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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표가 흥행 ‘공수표’ 될라 … 평창 ‘노쇼’와 전쟁

지자체와 기업 등이 단체구매한 올림픽 티켓은 ‘공짜 표’로 뿌려질 가능성이 높다. 관중들이 직접 관람을 포기하면 경기장이 텅 빌 수도 있다. 2016년 11월 빅에어 월드컵 당시 텅 빈 경기장. [중앙포토]

지자체와 기업 등이 단체구매한 올림픽 티켓은 ‘공짜 표’로 뿌려질 가능성이 높다. 관중들이 직접 관람을 포기하면 경기장이 텅 빌 수도 있다. 2016년 11월 빅에어 월드컵 당시 텅 빈 경기장. [중앙포토]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복병’이 등장했다. ‘노쇼(no show·예약부도)’다.
 

지자체·기업·은행 등 단체구매로
입장권 판매율 60% 넘었지만
상당수 공짜로 나눠준 경우 많아
‘완판’돼도 경기장 텅 빌 가능성

추운 날 ‘험한 일’ 봉사 포기 늘어
숙박·식당도 구두 예약 잇단 취소

2월 9일 개막하는 평창올림픽 입장권 판매율은 60%를 넘어섰다. 3일 기준 목표치 107만장 중 68만5000 장(64%)가 판매됐다. 평창 패럴림픽 입장권 판매는 종전 5%에서 50%(22만장 중 11만장)까지 치솟았다.
 
평창올림픽 일반입장권. [사진 평창올림픽 조직위]

평창올림픽 일반입장권. [사진 평창올림픽 조직위]

입장권 판매가 늘어난 건 단체 구매 영향이 있다. 지자체·기업·은행권 등에서 비인기 종목을 중심으로 입장권을 단체 구매했다. 서울시는 입장권 구매 예산으로 10억여원을 편성했고, 전국은행연합회도 입장권 10억원 어치를 구매했다. 기업들도 속속 단체 구매에 나섰다.
 
이들 단체 구매 입장권 상당수는 취약계층 등에게 ‘공짜 표’로 돌아간다. 문제는 이들이 올림픽을 참관하러 경기장을 찾을지가 미지수라는 점이다. 숙박비와 교통비가 만만치 않아서다. 입장권이 ‘완판(매진)’되더라도 경기장에 빈자리가 수두룩할 가능성이 크다.
 
평창에서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빅에어 월드컵. [사진 중앙포토]

평창에서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빅에어 월드컵. [사진 중앙포토]

특히 국내에서 인기가 낮은 설상(雪上) 종목이 우려스럽다. 실제로 지난해 2월 평창에서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빅에어 월드컵 당시, 예매 관중의 88%(5024명)가 경기장을 찾지 않았다. 당시 미국 지역에 대회를 중계했던 NBC 측은 썰렁한 관중석이 올림픽에 대한 관심과 열기에도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노쇼’가 생기면, 강원도 응원단·자원봉사자·조직위 직원 등을 동원해 빈자리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사람을 동원한다면 1988 서울올림픽 때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도 학생, 지역주민 등을 동원했다. 이들이 경기 관전에 관심 없고 딴짓을 하면서 경기장 분위기를 흐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응책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단체 버스 운행, 입장권과 서울~강릉 간 KTX 승차권의 연계할인, 참관 학생의 수업 참가 인정 등이 나왔다. 또 프로야구 티켓 재판매 앱처럼 입장권 중고장터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 경우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정윤수 스포츠평론가는 “대회 개막이 임박한 상황에서 ‘국가적 이벤트니까 국민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식으로 강조하는 건 한계가 있다. 인간의 한계와 공포에 도전하는 겨울스포츠의 묘미를 제대로 알려서, 자발적으로 경기장으로 향하게 하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희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올림픽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K팝 가수들이 공연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북한이 참가 의사를 밝혀온 점이 대회 흥행에는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2018 평창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서울 강릉간 운행될 KTX 경강선으로 강릉역에 도착해 워크숍중인 평창자원봉사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2018 평창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서울 강릉간 운행될 KTX 경강선으로 강릉역에 도착해 워크숍중인 평창자원봉사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앙포토]

 
관중 ‘노쇼’만큼이나 자원봉사자 ‘노쇼’도 우려된다.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는 2만5117명(올림픽 1만7382명, 패럴림픽 7735명·지난해 11월 30일 기준)이다. 정원의 114%를 선발했고, 73%가 희망직종에 배치됐다.
 
하지만 원하지 않았던 직무에 배정돼 자원봉사를 포기하거나 불만을 토로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경기장과 떨어진 추운 곳에서 일하는 ‘승하차 안내’가 대표적이다. 올림픽 자원봉사자는 별도의 급여나 수당을 받지 않는다. 대신 숙식제공, 대중교통요금 20% 할인, 기념 시계와 유니폼을 지급한다. 평창조직위는 전문성이 필요하거나 자원봉사자가 꺼리는 일엔 유급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자원봉사자가 사전 통보 없이 불참해도 페널티는 없다.
 
패럴림픽 자원봉사자의 ‘노쇼’는 더 걱정이다. 평창조직위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모두에서 활동할 수 있는 봉사자를 1순위로 선발했다. 하지만 방학 중에 열리는 올림픽과 달리, 패럴림픽(3월 9~18일)은 개강·개학 이후 열린다. 조직위는 학교 측에 자원봉사자의 출석 인정 협조 공문까지 발송했지만, 학교 측 협조가 없을 경우 ‘노쇼’ 사태를 막을 길이 없다.
 
강릉 경포대 인근의 모텔들. [강릉=박린 기자]

강릉 경포대 인근의 모텔들. [강릉=박린 기자]

강원도 평창·강릉 지역의 숙박업소와 음식점도 갑작스러운 대규모 예약 취소를 우려하고 있다. 강릉 경포대에 위치한 A모텔 B대표는 “여행사에서 장기 단체예약을 문의해놓고 연락이 끊긴 상태다. 구두로 합의한 예약들이 취소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관광객이 대거 몰릴 것에 대비해 미리 식재료를 확보해야 하는 쇠고기·황태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노쇼’로 인한 5대 서비스 업종(음식점·미용실·병원·고속버스·소규모공연장) 매출 손실은 4조5000억원 추산됐다. 
 
평창올림픽 ‘노쇼(no show·예약부도)’와의 전쟁중
● 티켓 완판되더라도 경기장 텅텅 빌수도
- 올림픽 티켓 판매율 64%(107만장 중 68만5000장)
- 판매 부진하자 지자체·기업·은행 등이 비인기종목 티켓 단체구매
- 공짜표 받은 취약계층이 올림픽 경기장 찾을지 미지수
 
● 자원봉사자 이탈할수도
- 2016 리우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 중 30%가 기념품과 유니폼만 챙기고 펑크를 내기도.
-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는 약 2만5000명. 대중교통요금 20% 할인, 기념품·유니폼이 혜택 전부
- 최근 직무 바뀐 자원봉사자들의 참여 포기 사례도
 
● 숙박·음식 갑작스레 예약 취소될수도
- 평창과 강릉 숙박업자·음식점 사장들은 갑작스런 단체예약 취소 걱정
- 2017년 ‘노쇼’로 인한 5대 서비스 업종(음식점 등) 매출 손실은 연간 4조5000억원
 
평창·강릉=박린·김효경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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