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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sible 한반도] 김정은과 트럼프가 싸워야 이익을 보는 사람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초부터 ‘핵버튼’으로 말폭탄을 쏟아냈다. 지난해의 연장전이다. 이제는 말폭탄에 재미가 단단히 들었는가 보다. 그동안 두 사람이 사용하는 말폭탄을 보면 ‘로켓맨’ ‘늙다리 미치광이’ ‘화염과 분노’ ‘불망나니’ 등 거칠고 저급하기 짝이 없다. 
 
이런 성정을 가진 사람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존심이 강하고 작은 것에 예민해 하는 이들을 싸움 붙여 자신들의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이다. 누구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살기 때문에 비난할 일은 아니다. 다만 싸움을 붙여 이익을 보려는 생각은 문제가 있다. 북·미를 포함해 한국에도 있다. 
 
북한에도 한국에서 말하는 보수가 있다. 노동당과 군부에 주로 포진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6·25전쟁 당시 38선을 넘은 미군에 의해 피해를 본 사람들이거나 그 후손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미국을 ‘철천지원수’로 생각한다. 북한이 남침했을 때 피해를 본 사람들이 북한을 그렇게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앞줄 가운데)이 지난달 11일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과 함께 제8차 군수공업대회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앞줄 왼쪽)과 전일호 중장(국방과학원 소속 추정)이 허리를 숙이고 김정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연합=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앞줄 가운데)이 지난달 11일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과 함께 제8차 군수공업대회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앞줄 왼쪽)과 전일호 중장(국방과학원 소속 추정)이 허리를 숙이고 김정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연합=조선중앙TV]

북한의 보수들은 대화보다 대결을 선호한다. 남북한이 대화와 협력으로 전환하는 것에 불만이 많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과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남북관계가 단절되자 이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난하면서도 한편으로 반겼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남북 교류가 잦아질수록 흔들리는 북한 주민들을 통제하기 힘들었는데 교류를 단절시켜 속으로는 좋아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미 정부가 발표한 내용 가운데 꼬투리로 삼아 이를 침소봉대해 김정은을 흥분하게 만든다. 남북한 및 북·미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자본주의와 결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조금만 삐끗거려도 판을 엎어버린다. 이들은 북·미 대결을 통해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시키고 김정은에게 겉으로 복종하지만 협박하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북·미 관계가 개선되면 손해 보는 그룹이 있다. 군산복합체다. 한국과 일본의 ‘좋은 시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난해 같은 상황이 금상첨화였다. 김정은과 트럼프는 그들이 다루기에 편한 상대들이다. 반응을 빨리하기 때문이다. 싸움을 걸 때 좌고우면하는 스타일이면 그들에게 재미가 없다. 그들에게는 최고의 친구가 있다. 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국 국무부 북한 데스크가 ‘악마의 제국’으로 표현한 중앙정보국(CIA)이 도와주고 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에 참가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해군 부산기지 장병들의 환영을 받으며 입항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미연합군사훈련에 참가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해군 부산기지 장병들의 환영을 받으며 입항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과 미국의 이런 세력들이 김정은과 트럼프의 싸움을 부추기고 이익을 챙기고 있다. 이들의 부추김에 두 사람이 동조하는 것도 문제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반도의 평화가 앞당겨진다. 이들의 이익을 만족하게 해 줄 만한 대안을 찾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종이 몇장의 평화협정과 북·미 수교를 체결하더라도 잠재적인 ‘지뢰’가 남아있는 한 공염불이 될 수 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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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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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