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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국정원서 36억 수뢰 … 차명폰·주사비 등에 썼다”

박근혜(66·구속기소)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상납받은 특수활동비 약 15억 원을 차명폰 개통, 주사비 등 사적 용도로 썼다고 검찰이 4일 밝혔다. 또 박 전 대통령이 받은 국정원 특활비 중 일부는 ‘비선실세’ 최순실(62·구속기소)씨에게 흘러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정보 활동에 쓰여야 할 국민 혈세가 국정 농단의 주역들에 의해 나눠먹기식으로 사용됐음이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국정원 특활비 총 36억5000만원을 상납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국고 등 손실·업무상횡령)로 박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 돈을 “청와대 공식 특수활동비와는 성격이 명백히 다른 자금”이라고 규정했다. 이재만 전 비서관이 36억여원의 국정원 상납금 가운데 33억 원을 별도 금고에 관리하며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검찰에 따르면 33억 원 가운데 개인용도로 쓰인 돈은 15억 원이다. 이 중 3억6500만원은 최순실씨와의 연락 용도로 마련한 차명폰 구입·통신요금, 기치료·운동치료, 각종 주사비용, 서울 삼성동사저 관리비 등에 쓰였다.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역시 국정원 특활비를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아 썼다. 생활·활동비, 휴가비·명절비 등 명목으로 총 9억7600만원이 이들 비서관에게 갔다. 특히 문고리 3인방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로 휴가비·명절비 등을 지급받는 과정에는 최순실씨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날 검찰은 2013~2015년 최씨가 문고리 3인방에게 3억7000만원을 휴가비와 명절비로 지급한 내역을 자필로 정리한 메모(포스트잇)를 공개했다.
 
최순실씨가 쓴 지급 내역. [연합뉴스]

최순실씨가 쓴 지급 내역. [연합뉴스]

최순실씨가 운영한 대통령 전용 의상실(운영비용 총 6억9100만원)에도 국정원 특활비가 사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2016년 9월 독일로 도피하기 전까지 매월 1000만~2000만원 상당의 의상실 운영비를 현금으로 지급했고, 이 중 일부가 국정원 특수활동비였다. 이재만 전 비서관 역시 쇼핑백에 밀봉된 상태로 청와대 내에서 국정원 특활비를 최씨에게 현금 형태로 건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조사에 불응해 세목별로 구체적 액수를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계좌나 현금 계좌 추적 내역, 돈이 넘어간 형태 등을 봤을 때 국정원 상납금을 최씨가 사용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된 자유한국당 최경환(63)·이우현(61) 의원은 나란히 검찰 조사를 거부했다. 최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2014년 국정원 특수활동비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의원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과 관련, 이병기 전 원장에게 특활비 금액을 매달 5000만원에서 1억 원으로 늘려줄 것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지역의 유지·사업가 등 약 20명으로부터 10억 원이 넘는 불법정치자금과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5일 최 의원과 이 의원을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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