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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어려울 때 야당 한다”…홍준표 “어려울 때 해야 재미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차례로 예방했다. 야당의 역할과 개헌 이슈가 주요 대화 주제였다.
 
이날 오후 2시 30분쯤 홍 대표가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 도착하자 기다리던 이 전 대통령이 박수를 치며 환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제일 어려울 때 야당을 하고 있다”고 홍 대표를 격려하며 “건강하고 힘 있는 야당이 되면 국정에도 오히려 도움이 된다. (문재인 정부가) 야당을 동반자로 생각해야 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쉬울 때 야당을 하면 야당의 존재 의미가 없다”며 “어려울 때 야당을 해야지 야당하기가 훨씬 재미있다”고 맞받았다.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오른쪽)의 사무실을 찾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변선구 기자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오른쪽)의 사무실을 찾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변선구 기자

 
신년 인사차 방문이었지만 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관련 의혹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돌았다. 하지만 누구도 말을 꺼내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만남에) 배석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야기 할 처지가 못됐다”며 “이야기 자체가 안 나왔다”고 전했다.


다음은 주요 대화록.
▶이 전 대통령=“어려울 때 (야당이) 정말 역할을 잘 해야 한다. 지금 같이 외교안보가 위중하고 경제가 어렵고, 이렇게 위중한 때가 없었다.”

▶홍 대표=“새해부터는 국민들 생각이 많아 달라질 것으로 본다. 운동권 정권이기 때문에 정권을 담당할 능력이 없을 것으로 본다.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올 거다.”
▶이 전 대통령=“정부의 긍정적인 측면도 이야기해야지 부정적인 측면 이야기하면 협력이 안 되지 않나.”
▶홍 대표=“긍정적인 측면 하나는 있다. 쇼는 기가 막히게 한다. 하하”
▶이 전 대통령=“그것도 능력 아닌가.”

▶홍 대표=“그것도 한계가 있을 거다. 진실이 담기지 않은 쇼는 그뿐이다. 그래서 저는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선 개헌이 대화 테이블에 올랐다. 정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이) 특히 개헌에 대해 여러 가지 주문 겸 걱정을 했다”며 “야당이 개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특히 내용에 있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가치가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동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예방해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동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예방해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앞서 홍 대표는 서울 신당동의 김 전 총리 자택을 찾았다. 김 전 총리는 헌법 개정 논의와 관련해 “개헌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개헌안의 좌편향성을 비판했다. 김 전 총리가 “국민을 먼저 설득시키고 개헌하는 게 좋겠는데 국민한테 설명하는 건 하나도 없다”고 여당을 비판하자 홍 대표는 “이 정부의 개헌 방향이 좌파사회주의 체제 근본틀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이에 김 전 총리는 “누가 (개헌을) 주도하는지 몰라도, 지금 세상에 좌경화는 없다”며 “그런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다는 거냐. 남들은 버리는 생각을 자꾸 끄집어들여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올해 국회에서 해야 할 가장 큰 일은 개헌 문제”라며 “국회에서 집중적으로 국민개헌 논의를 해서, 한국당은 올해 안에 개헌을 국민투표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김 전 총리께서 ‘이 정부가 전교조와 민노총을 위시해서 너무 좌편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 전세계가 우쪽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만) 좌쪽으로 가는 건 방향이 맞지 않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이날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총리에게 사자성어가 적힌 난을 각각 선물했다. 이 전 대통령에게 보낸 난에는 ‘양춘방래’(陽春方來ㆍ따뜻한 봄이 바야흐로 온다), 김 전 총리에게 보낸 난에는 ‘수복강녕(壽福康寧ㆍ편안하게 오래 복을 받으며 장수함)’이라는 글귀가 적혔다. 
 
김경희ㆍ김준영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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