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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입고 칼군무, 제2 이설주?···'北 미녀 응원단' 평창 뜨면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에 북한응원단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이설주. 2005년 9월 5일 인천공항으로 출국하며 환송인파에게 손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에 북한응원단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이설주. 2005년 9월 5일 인천공항으로 출국하며 환송인파에게 손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평창에 ‘제2의 이설주’ 뜰까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이 32일 앞으로 다가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유력한 분위기다. 이와 관련, ‘북한의 미녀 응원단’도 대한민국을 찾을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북한의 미녀 응원단이 한국을 찾은 것은 이제까지 모두 세 차례. 다음달 겨울올림픽에 맞춰 북한 응원단이 평창을 방문한다면 지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이후 13년 만이 된다.
 
북한은 7일 현재 올림픽 출전권을 단 한 장도 따지 못했다. 그러나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이번주 스위스 로잔에서 토마스 바흐(65·독일) IOC 위원장 등을 만나 와일드카드(특별 초청 선수) 종목 및 선수단 규모를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이 출전권을 포기했던 피겨 페어 염대옥(19)-김주식(26) 조를 비롯해 쇼트트랙과 노르딕 스키 등에서 와일드카드를 받더라도 북한 선수단 규모는 크지 않다. 북한 정부는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함께 파견해 국제사회에 국가 이미지를 선전할 가능성이 크다.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경기장에서 북한 응원단이 응원하는 모습 [중앙포토 ]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경기장에서 북한 응원단이 응원하는 모습 [중앙포토 ]

 
김경성(59)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은 7일 “지난해 말 북측과 만났을 때 평창올림픽에 선수단과 응원단, 고위급 인사를 파견해달라고 요청했다. 겨울올림픽 저변이 부족한 북한은 미니 선수단으로 평창을 방문할 전망이다. 선수 5명 내외에 코칭스태프를 포함해도 최대 15명 선이 될 것”이라면서 “이제껏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규모’를 중시해 온 북한이 응원단을 대동해 인원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달 18일 중국 쿤밍에서 열린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앞두고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북한의 문웅 4·25 체육위원회 체육원장의 만남을 주선했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에서 열린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에 세차례 미녀 응원단을 파견했다.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288명이 만경봉호를 타고 부산 다대포항에 입항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에서 북한 응원단이 조직적인 응원을 펼치고 있다. [중앙포토]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에서 북한 응원단이 조직적인 응원을 펼치고 있다. [중앙포토]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에는 303명,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는 124명이 왔다. 이들은 한국을 찾을 때 마다 곱상한 외모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조직적인 응원을 펼쳐 화제가 됐다. 당시 한국 내 온라인 팬클럽까지 생기면서 ‘북녀 신드롬’이란 말까지 나왔다.
 
 
 
김정은 위원장의 아내 이설주가 지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북한청년학생협력단 소속으로 한국을 찾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으로 구성된 ‘북한 미녀응원단’은 고위층 자녀, 예술대학 출신 등으로 구성됐고 출신과 학력을 꼼꼼히 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설주도 당시 17세 고등학생 신분으로, 북한내 예술인 양성기관인 금성학원 소속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05년 인천에서 개최된 제16회 아시아육상경기대회에 인천을 찾은 미녀응원단. 오른쪽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중앙포토]

지난 2005년 인천에서 개최된 제16회 아시아육상경기대회에 인천을 찾은 미녀응원단. 오른쪽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중앙포토]

북한 응원단 방한 기간엔 남북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된 해프닝도 있었다.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당시 ‘김정일 현수막 항의 소동’이 대표적이다. 우리 측에서 환영의 의미로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 사진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는데 비오는 날 이 현수막을 발견한 북한 응원단 측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들은 “태양처럼 모셔야 할 장군님의 사진이 비에 젖는다”며 달리는 버스를 멈추게 한 뒤 현수막 근처로 달려가 눈물을 펑펑 흘렸다. 결국 현수막을 모두 떼어내 곱게 펴서 가져갔다.
 
 
2005년 북한 무용수 조명애(위)와 한국 가수 이효리(아래)가 삼성 휴대폰 광고를 찍었다. [중앙포토]

2005년 북한 무용수 조명애(위)와 한국 가수 이효리(아래)가 삼성 휴대폰 광고를 찍었다. [중앙포토]

2005년에는 북한 국립민족예술단 소속 간판 무용수 조명애가 한국 가수 이효리와 함께 삼성 휴대폰 광고를 찍어 화제를 낳았다. 조명애는 2002년 한국을 방문해 ‘북한의 얼굴’로 주목 받은 인물로, 한반도기를 배경으로 이효리와 손을 맞잡고 노래 부르는 장면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2005년 한국 가수 이효리(왼쪽)와 북한 조명애가 삼성 휴대폰 광고를 찍었다. [중앙포토]

2005년 한국 가수 이효리(왼쪽)와 북한 조명애가 삼성 휴대폰 광고를 찍었다. [중앙포토]

 
강원도는 북한이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할 경우 크루즈선을 보내 이동 수단과 숙소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02년에는 북한 응원단이 만경봉호를 이동수단 겸 숙소로 이용한 적이 있다. 올림픽 개최지 평창이 금강산과 멀지 않은 만큼 금강산 육로를 통해 입국할 가능성도 있다. 김경성 이사장은 “10여 명 선에서 정해질 북한 선수단의 경우 육로로 오더라도 큰 부담이 없다. 하지만 응원단이 더해질 경우 규모가 커지는 만큼 육로보다는 해상 루트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강원도가 크루즈 선박을 북측에 제공한다면 육로보다는 바닷길을 통해 우리나라로 건너오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응원을 펼치고 있는 북한 미녀 응원단. [중앙포토]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응원을 펼치고 있는 북한 미녀 응원단. [중앙포토]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차분하면서도 꼼꼼하게 ‘손님 맞이’를 준비 중이다. 성백유 평창올림픽조직위 대변인은 “북한 응원단이 온다면 ‘평화 올림픽’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포츠 경기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 남북이 교류할 기회가 열리는 셈”이라며 “조직위는 북한 응원단의 방문을 환영한다. 특별 대우나 남다른 편의 제공은 없지만 그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변수는 동북아시아 정세와 북한의 태도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북한이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히고도 개막 20여일을 앞두고 철회했다.‘미녀 응원단’ 대신 올림픽 개·폐막식에 예술단이나 태권도 시범단을 보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미사일 발사 등 지속적인 무력 도발로 인해 북한에 대한 감정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이 예전처럼 북한의 응원단이나 예술단을 따뜻하게 맞이할 지는 미지수다.
 
 
평창=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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