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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설영의 일본 속으로] 자율주행 버스로 손님 맞고, AI가 체조 심판 본다

지난해 10월 도쿄 니혼바시에 도쿄 올림픽 D-1000을 축하하는 가마 행렬이 등장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도쿄 니혼바시에 도쿄 올림픽 D-1000을 축하하는 가마 행렬이 등장했다. [연합뉴스]

“도쿄 올림픽까지 2년반. 2020년엔 자율주행 택시가 전세계에서 오는 손님을 태우게 될 것입니다.”
 

도쿄 올림픽, 첨단 기술 전시장으로

지난달 14일 도쿄도 고토(江東)구 오다이바(お台場).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사인 ZMP와 도쿄도, 택시회사 히노마루 관계자들의 눈이 한 곳으로 쏠렸다. 일본에선 처음으로 운전석에 사람이 타지 않은 자율주행 차량의 시험운행이 일반 도로에서 이뤄졌다. 뒷좌석에 오퍼레이터가 탑승했지만 완전자율주행을 가리키는 ‘레벨 4’의 직전 단계다.
 
 
총리가 올림픽 챙기고, 장관도 임명
 
앞 좌석이 텅 빈 채로 주행을 시작한 차량은 교통이 통제되지 않은 일반도로를 능숙하게 달렸다. 오른쪽 깜빡이를 켜고 도로 중앙으로 진출했다가 반대쪽 차선의 차량을 감지하고 속도를 줄이기도 했다. 150여m 밖에 안되는 짧은 거리였지만 차량은 시속 50㎞ 속도로 시험운행에 성공했다.
 
도쿄도는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 택시 일부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해 운행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오는 현관 역할을 하게 될 하네다(羽田)공항과 오다이바, 도쿄역 주변에 자율주행 택시를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노쿠마 준코(猪熊純) 도쿄도 부지사는 “자율주행 택시를 최첨단 기술의 으뜸 케이스로 발전시켜서 올림픽의 유산으로 남기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전체가 ‘제2의 도약’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2014년 도쿄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뒤 일본 정부는 이듬해 6월 내각부에 ‘도쿄 올림픽 패럴림픽 대회 추진본부’를 설치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직접 회의를 챙기고, 올림픽 담당 장관을 별도로 임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1964년 도쿄 올림픽이 일본이 전후 패전국가에서 선진국을 도약하는 기회가 됐다면, 2020년 도쿄 올림픽은 일본을 ‘제2의 도약’으로 이끌어줄 터닝포인트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 직전 고속철인 신칸센을 개통했다. 컬러TV로 전 세계의 일본의 전자기술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번엔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과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로 대표되는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일본 매력을 어필해 관광대국 10위권(현재 관광수입 기준 12위)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미즈호 금융그룹의 최신보고서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의 경제효과는 30조3000억엔(약 285조 89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대회운영 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1조8000억엔(약 16조 9364억원). 도시 인프라 정비, 관광객 증가 등으로 인한 부수효과가 28조4000억엔(267조 2184억)에 이른다.
 
실제 도쿄 곳곳에서 인프라를 재정비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도쿄 중심부를 순환하는 JR야마노테(山の手)선의 신역 건설 사업이 대표적이다.
 
 
경제효과 285조원, 제 2도약 기회로
 
JR동일본은 2020년 개통을 목표로 시나가와(品川)역, 다마치(田町)역 사이에 새 역을 짓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건설사업이 검토되다가 도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사업이 확정됐다. 시나가와 역은 신칸센 고속철도가 정차하고 다마치역은 하네다공항과 연결되어 있어, 올림픽을 앞두고 국내외 교통수요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되는 곳이다.
 
대형 도심재개발 사업도 활기를 띄고 있다. 일본은행, 도쿄증권거래소를 중심으로 금융기관들이 몰려있는 오테마치(大手町)~도쿄(東京)역~유락쵸(有楽町) 지역은 국제비지니스 금융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 아래 재개발 사업이 진행중이다. 도쿄도 23개구내에 2020년을 전후로 완공될 계획인 재개발 지역의 연면적만 712만1269㎡에 이른다.
 
올림픽을 계기로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자율주행차량 개발은 인구감소로 인한 인력부족 문제와 맞물려,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난달 도쿄역 앞 마루노우치(丸の内)에 등장한 자율주행 버스는 올림픽 기간 셔틀버스로 이용될 계획이다. 10명 남짓 탈 수 있는 이 버스는 운전기사가 없는 대신 버스 안에 설치된 태블릿PC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주행한다.
 
최근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도쿄도, 정부, 민간기업의 실무담당자들이 첫 회의를 열고 올림픽에서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올림픽 조직위 측은 “역대 가장 혁신적인 대회로 만들겠다”며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국제체조연맹은 후지쓰(富士通)사와 ‘인공지능 심판’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AI가 레이저를 통해 선수의 움직임을 읽어내고, 난이도를 판정해 점수를 매기는 것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사상 첫 로봇심판이 선을 보이게 된다.
 
 
일부 경기 도호쿠로 … ‘부흥 올림픽’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선보일 다국어 안내 로봇. [EPA=연합뉴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선보일 다국어 안내 로봇. [EPA=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기대하는 도쿄 올림픽의 효과는 도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종착점은 2011년 대지진 이후 활기를 잃은 도호쿠(東北)지역의 부흥이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도쿄 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말해왔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선보일 자율주행 택시. [EPA=연합뉴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선보일 자율주행 택시. [EPA=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2020년 연간 관광객을 현재의 2배 수준인 4000만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인데, 이 가운데 150만명을 도호쿠 지역으로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쿄 올림픽 경기 가운데 야구, 소프트볼 일부 경기를 후쿠시마(福島)현에서 개최하고, 올림픽 기간 중 선수촌 등에 공급할 식재료로 도호쿠산을 대거 채택할 계획이다.
 
다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피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건 중요한 과제다. 일본 내에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처리 문제가 끝나지 않았는데 올림픽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가사와라 히로키(小笠原博毅) 고베대 대학원 교수는 “도쿄가 많은 희생자를 낳은 피해지역을 대표할 수는 없다. 올림픽이 도호쿠 부흥의 인상 조작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설영 도쿄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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