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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떠나 수원 간 데얀 ‘유다 신드롬’ K리그 흥행 불지필까

프로축구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은 FC 서울 출신 공격수 데얀. [연합뉴스]

프로축구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은 FC 서울 출신 공격수 데얀. [연합뉴스]

2000년 10월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라이터·맥주병·동전·오렌지에 이어 삶은 돼지머리가 날아들었다. 코너킥을 준비하던 레알 미드필더 루이스 피구(포르투갈)를 향해 바르샤 팬들이 조롱과 비난, 저주를 담아 던진 ‘선물’이었다. 피구는 석 달 전, 당시 세계 축구 최고 이적료 신기록(6100만 유로·780억 원)을 세우며 바르사에서 레알로 이적했다. 이날은 피구가 레알 유니폼을 입고 캄프 누를 처음 찾은 날이었다.
 

‘원조 유다’ 서정원 감독 파문 계기
최대 히트 상품 ‘수퍼 매치’ 탄생

프로축구 K리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FC서울의 간판 골잡이 데얀 다미아노비치(37)가 수원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는다. 수원은 4일 “데얀과 1년간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K리그 최대 라이벌 팀 사이에서 유니폼을 바꿔입은 데얀으로 인해 한겨울 축구계가 뜨겁다. 서울 팬들은 격앙된 반응이다. 데얀의 이적을 전하는 인터넷 기사에는 “FC서울의 영혼이 팔려나간 느낌” “간판스타가 라이벌 팀으로 가는 동안 구단은 뭘 했느냐” 등 성토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반면 수원 팬들은 “한 명을 데려왔는데 두세 명이 입단한 느낌”이라며 반기고 있다.
 
스포츠에서 스타급 선수가 라이벌팀으로 이적하는 것을 ‘유다 신드롬(Judas Syndrome)’이라 부른다. 성서 속 예수의 열두 제자 중 스승을 팔아넘긴 배신자 가롯 유다의 이름에서 따왔다. 가족처럼 생각하며 뜨거운 성원을 보냈던 선수의 ‘배신’, 그것도 경기만 벌어지면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맞서는 팀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팬들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피구 이외에도 축구계를 달궜던 ‘유다 신드롬’은 여러 번 있었다.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공격수 엠마뉘엘 아데바요르(34·토고)가 맨체스터시티와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2012년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를 이루는 토트넘으로 이적했을 때도 난리가 났다. 아데바요르는 이적 후 첫 아스널전에서 전반 10분 만에 골을 넣었지만, 아스널 팬들의 조롱에 흥분한 나머지 거친 파울을 범해 퇴장당했다.
 
‘유다 신드롬’은 축구 외의 종목에서도 있었다. 2005년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를 떠나 ‘맞수’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조니 데이먼, 2016년 미국 프로농구(NBA) 오클라호마시티를 떠나 ‘숙적’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한 케빈 듀란트 등도 이적 전 홈팀 팬들로부터 ‘배신자’ 낙인이 찍혔다.
 
‘유다 신드롬’이 리그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드는 부작용만 있는 건 아니다. K리그의 ‘원조 유다’라고 할 수 있는 서정원 수원 감독은 ‘K리그 수퍼매치’ 탄생의 계기가 됐다. 선수 시절 안양 LG(FC서울 전신)에서 뛰다가 구단 배려로 프랑스 리그에 진출했던 서 감독은 K리그로 돌아오면서 수원 삼성을 선택했다. 당시 안양 팬들은 서 감독 유니폼을 불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했고, 구단은 서 감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삼성(수원)과 LG(안양·서울은 GS)라는 가전업계 라이벌 기업의 자존심, 또 김호(수원)-조광래(안양) 감독간 불편한 관계까지 맞물려 ‘K리그 수퍼매치’라는 히트 상품이 탄생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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