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취재일기] 소비자 홀대가 부른 애플 ‘배터리 게이트’

김도년 산업부 기자

김도년 산업부 기자

297억8000만 달러(31조8000억원).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후 나흘 새 증발한 애플의 시가 총액이다. 애플 경영진은 아이폰 배터리의 노후화를 막으려고 기기 처리속도를 늦춘 게 글로벌 집단소송 사태로 번지리라곤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주가 폭락은 이번 ‘배터리 게이트’에서 드러난 경영진의 위기관리 능력을 시장이 엄중히 평가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간 애플이 소비자를 대한 행태를 보면, 이번 사태는 예고돼 있었다. 아이폰은 고장이 나도 소비자가 알아서 고쳐야 한다. 최신 아이폰에서 이어폰 잭을 없앤 것은 얼마나 소비자 불편을 고려하지 않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앱스토어로 천문학적 수익을 내면서도 세금은 회피한다. 밀실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만 몰두할 뿐, 사회적 책임에는 관심이 없었다.
 
최근 발표한 사과문도 그랬다. 고객 1인당 배터리 교환 비용으로 50달러를 보상하겠다고 밝힌 사과문에는 이번 사태의 총 책임자인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서명도 없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주요 외신은 “배신감을 느끼는 이용자에게 CEO가 할 수 있는 일은 사과문에 서명하는 것”이라며 “애플 경영진은 회사 브랜드 뒤에 숨어 있다”고 일갈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한번 대중에게 미운털이 박히면 모든 게 다 미운 법이다. 공교롭게도 배터리 게이트가 한창이던 지난해 12월27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된 팀 쿡의 2017년 성과급은 소비자 화를 돋웠다. 그는 지난해 1억200만 달러(1088억원) 수준의 보수를 받았다. 이 중에는 휴가 때 사용한 전용기 비용도 포함돼 있다. 집단소송 참여자들 사이에선 그의 고액 연봉도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은 그동안 애플이 쌓아온 ‘애플 빠’(마니아)란 무형자산이 붕괴하고 있는 점이다.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거나 화면에 잔상이 남아도 참았던 ‘콘트리트 지지층’들은 이번엔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다. IT전문가인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는 “스스로 ‘애플 빠’라 부를 만큼 애플 제품을 아꼈지만, 돈을 좀 더 벌겠다고 비열한 짓을 한 행동에 크게 실망했다”며 “애플엔 ‘스티브 잡스’란 중력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애플 ‘배터리 게이트’는 위기관리 전략이 기업 가치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 준 대표 사례다. ‘강 건너 불구경’할 때가 아니다. 우린 얼마나 소비자·지역 사회와의 소통에 충실했는지 점검해 봐야 필요가 있다.
 
김도년 산업부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