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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황금개띠해 국내 첫 전국투어 떨리고 더 긴장”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피아니스트 조성진(24)이 국내 첫 전국 투어를 연다. 오는 7일 부산을 시작으로 10~11일 서울, 13일 전주, 14일 대전을 돈다.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 우승 이후 서울과 통영, 대구에서 각각 공연이 했으나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공연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피아니스트로서 꿈이던 카네기홀의 리사이틀과 베를린 필하모닉과의 협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조성진은 훌쩍 더 성장한 상황이다.

조성진은 4일 오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쇼팽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조성진의 음악으로서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싶다"는 이유다.

"쇼팽 전부터 다른 작곡가의 곡을 연주했지만 그래서 요즘 더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구하고 시도하고 있다. 피아니스트를 몇십년 더 할 거 같은데 그 동안 쇼팽만 치는 것이 아깝기도 하다. 세상에 좋은 곡이 너무 많다"고 부연했다.

1994년생 개띠로 2018년 무술년 황금개띠해를 맞아 한층 더 성숙해질 조성진은 올해 전국 리사이틀 외에도 다양한 공연에서 한국 팬들을 만난다.

오는 9월12일에는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오는 11월16일에는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안토니오 파파노가 지휘봉을 드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한다.

마지막으로 12월 6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유니버설뮤직 산하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인 도이치그라모폰(DG) 120주년 기념 갈라 콘서트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예술의전당 회원과 클럽발코니 회원 중 추첨을 통해 뽑힌 일반 관객 400명이 함께 한 이 자리에서 조성진은 간담회 전 지난해 11월 발매한 앨범에 실린 드뷔시 영상 2집 중 황폐한 사원에 걸린 달과 베토벤 소나타 8번 '비창' 중 2악장과 3악장을 들려줬다.

조성진은 프레스가 갑자기 촬영하는 카메라 소리에 놀랐던 3악장 연주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웃었지만, 냉철한 분석에 이어지는 열정적인 연주의 균형 감각은 여전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V라이브를 통해 생중계됐는데, 오전 시간임에도 약 9380명이 시청하는 등 여전한 인기를 자랑했다. 다음은 조성진과 1문1답이다.

Q. 개띠 해를 맞아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A. "어제 베를린에서 왔다. 새해 첫 연주를 한국에서 할 수 있어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 작년에서도 한국에서 그해 첫 연주를 했다. 한국에 오면 항상 좋다. 많은 에너지를 관객에게 받고 가서 기대되고 좋다.

Q. 작년에도 굵직한 발자취를 많이 만들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A. "지난해 연주를 100번 조금 넘게 한 거 같다.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베를린 필과의 연주가 기억에 남는다. 특히 베를린 필과 한국에서 연주할 수 있어서 더 기억에 남는다."

Q. 한걸음 더 성장한 것 같나?

A. "네. 제 생각에는 한 계단 더 올라간 느낌도 들고. 조금 더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

Q. 올해 한국에서 연주를 많이 한다.

A. "쇼팽 콩쿠르 바로 직후에 한국에서 연주를 하지 못했다. 여러 가지 여건이 맞지 않았다. 다른 해에 비해 한국에서 많은 연주를 하게 돼 기쁘다. 한국에서 연주하는 건 항상 떨린다. 제가 태어난 곳이라 긴장이 된다.

Q. 삶을 터전을 파리에서 베를린으로 옮겼다.

A. "작년 8월에 이사를 했는데 베를린에 있었던 시간은 한 달 좀 넘는 것 같다. 현재까진 너무 좋다. 살기 편하고 음악가도 많고. 너무 해가 빨리 지는 거랑 날씨가 좋지 않은 것 빼곤 다 좋다(웃음)."

Q. 베를린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

A. "최근 젊은 음악가들이 베를린에 많이 가고 싶어 하고 살고 있다. 마치 트렌드처럼. 왜 그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6년 프로모션 차 베를린에 가서 며칠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 관광을 하기에는 파리가 더 좋고, 살기에는 베를린이 더 좋다. 좋은 음악가와 오케스트라가 많아서 음악인으로서는 살기에 참 좋은 도시다."

