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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대북 압박 계속, 실수 반복 안돼” 백악관 발표에만 있었다

뉴스분석 │ 정상 통화 발표문 온도차
 

“트럼프, 문 대통령 100% 지지”는
청와대 발표 자료에만 포함돼

대북 압박·대화 놓고 결 다른 목소리
“남북대화 전에 한·미 조율을” 지적

4일 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의 심야 통화 뒤 부각된 것은 평창 겨울올림픽 동안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는 합의였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100% 지지한다”고 말한 사실도 공개했다. 하지만 양국이 각자 발표한 브리핑 내용은 ‘100% 일치’와는 거리가 있었다.
 
백악관은 통화 뒤 다섯 문장짜리 보도자료를 냈다. 두 번째 문장에서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최고의 압박 작전을 계속하고,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측 자료에만 있는 내용이다. 청와대 발표에는 압박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두 정상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고 언급한 것은 없고 다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상 압박과 제재가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는 그동안의 논의와 어제 대화 내용의 전체적인 취지를 반영해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백악관 쪽에서 과거 (논의를 바탕으로 한) 내용을 보내왔고, (우리도) 다 동의하는 내용이었다”면서다.
 
전날 통화에서 직접적 언급이 오간 것은 아니지만, 백악관이 이런 내용을 미측 발표문에 넣겠다고 해 한국도 동의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려 한 메시지였다는 방증이다.
 
특히 ‘과거의 실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에 수차례 언급한 적이 있다. 지난해 11월 국회 연설에서도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5년 9·19 공동성명 등을 예로 들며 “북한 정권은 미국과 동맹국에 했던 모든 약속을 어기면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대북정책을 수립하며 가장 먼저 검토한 것이 과거 북한에 속은 사례들”이라며 “대화를 위한 대화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이를 토대로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 발표에도 남북대화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강도를 낮추는 결과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한국 측 발표에만 포함된 내용도 있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대화 성사를 평가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악관 발표에는 남북대화라는 표현이나 이에 대한 입장이 없다. “최근 ‘한반도의 상황 진전’을 논의했다”고만 돼 있다. 한국 발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환영’이 아닌 ‘평가’다. 양국의 발표 곳곳에서 보이는 이런 ‘의도적 차이’는 남북대화 국면을 바라보는 한·미 간 인식 차를 보여준다. 특히 남북이 만나 대화를 나눌 주제에 대해 한·미는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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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북한은 한국의 고위급 회담 제안을 수락하며 평창올림픽 참가뿐 아니라 ‘북남관계 개선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도 논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평창올림픽과 이전에 우리가 제안했던 부분들(남북 군사당국 회담, 적십자 회담)에 국한해 논의가 될 것 같고, 이런 협의가 우선적으로 잘 진행돼야 개성 문제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들 (남북) 대화는 올림픽과 몇몇 국내 이슈(domestic issues)로 제한될 것이며 그 이상 가지 않을 것”이라며 “나에겐 우리의 초점이 올림픽이었다는 것 외에 더는 할 말이 없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재개 등에 여지를 남긴 청와대와는 차이가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남북 간에 논의할 수 있는 내용과 북·미 간에 협의해야 하는 사안이 무엇인지 한·미 간에 사전 조율이 잘된 상태에서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북한이 이번 접촉을 통해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할 경우 올림픽 이후 다시 도발 국면이 재연될 우려가 있는 만큼 한·미가 함께 북한의 의도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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