 때문에 자가용으로 접근할 수도 없다.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은 올림픽 기간 자동차 홀짝제까지 실시한다. 13일 오후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횡계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편도 1만2900원. 두 시간 반 만에 횡계다.
 
올림픽도 식후경. 경기장에 가기 전 저녁 식사를 위해 횡계 읍내 막국수집으로 향했다. 8000원짜리 막국수를 먹는데, 옆 테이블 보쌈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에라, 모르겠다. 2만5000원짜리 보쌈 추가 주문. 김생민이 나타나 “스튜핏!”을 외칠 것 같다.
 
평창~강릉 구간은 올림픽을 앞두고 개통한 KTX 경강선으로 이동했다. [우상조 기자]

평창~강릉 구간은 올림픽을 앞두고 개통한 KTX 경강선으로 이동했다. [우상조 기자]

읍내와 경기장 간 셔틀버스(대회 중 무료)를 타고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에 갔다.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까지 들리는 A석은 가격(7만원)을 보고 참았다. 선택은 2만원짜리 B석. 입장권이 비싸다지만, 개중엔 2만원짜리도 꽤 된다.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노르딕 복합,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여자 아이스하키 일부 예선 경기 또는 B석은 2만원이다. 개회식 A석 입장권(150만원)의 75분의 1이다.
 
‘설원의 마라톤’ 크로스컨트리의 낯선 매력에 빠졌다가 나오니 밤 10시다. 숙소는 강릉. 횡계에서 강릉으로 가는 시외버스(막차 오후 7시)는 끊겼다. 2500원에 강릉으로 갈 기회는 놓쳤지만, 새로 놓인 경강선 KTX를 체험하게 됐다. 셔틀버스로 진부역까지 간 뒤 강릉행 KTX에 올랐다. 일반석 8400원. 17분 만에 대관령을 넘어 강릉 땅을 밟는 건 색다른 경험이다.
 
경포대 인근 게스트하우스의 6인용 도미토리는 1박에 5만원이다. [우상조 기자]

경포대 인근 게스트하우스의 6인용 도미토리는 1박에 5만원이다. [우상조 기자]

시내버스(대회 중 무료)로 경포대 인근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인터넷을 뒤져 찾아냈다. 6인용 도미토리가 하룻밤 5만원. 샤워실과 화장실은 공용, 그래도 식당까지 있다. 침대에 눕자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찜질방도 괜찮다면 예산을 더 줄일 수 있다. 강릉 시내에 6곳의 찜질방이 있다. 이용료는 9000~1만2000원. 노출된 공간에서 낯선 사람과 함께 머무는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경포대 앞바다에서 해돋이를 보며 소원을 빌었다. 물론 공짜다. [우상조 기자]

경포대 앞바다에서 해돋이를 보며 소원을 빌었다. 물론 공짜다. [우상조 기자]

이튿날(14일), 동도 트기 전 서둘러 눈을 떴다. 경포대 앞바다 해돋이를 보기 위해서다. 강원지방기상청이 예보한 일출 시각은 오전 7시 14분. 안목 해변에서 붉은 해를 만났다. 소원을 빌었다. ‘올해는 멋진 배우자를 만나게 해주세요’. 동해의 태양은 다 들어줄 것 같다. 물론 해맞이는 무료다.
 
‘짠물 투어’ 도중 맛 본 지역 특산 음식. 왼쪽부터 물회·막국수·순두부·보쌈.

‘짠물 투어’ 도중 맛 본 지역 특산 음식. 왼쪽부터 물회·막국수·순두부·보쌈.

평소 아침 식사를 거르지만, 강릉까지 왔으니 ‘아점(아침 겸 점심)’을 먹기로 했다. 메뉴는 인근 초당마을 순두부 정식. 경포대를 방문하면 꼭 먹어줘야 하는 음식이다. 담백하고 고소한 순두부가 혀에서 녹는다. 먹고 나니 힘도 솟는다. 불끈. 8000원이 아깝지 않다.
 
속을 채운 뒤 초당마을 인근 평창올림픽 홍보관을 찾았다. 올림픽 유치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경기장, 종목, 주목할 선수 등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평창올림픽 메달과 성화봉, 기념주화도 전시되어 있다. 홍보관 내 체험관에선 겨울 올림픽 종목을 4D 그래픽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홍보관 한쪽 아이스하키 체험장에선 하키 스틱으로 퍽도 날려볼 수 있다. 스틱을 힘껏 휘둘렀지만 헛스윙. 퍽은 1㎜도 움직이지 않았다. 부끄럽다. 어쨌든 모든 체험이 무료다.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위에서 본 스키점프센터의 모습. 바로 옆 설원에서 크로스컨트리 경기가 열린다. [연합뉴스]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위에서 본 스키점프센터의 모습. 바로 옆 설원에서 크로스컨트리 경기가 열린다. [연합뉴스]

강릉까지 왔는데 생선회를 빼놓을 순 없다. 저녁 식사를 위해 경포대 앞 횟집으로 기세 좋게 들어갔다. 가격표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다. 겸손은 어렵지 않다. 모둠회 12만원. 저렴한 대신 물에 말아 먹는 물회를 골랐다. 1만5000원. 한 숟가락 떠먹으니 몸 안으로 동해의 신선함이 퍼진다. 일부지만 물회 값을 2만원으로 올린 곳도 있다고 하니 주문 전에 확인하자.
 
물회 한 그릇을 비운 뒤 무료 시내버스를 타고 ‘평창 짠물 투어’의 메인 이벤트, 여자 아이스하키 한일전이 열리는 관동 하키센터로 이동했다. 아이스하키는 ‘겨울올림픽의 꽃’이지만, 국내에선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받고 있다. 실업팀도 없고, 훈련수당도 한 달 120만원뿐. 그래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평창올림픽을 준비했다. 상대는 가위바위보를 해도 지면 안 되는 ‘숙적’ 일본. 이토록 ‘핫’한 경기를 단돈 2만원에 즐기다니.
 
승부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서둘러 강릉시외버스터미널로 나와 서울행 시외버스에 올랐다. 승차권은 1만3700원. 올림픽 두 경기를 ‘직관’하고, 지역 대표 음식까지 즐겼는데 총 지출 18만1000원. 서울로 오는 내내 로또 당첨된 기분이다.
짠물 투어

짠물 투어

 
평창·강릉=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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