Q. 파리에 살 때는 매일 오르세 미술관, 박물관을 갔던 것으로 안다. 독일에서는 어떻게 영감을 얻는 생활을 하나?

A. "파리에서 박물관과 연주회를 간 건 쇼팽 콩쿠르 전이다. 이후에는 여행을 많이 다녔다. 베를린에 있을 때는 최대한 집에 있으려 한다. 쉬면서 연습하고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평범하게 산다.

Q. 연습은 주로 집에서 한다고 들었다. 연습을 얼마나 어떻게 하나.

A. "연습은 하루에 네시간을 하려고 노력한다. 네 시간 이상을 하면 힘들다. 어깨가 아프고 손이 아프다. 네 시간 이하 정도로 하려 한다. 그 외에는 쉬고 그런다."

Q. 30대가 되면 브람스를 연주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그 때 관객들을 어떻게 만나고 싶나?

A. "제가 브람스를 너무 좋아하는데 이제까지 많이 연주를 해본 적이 없다. 30대라고 굳이 이야기한 이유는 연구를 하고 제 것으로 만든 다음에 연주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제가 고등학교 때까지 통통했는데 제 생각에 체중과 (피아노 타건) 소리는 정말 연관이 있다. 브람스를 치려면 몸무게가 나가야 할 거 같아서. 서른살 때까지는 (살이) 찔 거 같다(웃음)."

Q.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좋은 삶을 살아야 좋은 연주자가 된다고 했다. 성진 씨는 좋은 예술가가 되기 위해 뭘 하나?

A. "사는 게 뭔지 참 어려운 거 같다. 제 생각에는 사람의 성격이 음악에 묻어 나오는 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타고 나오는 거라, 조절할 수 없는 거 같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주하고 싶다는 조성진의 바람은 이번 전국 투어 프로그램에 투영됐다. 이미 영국 등 해외에서 연주 중인 프로그램이다. 베토벤 8번과 30번을 시작으로 드뷔시 영상 2권,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 등이다.

Q. 이번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한 것인가?

A. "베토벤은 존경하는 작곡가다. 왜냐하면 예상 밖의 화성이나 음악적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존경하게 된다."

Q. 작년에 클래식음악이 대중화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말했다. 다만 대중들이 클래식화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A. "클래식의 대중화에 힘쓰는 분들이 많아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한편으로 죄송스럽기도 하다.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화가 됐으면 좋겠다."

Q. 클래식의 대중화는 왜 위험하다고 생각하나?

A. "제가 보수적일 수 있지만 본질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럴 가능성이 있어 대중화를 위해서 뭔가 노력을 하고 있지는 않는다. 사람의 생각이 다르다. 각자 의견을 존중한다. 이건 제 의견이다."

Q. 작곡가마다 어떻게 동화돼 연주를 하는가?

A. "드뷔시, 쇼팽, 베토벤을 연주할 때 작곡가마다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 다른 옷을 입듯이, 정말 다른 소리를 내야 하고 음악적 해석을 해야 한다. 제 장점 중 하나는 집중력이 좋은 편이라서 작곡가마다 다른 느낌을 내려고 집중한다.

Q. 연주를 끝나고 집에 들어오면 어떤 감정이 드나? 최근 기억에 남는 만남은? 성진씨가 호스트가 돼 누군가를 초청해야 한다면, 어떤 사람을 선택하겠나?

A. "저는 특별히 외로운 감정, 그런 것을 잘 못 느낀다. 외동아들이고 혼자 있는 것을 꽤 편하게 느낀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기도 한다. 연주 끝나고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거 먹는 것도 좋고, 혼자 있는 것도 좋다. 최근 베를린필 서울 연주를 끝내고 밥을 먹는 시간이 좋았다. 단원들 중에 이미 친한 사람도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 초대를 할 수 있다면 베토벤, 브람스, 물론 쇼팽도 만날 수 있으면 좋을 거 같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지휘자인 카를로스 클라이버.

