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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자율차가 바이오 바통 이을듯

[증시 고수에게 듣는다] 올해 코스닥 주도주
5일 오전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상승 출발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20.02포인트(2.48%) 올라 828.03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상승 출발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20.02포인트(2.48%) 올라 828.03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코스피가 22%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그보다 조금 높은 26%였다. 지난해 9월까지 코스닥 상승률이 한 자리수에 머물렀던 걸 감안하면 뒷심이 만만치 않았다. 덕분에 올해도 코스닥에 대한 기대가 코스피보다 더 커졌다. 거래 첫날부터 800선을 강하게 돌파할 정도다. 코스닥으로 대표되는 중소형주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유가 있다. 바이오라는 명확한 주도주가 있고, 정부가 코스닥 육성에 관한 정책을 내놓을 거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기대가 높지만 둘 다 수긍이 가는 얘기는 아니다.
 
바이오는 투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년 사이 국내 제약사들은 29개의 신약을 개발했다. 문제는 효과인데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을 통해 얻은 이익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신약이 개발되고 1, 2, 3년이 지난 후 실적을 보면, 개발사의 이익이 늘기는 했지만 다른 회사에 비해 두드러질 정도는 아니었다. 최근 바이오 주가 상승이 설명력을 가지려면, 이들이 개발하려는 신약이 기존 제약사들이 개발했던 신약과 달라야 한다. 그래서 과거와 다른 실적이 나올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한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이렇게 기반이 약하다 보니 주가가 급등과 급락을 거듭할 수 밖에 없다. 최근 눈에 띄는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바이오 주식의 인기가 식은 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정부 육성책만으론 주가 상승에 한계
정부의 코스닥 육성 대책이 코스닥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앞으로 어떤 방안이 나올지 모르지만 시장의 기대를 채우기는 힘들다고 본다. 주가가 일정 수준 밑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정부가 전력투구하던 1990년대 사례에서 보듯 정책이 시장을 이긴 적이 없었다. 심할 때에는 한국은행의 발권력까지 동원했지만 주가를 방어하지 못했다. 지금 얘기되고 있는 코스닥 대책은 1990년대 초에 나왔던 증시 부양책과 비교하면 내용이 부실하다. 주가를 직접 올리기보다 시장 기능을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책의 범위가 넓은 만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
 
개별 요인은 별로지만 코스닥이 처해있는 환경은 평가해 줄만 하다. 일반적으로 중소형주는 대세 상승이 끝나고 시장이 한 차례 조정을 겪은 후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엔 주가 상승 과정에서 소외돼 저평가된 게 동력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래 성장성이 호재로 작용한다. 이 과정이 장기화될수록 버블도 커지는데 미래 성장성이란 자체가 계량화가 힘든 부분이기 때문이다.
 
중소형주가 강세였던 2014년도 비슷한 형태였다. 2011년에 코스피 상승세가 끝나고 3년의 휴식기를 가진 후 코스닥 시장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대형주에 몰렸던 매수세가 중소형주로 옮겨오고,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바이오라는 성장 테마가 만들어진 게 상승 요인이었다. 이번에는 반응이 과거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7월까지 코스닥 지수가 낮았던 영향도 있지만, 거래소에 몰렸던 대규모 유동성이 갑자기 바이오로 방향을 틀어버린 점도 코스닥 강세의 요인이 되고 있다.
 
앞으로 코스닥은 현재 상승을 이어가기 보다 한번 정도 하락한 후 하반기에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속적인 상승을 가정하기에는 바이오 주식의 기반이 너무 취약해서다. 이번에 매수세가 생각보다 빨리 성장성으로 넘어온 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였다. 과거에는 대세 상승의 기간이 길고 상승 폭도 컸지만, 이번에는 1차 상승폭이 22%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적고 주가 움직임도 더뎠다. 지난해 7월까지 상승으로 눈에 보이는 이익의 상당 부분이 주가에 반영돼 버렸다. 이에 따라 시장이 미래 이익 쪽으로 방향을 틀 수 밖에 없었는데, 대상이 된 게 바이오다. 성장성에 대한 기대와 유동성이 결합된 결과였다. 주가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상승 동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이번은 바이오가 산업으로 자리잡고 처음 맞는 주가 활황이다. 지금까지는 바이오의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부분 종목이 같이 올랐지만 앞으로는 옥석을 가리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
 
코스닥, 한 번 정도 하락 후 반등할 듯
만약 코스닥 시장이 조정을 거쳐 하반기에 다시 상승한다면 그 때 주도주는 바이오가 아닌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될 것이다. 중소형주 투자에서 정부의 정책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정부는 모험 기업에 대한 정책 지원은 물론 미래 산업에 선도적 투자까지 많은 역할을 한다.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쪽은 당연히 정책적 지원을 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미래를 이끌어 갈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2000년에도 그랬다. 외환위기로 대기업 중심의 발전 전략이 힘을 잃자 정부는 벤처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선정했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붐까지 가세해 인터넷과 IT인프라 기업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 강화되면서 경기가 활성화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는 4차 산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취약해진 성장동력을 보충할 수 있는 곳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인공지능(AI), 3D 프린터, 자율 주행, 로봇 산업 등은 몇 년 전에 시장을 움직인 경험이 있다. 그 후 오랜 시간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했는데 정책의 영향으로 하반기에는 다시 힘을 쓰지 않을까 기대된다. 바이오가 커졌지만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IT의 10분에 1도 되지 않는다. 결국 중소형주도 IT에서 정점에 도달할 수 밖에 없는데 그 대상이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되지 싶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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