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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풍랑 속 물동량 2억t 돌파한 울산항 ‘심장부’ 가보니

울산 남구 신여천로 SK에너지 울산 단지 안 부두 조정실에서 김진욱 SK에너지 석유출하 2팀 과장(오른쪽)과 박훈진 선임대리가 선적 작업을 점검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울산 남구 신여천로 SK에너지 울산 단지 안 부두 조정실에서 김진욱 SK에너지 석유출하 2팀 과장(오른쪽)과 박훈진 선임대리가 선적 작업을 점검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지난 5일 오전 울산 남구 신여천로에 있는 SK에너지㈜ 울산 단지(Complex) 안 부두 조정실. ‘T5’라 불리는 SK에너지의 외항 3~8번 부두의 선적 작업을 24시간 통제하는 곳이다. 
 
지난해 SK 울산 단지 내 T5, 내항 2곳, 원유 수입 시설에서 취급한 총 물동량(수입·수출·내수 모두 포함)은 7149만t이다. 지난 연말 울산항이 처음 달성한 연간 물동량 2억t의 36%를 차지한다. 울산항 64개 부두를 이용하는 단일기업으로는 최대 물동량이다.  
 
울산항 물동량이 2억t을 넘은 것은 1963년 근대항으로 개항한 이후 처음이다. 전국에서 부산항·광양항에 이어 세 번째다. 울산항은 정유·석유화학 등 액체 화물 분야에서 전국 1위다. 지난해 물량 2억t 가운데 1억6400만t가량이 액체 화물이었다. 전체 액체 화물의 절반에 가까운 물량을 제어하는 SK에너지의 부두 조정실은 울산항 성장의 일등공신인 셈이다.  
SK에너지 울산 단지 7부두에서 대형 유조선을 부두에 고정해 석유 제품을 싣고 있다. 최은경 기자

SK에너지 울산 단지 7부두에서 대형 유조선을 부두에 고정해 석유 제품을 싣고 있다. 최은경 기자

조정실에 들어서자 각 부두와 펌프·탱크·선박 상황을 보여주는 모니터 20개와 복잡한 계기판이 보였다. 박훈진(50) SK에너지 석유 출하 2팀의 DCS(Digital Control System) 담당은 각 부문에서 선적 준비를 마쳤는지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자동화가 이뤄져 한 명이 계기판을 제어할 수 있다고 한다. 
 
같은 시간 8번 부두에서는 싱가포르 행 길이 245m, 폭 42m의 유조선 오션 티아라 호(號)가 디젤유를 싣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확인을 끝낸 박 담당이 현장의 유대성(37) 펌프 담당에게 무전기로 “펌프 가동”이라며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육상 탱크의 기름이 바다 위로 2km 정도 뻗은 파이프와 주유기 모양의 ‘로딩 암(Loading arm)’을 타고 선박 저장창고로 옮겨졌다. 시간당 1970㎘의 속도로 30만 배럴의 디젤유를 선적하는 데는 꼬박 하루가 걸린다고 한다.
SK에너지 울산 단지 8부두에서 디젤유를 싣는 모습. 주유기처럼 생긴 로딩 암이 유류 탱크와 선박의 저장창고를 연결해준다. 최은경 기자

SK에너지 울산 단지 8부두에서 디젤유를 싣는 모습. 주유기처럼 생긴 로딩 암이 유류 탱크와 선박의 저장창고를 연결해준다. 최은경 기자

DCS·펌프·탱크·부두·선박 담당 27명이 3개 조로 나눠 관리하는 부두 조정실은 24시간 잠들지 않는다. 이날 작업을 총괄한 김병국(52) 교대 반장은 “배 한 척을 보내고 나면 국가 수출에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동호(50) 부두 담당은 “조선·자동차산업 영향으로 울산 경기가 침체해 있지만 정유·석유화학 물량이 늘어 그래도 위안”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 울산 단지에서 생산·가공한 정유·석유화학 제품은 울산항에서 아시아·유럽·중동 등에 수출된다. 울산항은 한 선석(선박 접안 장소)에 최대 용량 16만9500t, 길이 280m의 배를 댈 수 있다. 4년 전 선박에 두 개 파이프를 연결하는 더블 밸브 기술을 갖춰 최대 출하 속도가 시간당 5000㎘로 늘었다. 시간당 자동차 7만2000대(70ℓ 기준)에 주유할 수 있는 양이다. 파이프 압력이 일정 이상 올라가면 조정실에서 자동으로 펌프와 밸브를 잠그는 첨단시스템도 갖췄다. 
 
김기열 SK에너지 홍보과장은 “2014년 부두 인프라 구축과 유가 안정세로 물동량이 2014년 6710만t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며 “올해도 지난해보다 늘 것으로 보이지만 이란발 중동 리스크가 변수”라고 말했다.
이동호 SK에너지 석유출하 2팀 선임대리가 8부두에서 로딩 암을 조종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이동호 SK에너지 석유출하 2팀 선임대리가 8부두에서 로딩 암을 조종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울산 남구·울주군에 길이 20km로 조성된 울산항은 한꺼번에 115대의 배를 접안할 수 있다. 한 번에 하역할 수 있는 규모는 무려 7173만t. 울산항만공사는 액체 화물을 특화해 해양수산부와 함께 2025년까지 1조6620억원을 들여 정제·가공 등 석유산업과 물류·거래 같은 서비스산업을 융·복합하는 ‘동북아 오일 허브’를 구축 중이다. 
 
고상환 울산항만공사 사장은 “물동량 2억t 달성을 계기로 동북아 오일 허브 사업의 지속적 추진,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항만 물류 시스템 구축, 친환경 항만 정착 등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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