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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일한 팀 바뀐 뒤 돌연사 쌍용차 직원…법원 "업무상 재해"

자동차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본 기사와 관계없음. [중앙포토]

자동차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본 기사와 관계없음. [중앙포토]

20년 동안 근무해온 팀을 떠나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는 팀으로 옮긴 지 반년 만에 돌연 숨진 노동자에게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6개월만에 야간근무 후 사망
부검 소견상 '사인 불명' 이유로
유족급여 지급 안 됐지만
법원 "다른 사망 원인 안 보여"

서울행정법원 행정 4부(부장 김국현)는 숨진 쌍용자동차 직원 이 모 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달라"며 낸 소송에서 4차례의 재판 끝에 지난달 15일 이씨 배우자의 손을 들어줬다.  
 
1994년 쌍용자동차에 입사한 이씨는 줄곧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팀에서 부품 품질을 검사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주‧야간 교대근무와 토요 특근이 있는 조립팀으로 옮기게 된 건 입사 21년 차인 2014년 일이었다. 이씨는 그해 인사이동에서 차에 도료를 바르는 팀에 지원했지만 먼저 입사한 다른 직원에게 밀렸다.
 
결국 이씨는 원치 않게 조립팀에 가게 됐고 6개월 만에 갑자기 집에서 숨을 거뒀다. 전날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 30분까지 야간 근무를 마친 후 퇴근해 집에서 식사하고 잠든 이씨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급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이었다. 부검 결과 사인은 ‘불명’. ‘해부학적으로 규명하기 어려운 어떤 내적 원인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함’이라는 게 부검감정서에 적힌 설명이었다.
 
자동차 공장 내부 모습. 사진은 본 기사와 관계없음. [중앙포토]

자동차 공장 내부 모습. 사진은 본 기사와 관계없음. [중앙포토]

 
이씨의 배우자는 이씨가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사망했다고 생각했다. 이씨는 팀이 바뀐 후 주변 사람들에게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 죽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이씨의 배우자가 청구한 유족급여‧장의비 지급을 거절했다. ‘사인을 명확히 알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씨가 업무 때문에 사망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달리 이씨의 사망 원인이 될 수 있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는 같은 이유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이씨가 사망 당시 47세의 젊은 나이였고 급성심장사로 숨질 만한 다른 특별한 병이 있는 것도 아닌 만큼 전보로 인한 스트레스의 증가를 탓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보통의 근로자들도 20년간 근무해왔던 형태와 시간이 바뀐다면 그에 적응하기까지 상당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며 “이씨가 직장 동료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 가족들에게 피로와 스트레스를 호소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전보 후 상당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씨가 직장 동료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20년을 근무한 곳인데 아무 말 없이 나온 게 한이 된다” “도장팀 지원했다 안 됐으면 그냥 그 자리에 남게 해 달라 해보는 건데 후회된다” “무슨 큰돈을 벌겠다고 야간을 신청했는지…뭔가가 씌었나봐. 미치겠다” 등의 내용이 있었다. 이씨는 자신의 휴대폰 달력에 야간근무를 시작하는 날을 ‘야간 시작 ㅠ.’이라고 저장해 두기도 했다.
 
재판부는 “전보로 인한 업무 및 근무시간 변경 등으로 신체적‧정신적 피로가 누적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근로복지공단이 이 씨 배우자에게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줄 것을 주문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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