Q. 연주 투어에서 홀마다 환경이 다른데 어떻게 적응하나? 현대음악 레퍼토리에는 어떻게 접근하는가? 프랑스에서 대학과 대학원 과정을 밟았는데 흥미로웠던 과목은?

A. "(공연장 내 잔향 등의 사운드인) 어쿠스틱과 피아노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그런데 어쿠스틱은 바꿀 수 없다. 울림이 많은 공연장의 경우, 빠른 템포로 연주하면 모든 음이 잘 안 들릴 확률이 있다. 페달을 적게 쓴다. 피아노 같은 경우는 바꾸는 것이 가능한데, 조율사 또는 피아노 테크니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피아노 조율을 지켜보기도 하고 원하는 아이디어와 생각을 말씀 드리기도 한다. 현대곡은 애매한 부분이 있다. 누군가는 메시앙과 바르톡을 현대음악 작곡가가 아니라고 한다. 현대 작곡가는 개개인에 따라 특징이 너무 다르다. 리게티는 민속음악을 도입했고, 메시앙은 새 소리를 표현하고 종교적인 음악 많이 작곡했다. 개인적으로는 현대음악 작곡가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바트톡 협주곡을 연주하고 싶다. 프랑스에서 공부할 때 가장 큰 도움을 준 과목은 음악분석이다. 그것을 통해서 음악을 해석하는 방법도 달라졌다."

Q. 피아노 소리에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정경화와 연주에는 어떤 기대감을 갖고 있나?

A. "소리를 말로 표현하는 것이 힘들다. 예를 들어 드뷔시 앨범을 녹음할 때, 제가 굉장히 마음에 드는 피아노를 베를린에서 발견했다. 피아노 소리가 투명했다. 드뷔시 음악은 인상파라고해서 컬러풀하다고 생각하는데 투명한 피아노가 많은 가능성이 있어서 투명한 음색의 피아노를 찾기를 원했다. 정경화 선생님을 처음 본 건 2011년 초다. 그때부터 멘토였다. 저를 가족처럼 생각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선생님과는 2012년 두 번 연두를 한 적이 있다. 선생님이 완벽주의자라서 꼼꼼하시다. 그 때, 굉장히 힘들어했는데 너무나 많은 걸 배웠다. 이번에도 선생님과 많은 걸 배운다."

Q. 베토벤 연주에 대한 감정의 변화가 있나?

A.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선입견이다. 베토벤하면 생각하는 뭔가가 있다. 근데 베토벤은 초기 작품과 후기 작품이 정말 다르다. 초기에는 하이든의 영향을 받아 고전적인 것이 있고, 후기 작품 특히 소나타 30번은 같은 작곡가가 썼나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연주를 해야 한다. 운명 교향곡처럼 운명에 맞서는 베토벤도 있지만, 운명을 받아들이는 베토벤도 있다."

Q. 평소에 다른 장르의 음악도 듣나?

A. "저는 클래식 음악을 주로 듣는다. 한국 가수들이 너무 노래를 잘하고 좋은 음악들이 많기는 하다. 김광석 선생님 음악을 좋아한다."

Q.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A. "목표나 그런 거 보다는 앞으로 계속 연주를 건강하게 하고 싶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는 것을 해보고 싶다. 외국에서 연주 활동을 했을 때 인종 차별을 당한 적은 없다. 그런데 아직 동양 연주자에 대한 선입견이 있더라. 선생님 세대들이 잘 해주셔서 제가 수월하게 외국에서 연주활동을 한다. 그래도 장기적으로 동양 연주자에 대한 선입견을 더 깨고 싶다. 제가 기성세대가 됐을 때 젊은 세대들이 그런 것을 안 느꼈으면 한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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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