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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워치] 한국에서 얻어낼 것 탐색하는 김정은 신년사

스테판 해거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석좌교수

스테판 해거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석좌교수

김정은 신년사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은 온통 ‘책상 위 핵 버튼’에 쏠려 있다. 그런데 그의 메시지는 북한의 중요한 변화, 김정은의 제안과 결부된 위험성 등 복잡한 상황을 내포하고 있다. 핵 문제와 관련한 그의 메시지는 전략적 목표를 거의 성취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결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미 기본적인 얼개가 완성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현안은 지속적인 핵전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핵무기와 미사일의 생산과 배치로 요약된다.
 

북한의 민족주의 정서 자극에는
동맹 분열을 꾀하는 위험성 내포
한국, 올림픽 참가는 환영하면서
핵에 대한 입장은 분명히 밝혀야
김정은이 무엇을 내놓느냐 중요
대화 제의는 단순한 시작에 불과

이는 분명히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복잡한 전략적 이슈가 부상함에 따라 미사일·핵 실험의 진행 속도가 늦춰진 것이 현재 상황이다. 중국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 군사훈련 유예를 교환하는 방식의 ‘동결’ 카드를 다시 꺼내려 할 것이다. 이 제안은 비핵화를 포함한 모든 이슈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대화를 전제로 할 때만 의미가 있다. 북한이 그러한 대화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는 없다.
 
향후 많은 일은 북한 경제 상황에 달려 있다. 그의 신년사 중 둘째로 관심이 가는 포인트가 바로 경제다. 그의 말은 점점 현실로 드러나는 북한 경제 모델의 모순을 보여준다. 김정은은 경제 발전과 핵무기 개발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른바 ‘병진(竝進)’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믿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지난 5년간 시장경제 활성화와 관리들의 자율성 허용으로 약간의 경제 성장을 기록했다. 신년사 중 두 대목을 통해 김정은은 이런 일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지방으로도 확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북한 경제의 중국 의존성은 커가고 있으며, 중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적 통제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뉴스를 통해 북한이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밀수를 하는 모습을 봐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중국의 태도 변화라는 중대한 진전이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워치 1/5

글로벌 워치 1/5

신년사 중 가장 중요한 대목은 남북관계 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제안이 번번이 좌절되는 것을 지켜보며 지난해를 보냈다. 북한이 외부로 보낸 시그널은 그다지 적극적이지는 않다. 마지못해 한 것일 수도 있다. 북한의 태도 변화는 제재의 효과로 볼 수도 있다. 김정은 정권은 한국에서 뭔가 얻어낼 것이 있는지를 탐색 중이다.
 
우리는 북한의 이런 움직임에는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도 이를 모를 정도로 순진하지는 않다. 우리는 북한이 공개적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이 위태로와 질 수 있다고 말하며 협상 과정 자체를 협박하려 한다는 것을 안다. 김정은의 신년사는 한국인들의 민족주의적 정서에 대한 호소와 외국의 간섭 없이 문제를 풀자는 제안으로 동맹을 분열시키려 하는 전형적인 그들의 행태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과연 이런 상황이 대화로 나아가는 과정이 될까. 곳곳에서 스포츠가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은 사실이다. 이제 이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제시할 메시지에 달려 있다. 문재인 정부는 첫째,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북한 선수단을 환영한다고 말해야 한다. 동시에 대화 국면을 한·미 군사훈련 등 현재 제기돼 있는 다른 이슈와 연계시키려는 기도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둘째,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한반도 갈등의 핵심 요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 것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으면 남북 관계, 그리고 북한과 국제사회의 문제에 대한 포괄적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다. 엄연한 정치적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가 안고 있는 과제 중 남북 문제는 매우 어려운 부분에 속한다.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 간 교류와 대화 뿐만 아니라 비정부기구나 시민사회의 접촉이 필요하다. 한국인이 북한에 가고, 북한인들이 밖으로 나오도록 정책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 작은 규모의 인도적 지원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폭넓은 경제적 지원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일방적 지원은 국제적 제재 국면에 대한 부정일 뿐만 아니라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 북한은 6자회담에서 “말에는 말, 행동에는 행동”이라고 했다. 핵심은 문재인 정부가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가 아니라 김정은이 무엇을 내놓으려고 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화 제의를 서로 간에 주고 받을 것에 대한 동의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이것은 단순히 시작에 불과한 일이다.
 
스테판 해거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석좌교수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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